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민간에서 기술이전 넘어 민간으로 기술 이전 시대 열어

문영호 / 기사승인 : 2020-10-29 16:03:01
  • -
  • +
  • 인쇄
경제과학기술진흥원·농업기술원·보건환경연구원...첨병 역할
코로나19 치료물질, 세계 최초 인공빛 활용 기술 등 다양

경기도가 민간기업이나 연구기관의 연구물 등을 공공기관에 도입해 활용하던 관행을 깨고, 공공의 인프라를 활용해 개발한 주요 기술을 민간에 이전하는 시대를 열고 있다.

이전해 주는 기술도 바이오 등 최첨단 바이오 기술에서부터 농업과 보건환경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있어 도가 산업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신기술 개발의 요람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바이오센터...2018년부터 24건 민간 이전

29일 경기도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바이오센터에 따르면 지난 25일 도내 스타트업 '스포라'에 '지방세포 리모델링 천연 추출물'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전경 [경기도 제공]


'지방세포 리모델링'은 백색지방을 갈색지방으로 전환시켜 살을 찌게 하는 지방세포를 살이 빠지는 성질로 바꿔주는 항비만치료 기술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지방은 에너지를 저장해 비만으로 나타나는 백색지방이다. 이와 다르게 갈색지방은 체내의 열을 발생시켜 에너지를 소모하는 발전소 역할을 한다. 

경과원이 개발한 '부테아 모노스페르마'의 추출물은 백색지방을 갈색지방으로 전환해 세포와 동물실험에서 체중감량 효과를 검증받았다.

경과원 바이오센터 구진모 박사와 성균관대학교 박계원 교수, 이석찬 교수가 공동 연구·개발한 이 기술은 지난 3월 '부테아 모노스페르마'에 대한 항비만 특허로 등록됐다.

도내 바이오헬스 분야 스타트업 스포라는 해당 기술을 사용해 비만을 해결할 수 있는 건강기능성식품과 항비만치료제를 개발할 계획이다.

경과원은 흡수억제제와 식욕억제제로 양분된 시중의 항비만 치료제가 부작용이 있어 대체의약품의 요구가 필요하다는 여론에 따라 이 기술을 개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 효과 물질로 알려진 '랄록시펜'도 경과원 바이오센터의 기술이전 사례다.

'랄록시펜'은 원래 골다공증치료제이지만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터지면서 경과원과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이 43개월간 공동연구를 통해 탄생했다. 이 물질은 메르스 뿐 아니라 '코로나19바이러스 억제 활성 효과'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경과원은 지난 7월31일 이 랄록시펜 등 신물질 10종에 대해 의약품 전문회사인 '휴온스'와 기술이전 및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휴온스와 경과원은 정부 산하 기관이 보유한 정보와 개발 역량 및 해외 임상 자료를 확보한 민간 기업과 교류 및 공동연구를 통해 최대한 빠른 시일내 '랄록시펜'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상용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조협'(주엽나무 열매) 복합추출물을 이용해 자체 개발한 '천연 닭 진드기 살충제' 기술을 개발해 민간에 이전했다. 이 살충제는 내년 상용화된다.

 

▲ 2019년 10월 28일 김판수 경과원 바이오센터장(왼쪽)과 양병근 ㈜비오지노키와 연구소장이 닭 진드기 살충제 기술 이전 협약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기도 경제과학진흥원 제공]


이 살충제 기술 연구는 2017년 축산 농가들이 닭 진드기 박멸을 위해 과도한 살충제를 사용하면서 '살충제 계란' 파동을 겪으면서 시작됐다

역시 경과원 바이오센터를 주축으로 천연물질인 조협 추출물을 주목해 연구를 진행했고, 실험결과 닭 진드기에 대해 치사 효과를 확인했다.

이 추출물은 닭 진드기의 살충제 저항성과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단백질로 알려져 있는 주요 효소인 '글루타치온-S-전이효소'(GTS)의 활성을 저해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닭 진드기는 1㎜ 크기의 아열대성 외부 기생충으로 닭의 스트레스와 빈혈, 전염병, 산란율 저하 등을 일으킨다.

