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감소 속 '신고가 경신, 수억원 하락' 혼재…흔들리는 강남 아파트

김이현 / 기사승인 : 2021-02-26 17:2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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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 아파트 단지별 수억 원 하락·신고가 경신 사례 혼재
"집주인은 가격 안 낮추고, 매수자도 성급하게 움직이지 않아"
전문가 "하락 전조 불분명…6월 내 고가시장 안정 찾을 수도"
올 들어 주택 거래량이 확연히 감소한 상황에서 매도자-매수자 간 눈치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가 2·4 공급대책을 발표한 이후 관망세는 더 짙어졌고, 단지별로 신고가 경신과 최대 수억 원 하락하는 사례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거래 절벽 현상이 맞물린 가운데 집값 조정의 전조현상일지, 단순한 숨 고르기일지에 대해선 전문가들도 신중한 모습이다. 일부 진짜 실거래가가 아닌 '가짜 신고가'도 적잖은 상황이다. 

▲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 [정병혁 기자]

26일 서울 지역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지난달부터 거래가 크게 줄었고, 매물은 쌓이는데 가격은 떨어지지 않은 상황"으로 요약된다. 연초 이사 비수기로 주택 매매가 줄어든 영향도 있지만, 당장 집을 사지 말고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강해졌다는 분석이다.

강남권 아파트 등락 혼재…"매물 있지만 거래량 줄어"

아파트값 상승세를 견인해 온 강남3구에선 상승과 하락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개포동 성원대치2단지(전용 49㎡)는 지난달 14일 15억3000만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쓴 뒤, 이달 3일 14억5000만 원에 계약됐다. 개포동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가격은 작년 연말과 차이가 없는데, 급한 매수자의 경우 몇천만 원 더 얹고 거래하는 것"이라며 "매물은 있는데 가격에 대한 문의만 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전용 84㎡)의 경우 지난달 8일 31억 원에 신고가로 거래된 이후 같은 달 21일 26억9000만 원에 팔렸다. 이달 들어서는 29억5000만 원, 28억 원에 2건 거래되며 최대 4억 원까지 등락 폭이 컸다. 송파구 잠실엘스(전용 84㎡)는 이달 16일 24억1000만 원에 최고가를 경신했고, 인근 단지인 리센츠(전용 124㎡)는 이달 26억 원에 거래되며 지난해 12월 최고가였던 28억 원보다 2억 원 떨어졌다.

잠실동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엘스, 트리지움, 리센츠 세 단지 모두 나와 있는 매물은 있는데, 집주인들은 굳이 가격을 낮추려고 하지 않고 매수자들도 성급하게 들어오지 않는다"며 "봄 이사철이 되어봐야 알겠지만, 작년처럼 확 오르는 추세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내리지도 오르지도 않는데 거래는 멈춘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듯하다"고 말했다.

재건축·중저가 아파트 중심으로 매수세 꾸준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7단지는 전용 59.39㎡의 경우 지난달 9일 15억9500만 원, 전용 66.6㎡는 지난 2일 17억4000만 원에 각각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 단지는 지난해 재건축 1차 안전진단을 조건부로 통과한 바 있다. 목동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작년보다 가격이 올랐고, 27평은 얼마 전 17억5000만 원에 계약됐다"며 "가격이 조금 떨어져서 나오면 곧바로 거래되기 때문에 등락을 가늠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 아파트값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노원구는 매수세가 꾸준하다. 중계동 건영2차(전용 75㎡)는 이달 3일 7억7000만 원, 건영3차(전용 84㎡)는 이달 6일 12억5000만 원에 각각 신고가를 새로 썼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건영2차는 전세를 낀 8억5000만 원짜리 매물이 하나 있고, 31평의 경우 지난해 말보다 1억 정도 오른 9억 후반대 매물이 하나 있다"며 "건영3차는 나와 있는 매물이 모두 13억~14억 원대로, 아직 떨어지는 추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 본 서울 시내 아파트 [정병혁 기자]

이달 주택거래량 전년 대비 절반 수준 

단지별 가격 혼재 속에서도 주택 거래량은 확연히 줄어들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를 보면 2월 서울 아파트 매매는 이날까지 1263건 이뤄진 것으로 집계됐다.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6월 1만5620건으로 정점을 찍었고, 7월 1만664건에서 9월 3769건으로 크게 내렸다가 12월 7517건으로 반등했다.

올해 1월 5567건으로 다시 거래량이 줄었고, 이달까지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아직 거래 신고 기간(30일)이 남아 있지만, 이달 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달(8301건) 대비 절반 수준일 가능성이 높다. 통상 주택 거래량이 줄어들면 매물이 쌓이면서 집값도 조정되는 만큼, 하락의 전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지표만으로는 조정국면이라고 단정 짓기엔 아직 이르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정부 대책 발표 이후와 계절적 요인 등으로 주택 거래량이 감소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기 때문이다. 다만 오는 6월 양도세 중과가 적용될 예정이어서 정부의 규제와 공급 대책이 맞물려 효과를 발휘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거래 줄고 고가시장 안정" vs "전조 뚜렷하지 않아"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2·4 공급 대책도 있고, 올 6월 1일 과세기준일 등 변수가 많아졌는데, 주택 거래량만 보고 판단하긴 어렵다"며 "6월까지 변동폭이 클 텐데, 고가나 재건축 아파트 등 확실한 투자 대안이 되는 상품으로 돈이 흘러갈 가능성이 있고, 돈의 규모가 크기 때문에 거래량이 빈번하게 나오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집을 팔아야 하는 분들은 어떻게든 6월 전에 팔아야 하고, 적어도 3~5월엔 팔아야 한다"며 "일부지만 급매물이 나온다고 본다면 6월까지 고가시장은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6월 이후도 지켜봐야겠지만, 정부의 대규모 공급 대책이 속도를 내고 있다"며 "과거 사례를 보면 서울이 8년 연속 상승한 적은 없었다. 상승 기간과 상승 폭을 본다면, 안정될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분양시장이 안 좋다거나, 집값 상승세가 급격히 하락하는 등 조정국면에 대한 전조가 아직 뚜렷하게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미 많이 올랐고, 비수기와 설 연휴, 2·4 공급대책이 겹치면서 일시적인 숨 고르기 양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장 봄 이사철이 도래하면 수요가 움직일 수밖에 없다. 지난 가을 이사철에도 일부는 전세를 찾다가 9억 원 이하 중저가 지역에서 매매로 전환한 수요가 이어졌다"며 "최근 강남 중심 재건축 아파트도 심상치 않은데, 이 또한 일반 아파트의 자극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U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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