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북한, 우표 쇼핑몰 만들어 외화벌이 안간힘

김당 / 기사승인 : 2021-03-03 18: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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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톺아보기] 15. '조선우표' 전자쇼핑 사이트 대외 공개
'코 묻은 돈' 노린 10원짜리부터 78만원짜리 고가우표까지
'바구니 담기'까지 진행되고 결제창은 안떠…대북제재 가동

북한 당국이 '공화국 홈페이지 안내 사이트'라고 홍보하는 '광야'(dprkportal.kp)에 '조선우표' 사이트를 탑재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조선우표'는 북한에서 우표를 독점 발행·판매하는 조선우표사의 전자쇼핑 사이트이다.

▲ 북한이 지난해 하반기에 개설해 올해 '공화국 홈페이지 안내' 관문 사이트인 '광야'에 탑재한 것으로 확인된 '조선우표' 사이트 [조선우표 홈페이지 캡처]


북한이 조선우표 전자쇼핑 사이트를 대외 공개한 것은 우표의 해외 판매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의 제재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방역을 위한 국경봉쇄로 외화벌이까지 봉쇄된 북한이 외화벌이 수단으로 우표를 활용한 것이다.

 

조선우표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해 북한 우표를 소개해 왔다. 하지만 개설 당시에는 2000년에 개장한 북한의 전국적인 폐쇄적인 플랫폼 방식의 인트라넷 체계인 광명망(光明網)을 통해서만 연결되었다.

 

외부 정보 유입을 꺼리는 북한은 인트라넷인 광명망을 통해 인터넷을 통제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사이트를 봉쇄할 수는 없기에 대외업무상 필요한 국제보험이나 국제적으로 비판받는 장애인 정책 등의 해외홍보를 위해 예외적으로 제한된 사이트만을 외부에 공개하고 있다.

 

북한이 외부에 '공화국 홈페이지 안내'라고 홍보하는 대표적인 관문 사이트가 바로 '광야'이다. 3일 현재 북한의 홈페이지 안내 사이트 '광야'를 방문하면, 조선우표 사이트가 탑재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 북한의 '공화국 홈페이지 안내'를 하는 관문 사이트인 '광야'의 지난해 화면(왼쪽)과 올해의 화면(오른쪽)을 비교하면 '조선우표' 사이트(오른쪽 하단)가 새로 탑재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광야'에 탑재해 외부에 공개한 홈페이지는 '로동신문' 사이트를 필두로 해서 '조선민족유산보호기금'까지 38개 사이트였다. 하지만 3일 현재 '조선우표'가 추가돼 38개에서 39개로 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북한이 조선우표 사이트를 개설해 외부에 공개한 것은 해외 판매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조선우표 사이트를 방문하면, 스탬프 목록과 가격은 물론, 우표 수집가들을 위한 기술적인 정보(재고 표기, 사이즈, 액면가 등)까지 상세히 소개하고 장바구니 서비스를 마련해 해외 판매를 추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조선우표사는 조선어 외에 영어와 중국어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자사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유일한 우편증권 발행기관으로서 우표와 우편증권류, 입체사진의 창작과 발행, 수집·연구·보급 활동을 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또한 조선우표사는 "세계 여러 나라들과 공동 우표 발행을 강화해 도안 창작 및 발행에서 국제적 협조를 하고 있다"면서 중국 베이징과 단둥, 그리고 러시아 모스크바에 지점을 두고 있다고 지도와 함께 소개하고 있다.

 

조선우표 사이트에서 '발행 통보' 메뉴를 클릭하면 올해 발행한 우표는 물론 하반기에 발행 예정인 우표까지 소개하고 있다.

 

목록 메뉴를 클릭하면, 해방 직후인 1946년에 발행한 우표부터 연대 별로 발행된 스탬프 카탈로그까지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우표마다 PDF 문서로 우표 관련 기술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 해외의 우표 수집가들을 염두에 둔 사이트 구축으로 보인다.

 

최근에 발행한 '조선로동당 제8차대회 기념우표'는 노동당기가 그려진 액면가 10원(0.09달러)짜리부터 김정은 초상이 모셔진(?) 100원(0.91달러)짜리까지 7종이다. 비교적 소액이어서 중국 등에서 우표 수집을 좋아하는 아이들 '코 묻은 돈'도 부담 없이 쓸 수 있는 가격이다.

 

▲ 우회접속 경로로 '조선우표' 사이트를 방문해 결제를 시도하면 '바구니 담기'까지만 진행되고 결제 창이 뜨거나 결제 시스템이 작동되지는 않는 것으로 확인된다. [조선우표 홈페이지 캡처]


현재 조선우표 사이트에 등록된 5000여 점의 우표 중에는 해방 직후인 1946년에 발행된 '700달러'(약 78만 원)로 판매가가 책정된 고가의 우표도 있다.

 

하지만 우회접속 경로로 조선우표 사이트를 방문해 결제를 시도하면 '(장)바구니 담기'까지만 진행되고 결제 창이 뜨거나 결제 시스템이 작동되지는 않는 것으로 확인된다.

 

북한이 해외에 우표를 판매할 외화벌이 쇼핑몰은 열었지만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인해 결제 서비스를 작동할 수 없어 아직은 눈요기만 할 수 있는 '아이 쇼핑몰'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U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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