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 택지개발지구 학교 신설 난항…'학교난' 현실화할까

문영호 / 기사승인 : 2020-10-27 15:4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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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중투위, 경제성 내세워 학교 설립 잇단 제동
학부모 "아이들 안전과 학습질 저하"...대책 호소

경기지역 곳곳에서 택지개발과 재개발이 늘고 있지만, 신설학교 설립 난항으로 '학교난'이 우려된다. 학부모들은 원거리통학과 과밀학급 문제로 아이들의 안전이 위협받는 데다 교육의 질 저하가 불 보듯 뻔하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27일 경기도교육청과 수원·평택 지역 학부모 등에 따르면 평택 고덕신도시 내 제일풍경채와 신안인스빌 아파트단지의 경우 지난해 11월과 지난 4월 각각 준공해 1635세대(제일풍경채 1022세대, 신안인스빌 613세대)가 입주했다.

▲경기도교육청 전경 [경기도교육청 제공]


하지만 이 단지 학생들을 위해 설립 예정된 고덕3 중학교(가칭)는 개교가 2022년 9월이나 돼야 가능해 단지 내 중학생들이 1.5㎞ 떨어진 송탄지역 중학교로 통학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덕1 초등학교(가칭)는 고덕3 중학교보다 더 늦은 2023년 9월 1일이나 돼야 개교가 가능해지면서 입주민 초등생 자녀들은 6~8차선 도로를 건너 15분 거리에 있는 다른 아파트 단지의 종덕초등학교로 통학해야 한다.

재개발이 한창인 수원지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재개발로 2022년 6월 준공예정인 수원시 팔달구 매교동 팔달 8구역과 2023년 7월 입주가 시작되는 팔달 10구역도 2023년 9월이나 돼야 학교 설립이 가능하다.

39만4797㎡ 부지에 재개발이 진행되는 이들 구역에는 모두 7035세대(8구역 3603세대, 10구역 3432세대)의 2만여 명이 입주할 계획이어서 입주 후 학교 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교육당국은 궁여지책으로 재개발 단지가 아닌 기존의 권선초등학교나 인계초등학교, 세류초등학교 등으로 아이들을 분산 배치한다는 계획이지만,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안전문제와 과밀학급 문제로 학습이 질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며 교육당국에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팔달 8·10구역 학생들을 수용해야 하는 초등학교인 권선초교의 경우 학급당 인원이 49명, 인계초교는 37명으로 과밀학급, 과대학교가 불가피한 것으로 확인됐다.

 

▲ 수원 팔달 8구역 조감도 [8구역 재개발정비사업조합 제공]


초등학교 1학년과 3학년의 자녀를 둔 입주예정자 김 모(47) 씨는 "분양 당시 이 구역은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라는 큰 메리트가 있는 단지라고 홍보했는데, 입주 때까지도 학교가 들어서지 못한다는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들었다"며 "수원교육지원청이나 시행 조합 측이 책임을 지지 않을 경우 책임을 물을 수 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학교난이 불가피해진 것은 학교 설립을 결정하는 교육부 중앙투자심위원회에서 '예산 낭비' 등을 이유로 결정을 미루거나 '조건부' 결정을 해 학교 설립이 늦어지거나 취소됐기 때문이다.

2018년 경기도교육청은 46개 유·초·중등학교 설립 계획을 세우고 중투위에 심사를 의뢰했지만, 34개 학교(73.9%)만 '적정' 판정을 받았다. 그나마 22개 학교 설립 계획은 '조건부'로 통과했다.

올해는 경기도교육청이 투자심사를 의뢰한 33개 학교 중 36.4%인 12개 학교만 설립 결정이 내려지는 등 최근 3년 사이 심사 통과 비율이 크게 줄었다.

고덕신도시 제일풍경채와 신안인스빌 아파트단지 고덕3 중학교의 경우 '조건부'에 걸려, 고덕1 초교는 두 번이나 중앙투자심사를 거쳐야 하는 바람에 각각 학교 설립이 늦어지게 됐다.

학부모들의 거센 반발이 일고 있는 수원 팔달 8구역과 10구역은 관련해 지난 4월 중투위가 학교 설립에 대해 '부적정' 의견으로 돌려보낸 데 따른 결과였다.

팔달 8구역 재개발정비사업조합 임 모 이사는 "조합의 입장에서는 사업성 문제로 학교용지를 확보하고 싶지 않지만 교육청에서 학교용지를 확보하라고 해서 힘들게 학교 용지를 확보했다"며 "일반 분양까지도 다 끝난 마당에 학교 설립이 안 되면서 조합이 모든 욕을 먹고 있는 상황"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경기도교육청과 수원교육지원청은 오는 12월 열릴 예정인 중투위에 8·10구역에 매교초등학교 설립 심사를 다시 의뢰할 예정이지만 결과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기도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과거 잘못 예측된 입주 학생수 문제로 신도시에서 무용지물이 된 사례가 발생한 이후 현지 상황과 동떨어진 중투위의 결정이 나는 경우가 많다"며 "일선 지역교육지원청이 학교설립 심사를 의뢰하기까지 복잡한 검증절차를 거치는 만큼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UPI뉴스 / 문영호 기자 sonanom@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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