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선거 져도 승복" …트럼프, 즉답 피해

박일경 / 기사승인 : 2020-09-30 15: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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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바이든 첫 TV 토론…이전투구 '설전'
코로나19·경제 등 6개 주제 놓고 난타전
토론보단 인신 공격성…내달 15·22일 두 차례 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대선 결과 승복 여부를 놓고 서로 다른 입장을 나타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29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대선 첫 TV 토론회에서 설전을 벌이고 있다. [UPI]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는 29일(현지시간) 첫 TV토론에서 △개인 신상 △연방대법원 △코로나19 △경제 △인종과 폭력 △선거의 완전성 6개 주제에 대해 95분간 사안마다 전방위로 충돌하며 이전투구와 다름없는 난타전을 벌였다.

특히 선거의 완전성과 관련, 바이든 후보는 "이기면 수용할 것이다. 져도 수용할 것"이라고 확답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결과를 여러 달 동안 알지 못할 수도 있다며 분명한 답을 하지 않았다. 우편투표를 통한 조작 가능성을 또 제기했다.

마지막 질문인 '지지자들에게 침착하라고 당부할 것이라고 약속할 수 있는지', '개표 진행 중 선제적 승리 선언을 않겠다고 약속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바이든 후보는 그렇다고 답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수만 장의 투표용지가 조작된 걸 보게 되면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확답을 피했다.

11월 3일 미국 대선을 35일 앞둔 이날 밤 9시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맞장 TV 토론 형식으로 만난 두 후보의 첫 격돌 무대는 한 치도 양보 없는 팽팽한 기 싸움의 연속이었다.

토론이라기보다는 인신공격과 고성이 오가는 격렬한 설전이라는 말이 더 적합할 정도였다. 서로 말을 끊고 진행자의 제지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 이어졌다. CNN방송은 토론이 끝나자마자 홈페이지 전면에 '순전한 혼돈'이라는 제목을 배치하기도 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악랄하고 추한 토론"이라고 평가했다.

▲ 부인과 함께 29일(현지시간) 대선 첫 TV 토론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UPI]


트럼프 "사회주의" 이념 씌우기에 바이든 "거짓말쟁이" 응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업적을 자찬하고 '법과 질서'를 내세우며 바이든 후보에게 '급진좌파', '사회주의', '불안한 후보'라는 이념적 틀을 씌우려 했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코로나19 대응 실패론과 인종차별적 언사를 집중 공략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믿을 수 없는 사람', '거짓말쟁이'라는 프레임으로 공격했다.

연방대법관 지명이라는 첫 주제부터 부딪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진보의 아이콘'인 고(故)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미국 대법관 후임에 보수 성향 법관을 지명한 것이 자신의 권한이라고 주장했지만 바이든 후보는 대선 승리자가 지명해야 한다고 맞섰다.

코로나19 대유행 책임론을 두고서도 바이든 후보는 미국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20만 명이 넘었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에 책임을 돌렸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황 상태에 빠졌다고 한 뒤 "나는 그를 전혀 믿지 않는다"며 "그(트럼프)가 더 똑똑하고 더 빨라지지 않는다면 더 많은 사람이 죽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똑똑하다는 단어를 썼느냐"며 "당신은 반에서 꼴찌거나 최하위권으로 졸업했다. 나에게 다시는 그 단어를 쓰지 말아라. 당신에게 똑똑한 것은 하나도 없다"고 쏘아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이 성공적이었다면서 자신이 경이로운 일을 했다고 맞섰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 호재가 될 수 있는 백신 개발을 서두르면서 당국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곧 백신이 나올 것"이라고 응수했다.

▲29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미국 대선 첫 TV 토론에서 조 바이든(오른쪽) 민주당 대선 후보가 부인 부인 질 바이든과 포옹하고 있다. [UPI]


"바이든에게 똑똑한 것은 하나도 없다" vs "트럼프는 최악의 대통령"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방 분야 성과 등을 자찬하자 "미국이 더 약하고 가난하고 더 분열적이고 폭력적으로 변했다"면서 "그(트럼프)는 절대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인종차별 항의시위에 관련해서도 바이든 후보는 "그가 오직 원하는 것은 단합이 아니라 분열"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몰아붙였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가 법집행이라는 말조차 할 수 없다며 "이는 그런 말을 하면 급진 좌파의 지지를 모두 잃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공격했다.

경제 분야에서도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부통령으로 있던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이점을 소진해버렸다고 주장한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야 말로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최고의 성장을 견인했다고 받아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15년 중 10년간 소득세를 내지 않았다는 뉴욕타임스 보도도 도마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업가로서 세금을 적게 내는 방법을 찾는 것에 관심이 있었다며 바이든 후보가 상원 의원으로 있을 때 왜 세법에 조처를 하지 않았냐고 묻자 바이든 후보는 "당신은 미국 최악의 대통령"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오른쪽) 민주당 대선 후보가 29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대선 첫 TV 토론에 참석, 열띤 설전을 벌이고 있다. [UPI]


'10%' 안팎 부동층 표심에 영향 줄듯

바이든 후보는 미군 전사자를 패배자로 칭하며 비하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논란을 문제 삼았다.

과거 이라크에서 복무했던 장남 보가 애국자였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했다. 델라웨어주 검찰총장이던 보는 2015년 뇌암으로 숨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의 차남 헌터의 비리 의혹을 물고 늘어지며 공격에 나섰다.

바이든 후보의 부통령 재직 시절 헌터가 러시아 측으로부터 350만 달러의 거액을 받았다면서 불법적 대가가 있는 것처럼 몰아간 것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10% 가량이 부동층으로 분류되는 가운데 이번 TV 토론은 지지후보를 선택하지 못한 이들의 선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토론은 코로나19 대유행 사태로 현장을 누비는 선거운동이 대폭 제약을 받는 상황에서 두 후보가 처음으로 대면한 자리이기도 했다. 첫 TV토론부터 난타전이 벌어짐에 따라 남은 대선까지 공방전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두 후보는 다음달 15일과 22일 두 차례 더 TV 토론을 한다. 부통령 후보 간 TV토론은 같은 달 7일로 예정돼 있다.

이번 토론은 코로나19 대유행 탓에 두 후보 간 악수조차 생략한 채 곧바로 토론에 들어갔다. 평균 900명의 청중이 참석한 과거와 달리 100명에도 못 미치는 인원이 방청석에 앉았다.

UPI뉴스 / 박일경 기자 ek.park@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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