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의 취업제한 통보, 이재용 '옥중경영' 막나

박일경 / 기사승인 : 2021-02-17 18: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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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제한, '옥중경영' 등 경영관여 차단 취지…17일부터 접견 허용
일반 접견보다 변호인 접견권 활용할 듯…김승연 사례 등 무용론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옥중 경영'에 안개가 끼었다. 법무부가 '취업 제한'을 통보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옥중 경영만이 아니다. 취업이 제한되면 이 부회장은 복역을 마친 뒤 5년간 경영 활동을 못한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14조는 5억 원 이상 횡령·배임으로 유죄를 받으면 해당 범죄와 관련된 기업에 취업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86억 원 가량의 삼성전자 돈을 횡령해 박근혜 대통령 등에게 준 혐의로 지난달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받고 수감중이다.

당장의 관심사는 '옥중 경영' 가능 여부다. 특경가법은 취업 제한 시점을 '실형이 종료된 시점 이후 5년'으로 명시하고 있을 뿐 '형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취업 제한이 적용되는지 여부는 명확하게 밝히지 않는다. 법 해석에 따라 옥중 경영이 가능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18일 오후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정병혁 기자]

지난달 18일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재수감된 이 부회장은 코로나19 대응 지침에 따른 4주간의 격리를 마침에 따라 17일부터 일반인 접견이 가능해졌다.

이 때문에 재계는 삼성전자의 가장 큰 현안인 반도체 투자 결정과 같은 경영 현안에 대한 의사결정이 빨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평택 3라인과 미국 오스틴 반도체 투자 등 중요 결정이 임박한 상태였다.

하지만 전날 법무부가 이 부회장에 대해 '취업 제한'을 통보하면서 문제가 복잡해졌다. 취업이 제한되면 이 부회장은 일정 기간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 계열사 근무가 불가능하다.

이 부회장 측은 이 통보에 대해 법무부에 취업 승인 신청을 해 심의를 받아 구제받을 수 있다. 그가 신청하면 법무부 장관 자문기구인 '특정경제사범 관리위원회'가 심의하고 법무부 장관이 최종 승인한다. 그러나 삼성은  현재까지 이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은 없다.

앞서 법무부 경제사범 전담팀은 이 부회장 측에 취업 제한 대상자라는 사실과 취업 승인 신청 절차 등을 통보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은 5억 원 이상 횡령·배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해당 범죄와 관련한 기업에 취업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징역형의 경우 집행이 종료된 후 5년간, 집행유예 때도 집행유예 기간이 종료된 뒤 2년간 적용된다. 당초 이 제도의 취지는 '옥중경영' 등을 차단하겠다는 것이었다.  


"변호인 접견권 활용해 옥중서 경영판단 전달 예상"

법무부의 취업 제한 통보에도 불구하고 이 부회장의 경영 관여가 지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수감 중인 때 형기 동안 취업은 당연히 할 수 없는 것이고, 형을 살고 나왔을 때 취업 제한 문제가 발생하는데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기업 환경을 고려하면 2년 6개월이나 경과한 후의 일을 걱정하기보다 지금 당장 결론을 내야하는 시급한 결정들이 밀려있다는 이유에서다.

법조계 관계자는 "일반 접견은 10분으로 시간이 한정돼 있어 실제 삼성 경영진이 일반 접견을 통해 이 부회장 의견을 듣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헌법상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접견 시간을 충분히 부여하고 있는 변호인 접견권을 활용해 본인 의사를 회사 측에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형이 확정된 수형자에겐 변호인 접견권이 수감 뒤엔 사라지지만,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 외에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으로 추가 기소된 상황이다.

법조계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관련 향후 법원 재판에 대응하고자 변호인 접견을 할 일이 많을 것"이라며 "삼성 경영진이 변호인을 중간에 놓고 주요 사안들에 관한 판단을 문의하면 이 부회장이 변호인을 거쳐 회신하는 방식을 취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이와 별개로 취업 제한 법규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 의견 또한 적지 않다. 이 조항을 위반할 경우 법무부 장관이 기업체에 해임을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으나, 아직까지 해임요구권이 발동된 사례는 없다.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해 1월 2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한화그룹 신년하례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한화 제공]

취업 제한에도 존재감 잃지 않은 '김승연 사례'

한화그룹의 전례를 볼 때 총수의 취업 제한이 경영 관여에 크게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하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에게 적용된 취업 제한 규정이 이달 18일부로 종료됨에 따라 대표이사 복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회장이 다음 달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복귀하면 2014년 판결 이후 7년 만의 귀환이 된다.

김 회장은 2012년 8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기소돼 2014년 2월에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의 판결을 받았다.

판결 직후 김 회장은 회장직만 유지한 채 ㈜한화를 비롯한 총 7개 계열사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2019년 2월 집행유예가 종료됐지만 특경법에 따라 형이 종료된 날로부터 2년간 배임 해당 회사에 취업이 금지됐다.

그 사이 2014년 11월 삼성종합화학 등 삼성그룹의 석유화학·방산 부문 4개사를 인수한 '삼성-한화 빅딜'이 성사됐고 태양광 사업에 대대적인 투자가 이뤄졌다. 올해는 한화종합화학의 미국 증시 상장 기업공개(IPO) 계획도 진행하고 있다.

UPI뉴스 / 박일경 기자 ek.park@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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