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마포에 30평 두 채라면 보유세 올 1857만→내년 4932만원

김이현 / 기사승인 : 2020-11-24 18:4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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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억 도곡렉슬 40평 종부세 올 273만 → 내년 509만→ 후년 940만원
"30억 이상인 집 두세 채 보유해야 종부세 수천만 원 뛰어"
"집값 많이 올랐으면 세금 감당해야" 커뮤니티 갑론을박
"세금 내려고 적금을 들어야 할 판입니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고지서가 발송되자 곳곳에서 '세부담'을 토로하고 있다. 집값 상승에 따라 종부세도 오를 것이라 예상은 했지만, 막상 두세 배가량 오른 세금을 보니 한숨이 난다는 것이다. 정작 집값은 정부가 올려놓고, 실거주 1주택자에게까지 수백만 원의 세금을 걷는 건 말 그대로 '징벌세'라는 항변이다.

동시에 '조세 형평' 차원에서 종부세 강화가 올바른 방향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아파트 시세 대비 현저히 낮았던 공시가격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세금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특히 종부세 납부대상자가 전체 가구의 2% 정도만 해당되는 만큼, 서민에겐 세부담이 없다고도 부연한다.

▲ 부동산 커뮤니티 캡처

"종부세 두 배 올라" vs "집값 수억 원 뛰어"

24일 국세청이 올해 종부세 대상자에 대한 고지를 마무리하면서 종부세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부동산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종부세 부과금액에 대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강남구 1주택자라고 밝힌 A 씨는 "작년 종부세가 150만 원 좀 넘었는데, 올해엔 340만 원이 나왔다"며 "헛웃음만 나온다"고 토로했다. 그러자 "집값은 얼마나 올랐냐"며 그만큼 세금도 감당해야 한다는 댓글이 달리는 식이다.

종부세는 매년 6월1일 기준 전국의 주택 및 토지를 개인별로 합산, 공시가격이 일정 기준 금액을 넘을 경우 초과분에 대해 매기는 세금이다. 주택의 경우 종부세를 매기는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은 6억 원(1가구 1주택은 9억 원)이다. 올해는 세율이 변동되지 않지만 부동산 가격과 공시가격 시세 반영률, 공정시장가액 비율 상향(85%→90%) 등으로 일부 주택은 세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종부세 고지서를 처음 받는 가구 역시 늘어난다. 국토교통부가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서울시 공동주택 총 253만 가구 중 9억 원 이상 주택은 28만1033가구로 10%를 넘는다. 1주택자 기준 종부세 대상은 주로 강남구(8만8105가구), 서초구(6만2988가구), 송파구(5만4855가구)에 몰려있지만, 마포구(7079가구)·용산구(1만6447가구)·성동구(9635가구)와 양천구(1만6417가구) 등에서도 증가 추세다.

도곡렉슬 120㎡ 종부세, 작년 145만원→올해 273만원→내년 509만원

실제 세부담은 얼마나 될까.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우병탁 팀장이 종부세 시뮬레이션한 결과, 마포구 아현동 래미안푸르지오(전용 84㎡) 1주택자는 작년엔 종부세를 내지 않았지만 올해는 26만 원이 부과된다. 이 단지 시세는 17억 원 수준이다. 성동구 상왕십리동 텐즈힐(전용 84㎡)도 올해 처음 종부세 납부 대상이 돼 2만3400원이 고지된다. 해당 평형의 실거래가격은 14억 원대다.

강남3구 주택 보유자의 경우 종부세 증가폭이 크다.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전용 120㎡) 1주택자의 종부세는 지난해 145만 원에서 올해 273만 원으로 늘어난다. 이어 내년엔 509만 원, 2022년엔 940만 원으로 뛴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전용 82㎡)도 지난해 123만 원에서 올해 250만 원, 내년 379만 원으로 증가한다.

다만 이들 아파트의 가격 상승분은 훨씬 더 크다. 지난해 11월 14억~15억 원대에 거래된 마포구 래미안푸르지오(전용 84㎡)는 올해 11월 17억 원대에 거래됐다. 같은 기간 텐즈힐(전용 84㎡)은 12억 원대에서 14억 원대로 올랐다. 지난해 11월 25억5000만 원에 거래된 도곡렉슬(전용 120㎡)은 올해 10월 32억4000만 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1년 새 수억 원이 껑충 뛴 셈이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는 "세금 부담이 크더라도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자본이득이 더 많기 때문에 다주택자들도 집을 팔지 않는 게 현재 분위기"라며 "부자들은 세금을 중과한다고 해서 무서워하지 않는데, 오히려 은퇴했거나 월 수입이 없는 1주택자들만 피해를 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사실 30억 이상인 집을 두세 채 보유해야 수백, 수천만 원이 훌쩍 뛰는 종부세 고지서를 받는데, 이런 사람들은 정말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정병혁 기자]

정부 방침은 확고하다. 공시가격 현실화를 통해 조세정의 실현과 집값 안정을 꾀한다는 목표다. 종부세 세액을 구하기 위해서는 공시가격, 공제금액, 공정시장가액비율, 과세표준, 종부세율 등 여러 단계의 과정이 있는데, 해당 셈법 기준을 점진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우병탁 팀장은 "2005년 종부세 도입 당시에는 평범한 수준으로 세금이 올랐다면, 세율과 과표구간, 공시가격 현실화 등이 한꺼번에 반영되면서 확실히 단기간에 많이 오른다"고 설명했다.

가령 시세 40억 원 수준인 래미안대치팰리스(전용 114㎡)의 종부세는 올해 695만 원에서 내년 1237만 원으로 오른다. 2022년엔 2134만 원, 2023년 3040만 원이다. 재산세를 포함한 총 보유세는 올해 1776만 원에서 4952만 원으로 늘어난다.

마포 래미안푸르지오(전용 84㎡)와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전용 84㎡)를 소유한 2주택자라면, 종부세는 올해 1857만 원에서 내년 4932만 원으로 2.7배나 오른다. 종부세에 재산세 등을 더한 보유세는 올해 총 2967만 원에서 내년 6811만 원, 2023년에는 억 단위까지도 올라갈 수 있다.

"종부세 강화 원칙 맞지만, 대상 늘어나는 건 우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집값 상승에 따라 비싼 집에 사는 사람이 세금을 많이 내는 건 원칙적으로 맞다"면서도 "세금을 낼 수 있는 사람에겐 많이 걷고, 내기 어려운 사람에겐 적게 거두는 게 조세 정의의 방향인데, 집값의 크기에 따라 세금을 그대로 낸다는 건 역진세 성향도 분명히 있다. 정책의 디테일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종부세뿐 아니라 재산세도 문제가 되는데, 전세계 어느 정부도 불황이나 경제가 안 좋은 시기에 조세를 올리는 정책을 쓰진 않는다"며 "납세 대상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 자체는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종부세는 우리나라 보유세 수준이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낮기 때문에 그것을 보조하기 위해 도입된 세금"이라며 "집주인들에게 세금을 더 받아내겠다는 술책이 아니라, 약한 부동산 보유세가 투기를 조장하는 탓에 이를 바로잡기 위한 최선의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U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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