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發 노조 설립 붐…위메프·코스트코·이케아 전전긍긍

남경식 / 기사승인 : 2020-09-17 18:5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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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프·코스트코·이케아·바디프랜드, 올해 노조 설립
세스코 노사, 단체협약 체결…노조 출범 3년 만
유통업계에 노동조합 설립이 이어지고 있다. '워라밸(일·생활 균형)' 문화 확산 등의 영향이다. 기업들은 코로나19로 경영이 어려워진 상황이라 노조 설립 붐에 더욱 전전긍긍하는 모양새다.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위메프지회는 지난 15일 공식 출범했다. 소셜커머스로 시작해 연간 조 단위 거래액을 기록하는 온라인쇼핑업체로 성장한 쿠팡, 위메프, 티몬 중 본사 인력 중심의 노동조합이 만들어진 건 처음이다.

▲ 위메프 사옥 [위메프 제공]

쿠팡 노조는 배송기사 중심으로 구성돼 있으며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산하에 있다. 티몬에서는 노조 설립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메프지회는 창립선언문을 통해 "하루 24시간 메신저를 통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지속되는 상사의 업무 지시 압박과 강요로 퇴근한 후에도 우리의 고통은 멈추지 않는다"며 "불명확하고 체계 없는 업무 지시와 톱다운 방식의 업무 전달 관행을 벗어나 수평적인 분위기 속에서 개인의 성장을 위한 교육 체계 수립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참고 참다 보니 돌아오는 건 더 강도 높은 비정상적인 업무와 대우였다"며 "이제는 더 이상 못 참겠다"고 밝혔다.

위메프지회는 온라인쇼핑업계의 출혈경쟁으로 발생한 문제들을 회사가 직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위메프는 지난 2분기 순 이용자 수가 2년 전보다 10% 줄어드는 등 위기를 겪고 있다. 위메프는 조직개편, 신규 프로젝트 등을 최근 실시했으나, 이 과정에서 직원들의 반발이 거세졌다.

코스트코에도 지난달 노조가 설립됐다. 코스트코가 한국에 진출한 지 26년 만이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코스트코지회는 지난달 4일 설립소식을 알리면서 "코스트코 16개 매장은 국내 어떤 대형마트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매출을 만들어내고 있다"며 "높은 매출 뒤에는 고된 노동과 부실한 복리후생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고객의 쇼핑편의를 위해 심야노동을 하며, 고된 육체노동에도 묵묵히 견뎌왔던 코스트코 노동자들은 건강하게 일할 권리를 쟁취하고, 모두가 존중받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노동조합을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코스트코코리아의 한 직원은 지난 7월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코로나19가 국내에 전파되면서 창고형 매장이며 한 번에 대량구매하는 고객이 위주인 저희 회사는 전반적으로 많이 바빠졌다"며 "하지만 직원들의 호소에도 회사는 개선의 여지를 보이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 이케아 기흥점 [이케아 코리아 제공]

또 다른 대형 외국계업체인 이케아에서도 올해 들어 노조가 설립됐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이케아코리아지회는 지난 2월 설립 소식을 알리면서 "이케아는 핵심가치로 '모든 사람에게 각자의 가치가 있고, 우리가 일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가치를 반영하기 위해 언제나 노력한다'고 선언했지만, 이케아에서 근무를 하면 할수록 회사가 선언한 가치들을 실현할 의지가 과연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밝혔다.

또 "회사는 높은 시급이라고 하지만 실제 다른 대형마트와 월 급여를 비교해보면 높지 않고 최저임금 수준일 뿐"이라며 "강도 높은 육체노동과 이케아답지 않은 이케아코리아의 관료주의 시스템 역시 현장의 노동자들을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마의자업계 1위 바디프랜드에서도 최근 노조가 만들어졌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조 바디프랜드지회는 지난 4일 설립총회를 열었다. 바디프랜드지회는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회사의 실적에 비해 종사자들의 평균 근속연수가 채 3년이 되지 않을 정도로 근무환경과 처우가 매우 열악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주목받고 있는 방역전문업체 세스코의 노사는 오랜 대립 끝에 단체협약을 오는 18일 체결한다. 세스코 노조가 출범한 지 약 3년 만이다.

기업들은 노조 설립의 확산에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코로나19 여파로 사회 전반이 변화함에 따라 체질 개선이 필요한 상황에서 노조와의 갈등이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홈플러스는 오프라인 유통업 불황으로 인한 매출 감소,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올해 들어 점포 매각에 나섰다. 그러나 노조의 격렬한 반대로 매각 작업에 차질을 빚을 위기에 처했다.

U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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