요기요·띵동 '30분 배달' 경쟁 과열…'도미노피자' 사태 데자뷔?

황두현 / 기사승인 : 2020-09-17 18:5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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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앱 요기요·띵동 서비스 시행…배달의민족·쿠팡이츠도 운영
2010년, 도미노피자·피자헛 '30분 보증제' 배달원 사망에 폐지
산업안전법 '시간 제한 금지'…국민청원 "배달 오토바이 규제해 달라"
요기요·띵동 등 배달 앱 업체가 '30분 배송'을 앞세운 '속도전'을 벌이면서, 10년 전 도미노피자 배달원 사망 사태가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제한된 시간 내 배달을 유도하면서 배달원들이 경쟁에 내몰려 위험에 노출된다는 지적이다. 

배달 앱 요기요 운영사 딜리버리히어로는 지난 16일 자회사 딜리버리히어로스토어스코리아를 통해 배달 점포 '요마트'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딜리버리히어로 측은 "빠른 상거래를 의미하는 퀵 커머스를 선보이겠다"며 30분 이내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 지난 4월 서울 동대문구 인근에서 배달의민족 라이더가 배달을 하고 있다. [정병혁 기자]

딜리버리히어로 관계자는 "자체 테스트 결과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면 20~25분 내외로 배달이 완료됐다"며 "인공지능 배차로 최적의 동선을 고려하기 때문에 배달원들에게도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서초 지역에서 운영되는 배달 앱 띵동도 생필품과 가공식품을 주문한 뒤 30분 내 배달해주는 '30분마트 띵배달 최저가 보상제'를 이달 30일까지 운영한다. 배달의민족은 45분 내 배달하는 '번쩍배달'로, 쿠팡이츠는 '치타배달'을 통해 속도전을 벌이고 있다.

업체 간 과도한 배달 속도경쟁으로 라이더들 위험에 노출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배달 경로 내에서 다양한 변수가 발생하는데, 특정한 시간을 제한하면 그만큼 서두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내부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도 우려한다.

한 전직 배달원은 "교통이 막힌다든지, 주소를 찾느라 시간을 못 지키면 소비자들은 라이더에게 항의한다"며 "라이더 평가에도 낮은 점수를 받을 수 있어 서두를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고 말했다.

속도 경쟁에 사고 발생 우려도 커졌다. 경찰청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오토바이 사고는 지난해보다 2.7% 늘어난 9880건 발생했다. 같은 기간 교통사고 사망자는 265명으로 13.7% 늘었다. 경찰청은 "음식 주문 등 배달 서비스가 증가하면서 오토바이 등 이륜차로 인한 교통사고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도미노피자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0년 도미노피자 소속 배달원은 오토바이를 타고 피자를 배달하다 택시와 충돌하면서 숨을 거뒀다. 당시 도미노피자는 미국에서  배달원 사고를 이유로 1993년 폐지한 '30분 배달 보장제'를 한국에서는 유지하고 있었다. 이후 도미노피자를 비롯한 피자헛 등은 제도를 폐지했다.

급기야 도로에서 위협을 느낀 시민들이 "배달 오토바이를 규제해달라"고 호소하는 실정이다. 지난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오토바이의 소음규제와 안전운행에 대한 단속이 시급하다'는 글이 올라왔고 수백 명의 공감을 얻었다.

시간제한 배달은 관련법 위반 가능성도 제기된다. 올해 1월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에는 배달종사자에 대해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정도로 시간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됐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기획팀장은 "실제 배달 현장에서는 여러 가지 변수가 발생하는데 개별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시간을 정해놓으면 배달원들이 부담을 느낀다"며 "특정 시간을 정해놓고 마케팅을 펼치는 건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UPI뉴스 / 황두현 기자 hdh@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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