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결사반대"…국민의힘의 정치적 계산 뭔가

장기현 / 기사승인 : 2020-11-25 19: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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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위헌 주장에 옥상옥, 정치적 독립성 우려까지
핵심은 문재인 정부 실패와 본인 수사대상 가능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자 추천위원회와 공수처법 개정안 심사를 위한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가 25일 동시에 열렸다. 추천위는 결국 또 빈손으로 끝났다.

공수처 연내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법 개정 카드까지 꺼내며 투트랙 전략으로 야당을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결사 저지 태세를 보이고 있다. 공수처 출범을 반대하는 야당의 속내는 무엇일까.

▲ 지난 2월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립준비단 현판식에 참석한 인사들. 왼쪽부터 최병환 국무조정실 1차장, 노형욱 국무조정실장, 추미애 법무부 장관, 정세균 국무총리, 남기명 공수처 설립준비단장,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김조원 청와대 민정수석, 이명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 [정병혁 기자]

공수처는 문재인 대통령의 20년 숙원이다. 문 대통령은 자서전 ⟨운명⟩에서 "민정수석을 두 번 하면서 끝내 못한 일, 그래서 아쉬움으로 남는 일"로 공수처 출범 불발을 꼽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 자서전 ⟨운명이다⟩에는 "퇴임한 뒤 나와 동지들이 검찰에서 당한 모욕과 박해는 그런 미련한 짓을 한 대가"라는 내용이 담겼다.

공수처는 '검찰개혁'을 외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 노무현 정부에서 강금실 법무부 장관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을 앞장서 추진했지만, 당시 송광수 검찰총장 등 검찰의 집단적 반발로 실패했다. 당시 공수처 수사대상에 국회의원이 포함되면서 한나라당을 비롯한 정치권의 반발도 거셌다.

국민의힘도 세 가지 이유로 공수처 출범을 반대하고 있다. 먼저 '공수처를 신설할 수 있는 헌법상 근거가 없다'고 주장한다. 감사원처럼 3부에 속하지 않는 기관은 헌법에 별도의 규정이 있어야 하지만, 공수처는 그렇지 않다. 즉, 공수처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법률이 아닌 헌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라는 것이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가진 공수처는 '권한 분산'이라는 검찰 개혁의 명분에 반하는 것으로, 자칫 막강한 권력기관으로 변질해 '옥상옥'이 될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 나아가 특정 세력이 자기의 입맛에 맞는 인물들로 공수처를 채워 정치적 중립성이 지켜지지 않으면, 정권의 홍위병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일리 있는 주장임에도 공수처 출범을 결사 반대하는 국민의힘의 태도가 '과하다'는 비난이 잇따른다. 공수처는 기본적으로 여당 출신으로 고위공직자가 된 인사들이 주요 수사대상으로 오른다. 정부·여당에 불리한 제도다. 그러니 국민의힘이 오히려 찬성해야 마땅하다는 것이다.

▲ 지난해 3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들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공수처법) 표결에 반대하는 농성을 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이로 인해 전문가들은 국민의힘의 반대 이면에는 내년 보궐선거와 내후년 대통령선거 승리를 위한 정략적 계산이 깔려 있다고 본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국민의힘 입장에선 내년 보궐선거, 내후년 대통령선거를 이기기 위해선 문 대통령의 레임덕을 앞당길 필요가 있다"며 "제1야당으로서는 공수처는 대립각을 세우기 좋은 재료"라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태생적으로 검찰은 검사를 수사하는 공수처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며 "특히 국민의힘에는 검찰 출신 국회의원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과 법무부의 싸움에서 검찰에 힘을 실어주면서 반정부 전선을 만들어, 정권을 비판하는 전략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도 "공수처는 문재인 정부의 1호 공약이자 검찰개혁의 상징"이라면서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공수처 출범이 실패해야 내년 보궐 승리에 한 발짝 가까워진다. 결국 문재인 정부의 힘을 빼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평론가는 특히 "문 대통령의 절대적 영향력 아래에 있는 새로운 권력기구가 들어서는 것 자체에 대한 부담이 큰 것"이라며 "공수처가 친여 성향을 보일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예상가능한 부분이다. 새로운 권력기관에 검사는 물론 국민의힘 의원들도 수사대상이 될 수 있는 걸 걱정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최영일 시사평론가도 국민의힘 의원들이 수사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평론가는 "역사적으로 정권을 잡으면 정적을 탄압했고, 권력기관이 정권의 입맛에 맞게 악용됐다"며 "현역 정치인 중 상당수가 주체로든 객채로든 그 과정을 겪었기 때문에, 제도를 신뢰하지 못하고 권력의 속성을 의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U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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