경기도는 이 살충제가 상용화되면 기존 화학적 약제 의존에 따른 약제 내성과 생산성 저하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경과원 바이오센터는 경기도의 지원을 받아 2007년부터 도내 바이오제약기업 육성지원을 위해 연구장비 지원 및 기업지원 R&D를 해오며 도내 약 1000여개의 바이오·제약기업에 연구 인프라와 기술을 지원해 국내 최고의 바이오 산업발전 육성기관으로 자리잡았다.

이 곳에서는 2018년부터 본격적인 기술이전을 시작해 최근까지 민간 기업 등에 24건의 신기술을 이전했다.

기술이전의 또다른 첨병...경기도농업기술원

경기도농업기술원은 지난 4월27일 파주와 연천 소재 민간기업 2곳과 '멥쌀 발효 식초' 통상실시 계약식을 열고 기술을 이전했다.

멥쌀 발효 식초는 외국 요리에 사용되는 발사믹 소스를 대체하는 한식용 쌀 식초로 도 농기원이 쌀 소비확대와 농가 소득을 향상을 위해 개발했다.

기술이 이전된 파주 업체 '구본일발효'와 연천 업체 '한희순발효갤러리'는 발사믹 형태와 구슬 형태의 식초를 제작, 온라인과 지역 로컬푸드 매장에 판매할 예정이다.

지정현 도농기원 작물연구과장은 "최근 급변하는 식품 소비트렌드에 맞춘 다양한 식초 제품 개발로 쌀 농가의 소득 증대와 소비자 만족도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 농기원은 또 같은 해 2월 24일 '축각분 혼합 유기질비료 및 제조방법'을 개발해 수원의 ㈜누보와 평택 소재 청록산업에 기술을 이전했다.

도농기원은 현재 농가에 널리 쓰이는 수입 유박비료를 대체할 수 있는 원료와 제품 개발을 위해 2017년부터 국산 유기자원을 이용한 유기질 비료 개발연구를 수행, 2018년 유기질비료를 개발· 특허 등록하는 결실을 맺었다.

도농기원이 개발한 비료는 국산 유기자원 축각분을 활용해 제조한 친환경 유기질비료로 기존 혼합유박 대비 질소함량이 높아 유박에 비해 적은 시비량으로도 동일한 효과를 나타내는 효과를 입증했다.

농기원을 이밖에도 지난 7월 24일 시흥의 '아이벅스캠프'와 용인의 '용인곤충테마파크' 등 민간기관 2곳에 '애완곤충 사육케이스 산업재산권' 관련 기술을 이전하기도 했다.

인공 빛으로 하수를 정화해 처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원천기술도 경기도 산하기관에 의해 개발돼 민간에 이전됐다.

세계 최초 인공 빛 이용, 하수 정화 원천기술 개발한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은 인공 빛을 미생물에 내리쬐어 하수를 정화하는 세계 최초의 원천기술을 지난해 12월 5일 국내 환경전문기업인 ㈜삼진정밀에 이전했다.

이 기술은 인공 빛으로 미생물 생장을 제어해 질소 제거 단계를 단축시키는 게 핵심인데, 산화공정에서 소비되는 송풍에너지와 공정에 필요한 유기물을 크게 절감할 수 있어 하수처리에 소요되는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인공 빛(LED)을 이용한 하수처리 모습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 제공]


일반적인 하수처리는 하수 내에 산소를 주입해 물속 암모니아 형태의 질소를 산화질소로 변형시킨 뒤 산화된 다시 환원시켜 대기로 유출시켜 질소를 제거한다.

이 과정은 과정별로 2단계씩 모두 4단계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탓에 산소와 유기물을 다량 소비하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보연원이 개발한 원천기술은 질소 산화 미생물에 청색 파장을 내리쬐 미생물의 생화학적 활동에 영향을 줌으로써 2단계의 산화과정을 1단계로 단축한다.

보건환경연구원은 이번 신기술을 적용하면 산화공정에서 소비되는 송풍에너지 25%, 환원 공정에 필요한 유기물을 60%까지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병길 경기도 과학기술과장은 "경기도내 공공 연구인프라를 가진 핵심 기관들이 사회에 꼭 필요한 각종 기술을 개발해 민가에 이전해 주면서 제대로 된 일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공공기관이 가진 정보와 인프라의 장점을 활용해 공익적인 기술개발에 매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UPI뉴스 / 문영호 기자 sonanom@upinews.kr

[저작권자ⓒ U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글자크기
  • +
  • -
  • 인쇄

핫이슈

만평

2020.12.1 0시 기준
34652
526
278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