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44년 만에 만난 딸…"기적이 일어난 것 같다"

권라영 / 기사승인 : 2020-10-18 17:3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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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해외 한인입양인 가족찾기' 제도 통해 친자 확인
코로나19로 화상통화해…"상황 진정되면 직접 만날 것"
3살배기 딸이 사라진 지 44년. 긴 세월 동안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가족이 마침내 화상으로 딸을 마주하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 이응순(78·오른쪽) 씨와 가족이 44년 전 실종돼 미국으로 입양된 딸 윤상애(47) 씨를 화상통화로 마주하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뉴시스]

외교부와 경찰청, 보건복지부는 18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시행 중인 '해외 한인입양인 가족찾기' 제도를 통해 44년 전 헤어진 가족이 만났다고 밝혔다.

사연의 주인공은 이응순(78) 씨 가족이다. 이 씨의 딸 윤상애(47) 씨는 3세였던 1976년 6월 외할머니와 외출했다가 실종됐다.

윤 씨는 같은 해 12월 미국으로 입양됐으나 이 씨 가족은 이를 모른 채 그를 찾으려 실종 장소인 서울 남대문 시장 인근에서 살아왔다고 한다.

44년 만의 상봉은 코로나19로 인해 화면 너머로 진행됐다. 이 씨와 윤 씨 오빠, 쌍둥이 언니 등은 지난 15일 서울 동대문구 실종자가족지원센터에서 미국 버몬트에 있는 윤 씨와 화상통화를 했다.

가족들은 윤 씨에게 "절대 버린 것이 아니다"면서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윤 씨 언니는 윤 씨에게 "아빠도 너를 잃어버리고 매일 술을 드시다가 간경화, 간암으로 돌아가셨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전했다.

이 씨는 "그 근방(실종 장소)에서 뱅뱅 돌면서 남대문 시장에서 장사를 했는데, 사람이 많이 지나가도 너는 안 보였다"면서 "지나는 사람마다 너인가 쳐다봤다"고 말했다.

경기 수원의 한 병원에 버려진 것으로 알고 있었던 윤 씨는 가족을 만나며 오해를 풀었다. 그는 한국어로 "보고 싶어요, 엄마"라고 말하며 그리움을 드러냈다.

이번 상봉은 '해외 한인입양인 가족찾기' 제도를 통해 재외공관에서 입양인의 유전자를 채취·분석해 한국의 가족과 친자관계를 확인하게 된 첫 사례다.

가족을 찾기 위해 윤 씨는 2016년 국내에 입국해서, 이 씨는 2017년 경찰서를 방문해서 유전자를 채취했다. 이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친자관계 가능성이 있다는 감정이 나왔다.

정확한 확인을 위해 재채취가 필요했으나 그러기 위해서는 A 씨가 국내에 다시 입국해야 해 최종 확인이 지연됐다. 그러던 중 '해외 한인입양인 가족찾기' 제도가 올해부터 시행되면서 14개 해외입양국 소재 34개 재외공관에서 유전자 채취를 할 수 있게 돼 윤 씨가 이 씨의 친자임을 최종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씨는 "끝까지 딸 찾기를 포기하지 않아 기적이 일어난 것 같다"면서 "이 소식이 다른 실종자 가족들에게 희망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윤 씨도 "어머니와 언니를 찾게 돼 정말 기쁘고, 앞으로 자주 만나고 연락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가족은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면 직접 상봉할 예정이다. 이들은 "보고 싶다, 사랑한다"는 말을 주고받으며 다시 만날 날을 기약했다.

UPI뉴스 / 권라영 기자 ryk@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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