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에 맞선 대법관 긴즈버그 삶 그린 '나는 반대한다' 상영

김지원 / 기사승인 : 2020-09-29 17: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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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이 합법이고 상식이던 시대, 세상을 뒤집은 악명높은 대법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의 삶을 그린 영화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나는 반대한다'가 특별 상영을 확정했다.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는 성차별을 용인하는 법과 소수자를 향한 편견에 단호하게 반대하며, 공정한 사회로 나아가는 토대를 이룩한 미국의 여성 대법관이다.

▲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나는 반대한다' 포스터. 

긴즈버그가 로스쿨에 재학하던 1950년대 미국은 '남자의 나라'였다. 그가 다녔던 하버드 로스쿨 입학 정원 500명 중 여학생은 단 9명이었다. 교직원들은 여학생에게 "남자들이 앉을 자리를 빼앗았다"라고 비난했다. 경비원은 "여성은 도서관 열람실에 들어갈 수 없다"라며 도서관 이용을 막았다. 이후 그는 콜롬비아 로스쿨로 옮겨 수석으로 졸업했다.

졸업 이후에도 성차별은 계속됐다. 로펌은 여성을 고용하지 않았다. 이에 긴즈버그는 1963년 럿거스대 로스쿨에서 교수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1970년부턴 변호사로 활동했다. 그는 성차별을 없애는 데 공헌했다. 150년간 남자 생도만을 받은 버지니아군사학교에 여성의 입학을 허가하도록 요청했다. 또한 그는 성차별적 법이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에게도 부당함을 밝혔다. 편모에게만 양육수당을 편부에도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성 역할이라는 고정관념이 우리 모두에게 피해를 줄 수 있음을 지적했다.

1980년 콜롬비아 법원에서 판사 일을 시작했고, 60세가 되던 1993년 빌 클린턴 대통령 추천으로 대법관에 임명됐다. 1981년 임명된 샌드라 데이 오코너 대법관 다음으로, 미국 역사상 두 번째 여성 연방 대법관이었다. 2006년 오코너 대법관이 은퇴하며 대법원 내 유일한 여성 대법관이 됐다.

다큐영화 '나는 반대한다'는 그의 삶 전반을 조명한다. 긴즈버그의 육성으로 직접 이야기를 듣는 건 새로운 감동을 일으킨다. 그는 대법원에서도 가장 논쟁적인 사회 문제에 대해 27년간 꾸준히 진보적인 태도를 나타냈다.

긴즈버그는 '노토리어스(악명 높은) RBG'로도 불린다. 그가 대법원에서 "나는 반대한다"라고 외치는 것에 감명을 받은 로스쿨 학생이 유명 래퍼인 '노토리어스 BIG'에 빗대어 만들었다. 당시 긴즈버그의 나이는 여든 살이었다. 고용주가 임신한 여성을 합법적으로 해고할 수 있는 사회, 여성의 은행 거래 시 남편 서명을 요구하는 사회인 미국에서 긴즈버그는 늘 소수자와 발맞췄다.

영화 속 그는 "여성에게 특혜를 달라는 것이 아니다. 단지 우리 목을 밟은 발을 치워달라는 것뿐"이라고 말한다.

9월 18일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는 미국을 넘어 전 세계에 추모의 물결을 일으켰다. 차별적인 세상을 뒤집은 위대한 역사를 만든 그녀의 목소리를 영화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 나는 반대한다' 특별 상영을 통해 다시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 나는 반대한다' 특별상영은 더숲아트시네마와 명필름아트센터를 시작으로 추가 상영될 예정이다.

U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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