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리포트] 코로나 백신의 '약발'인가…아메리카가 북적대기 시작했다

공완섭 / 기사승인 : 2021-03-05 11:5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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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조기 확보, 부양책 '약발'
쇼핑몰 이케아·코스트코 다시 북적
여행·항공업계 비즈니스 출장 늘어
뉴욕 맨해튼에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뉴욕주 서폭 카운티 월트 휘트먼 쇼핑몰. 팬데믹이 선포된 2020년 3월부터 7월까지 4개월 가까이 문을 닫았던 이 쇼핑몰은 메이시스와 블루밍데일, 삭스피프스 애비뉴 등 유명백화점을 비롯해 100여 개 점포가 입주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여파로 한산했으나 최근 고객이 부쩍 늘었다. 주차장은 평일에도 빈 자리가 많지 않다. 방역 지침을 철저하게 준수하는 애플스토어에는 고객들이 길게 줄을 서야 할 정도.

고객이 다시 돌아 오고 있는 곳은 인근 나소 카운티에 있는 초대형 루스벨트 쇼핑몰과 코스트코, 이케아도 마찬가지. 누구나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는 점 말고는 주말엔 팬데믹 상황이라는 점을 잊어 버릴 정도다. 도심 외곽의 베드타운 쇼핑몰과 생활용품과 식료품점, 홈디포, 로우스 같은 주택용품점 등은 코로나 이전의 상황으로 돌아온 게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

▲ 월트 휘트먼 쇼핑몰 내부. 평일인데도 쇼핑객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주말엔 일부 점포 입구에는 줄을 서야 할 정도다. [공완섭]

미국 3대 백화점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노드스트롬 백화점. 2020년 11월 12달러까지 떨어졌던 주가가 지난 2일(현지시간) 37.58 달러로 3배나 올랐다. 2020년 전년 대비 마이너스 32%의 부진한 영업실적과 7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바닥을 치고 올라왔다. 올해는 25%의 성장이 예고되고 있다.

2020년 로드앤테일러, 니만 마커스, JC 페니 등 대형 백화점들이 팬데믹을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았지만 메이시스, 콜스 등 디지털 영업으로의 급전환에 성공한 백화점들은 코로나 속에서 살아 남은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직격탄을 맞은 여행업계에도 봄바람이 불고 있다.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 주가는 최근 4개월간 70%나 뛰었고, 델타항공은 같은 기간 59% 올랐다.

스캇 커비 유나이티드항공 CEO는 "한때 출장 가는 대신 줌으로 영업을 하는 기업들이 많았으나 이젠 다시 비즈니스 출장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로열 더치 셀의 벤 밴 버든 CEO는 "올 하반기엔 정상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하지만 로컬경제까지 훈풍이 부는 데는 시간이 걸릴 듯하다. 한인 운영 엠파이어여행사 전권수 이사는 "백신 2차 접종을 마치면 여행규제도 풀릴 걸로 기대하고 있지만 아직은 사무실을 지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때이른 경기회복 바람을 몰고 온 것은 백신과 긴급구제금융이었다. 팬데믹을 선언한 직후 다음달부터 연방정부가 긴급지원금을 풀기 시작했고, 지난해 12월 중순 백신 접종을 개시하면서 주 정부들이 거리두기와 영업제한을 단계적으로 완화, 비즈니스가 활기를 띄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미 질병통제국(CDC)에 따르면 1일 현재 백신을 맞은 숫자는 5073만 명. 전체 인구의 15.3%다. 그러면서 연초 하루 30만 명까지 치솟았던 하루 확진자 숫자도 3일 현재 5만3000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사망자도 하루 3000명을 웃돌았으나 3일 현재 1800명 선으로 줄었다.

백신으로 자신감을 얻은 주정부들은 차츰 규제를 풀기 시작했다. 캘리포니아주는 가장 먼저 지난 1월 25일 봉쇄 행정명령을 철회했다. 식당 야외 영업과 비필수업종 영업을 허용했다. 뉴욕시 식당 실내 영업은 금지됐다가 2월 12일부터 수용인원의 25% 내에서 허용했고, 그로부터 2주 만에 수용인원의 35%까지 늘렸다.

텍사스와 미시시피주는 3일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를 전면 폐지했다. 모든 상점과 영업장의 영업제한을 풀어 사실상 코로나 이전처럼 정상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너무 성급한 거 아니냐"고 했지만 뒷북이었다.

예상을 깨고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를 앞당긴 공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돌려도 좋을 듯싶다. 취임 직후부터 백신 공급과 코로나 퇴치를 최우선시 해 온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일 미국 성인 2억6000만 명에 공급할 백신을 7월 말까지 확보하겠다고 한 목표를 2개월 앞당겨 5월 말까지 마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그는 "1년 안에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백신에 앞서 경제가 절망적인 상황으로 주저앉지 않게 떠받쳤던 건 긴급 경기부양책이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이미 두 차례 긴급지원금을 푼 데 이어 바이든 정부가 1조9000억 달러(약2140조 원)의 3차 부양책을 내놓았다.

개인에게 1400달러(부부 2800달러)씩, 그리고 중소기업, 자영업자들에게도 추가 지원금이 주어지면 경기가 더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뉴욕주 서폭 카운티에 있는 월트 휘트먼 쇼핑몰. 최근 들어 고객들이 늘면서 주말엔 주차장 빈 자리 찾기가 어려울 정도다. 지난 3일(현지시간) 평일임에도 자동차들이 가득 차 있다. [공완섭]

기업들의 투자 심리도 개선되고 있다. 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 지수(PMI)는 58.8로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시내 중심가 백화점이나 맨해튼 5 애비뉴 쇼핑거리는 여전히 쇼핑객들의 발길이 뜸하다. 슈퍼볼 경기를 보거나, 영화 관람, 공연 등도 시기 상조다.

사실 경기회복은 연말 또는 이르면 2022년에나 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였다. 그러나 백신을 조기에 확보하고 천문학적인 부양책을 쓴 게 약발이 먹히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프린스펄 글로벌 인베스터사의 시마 샤 수석전략가는 "많은 이견이 있었지만 백신확보가 순조로웠고, 연방정부의 부양책 덕분에 각자 성장 전망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튼 밴스사의 크리스 다이어 글로벌마켓 디렉터는 "팬데믹이라는 터널의 끝이 보이고 있다" 며 " 백신으로 인해 경기회복의 확신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기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분야가 극히 제한적이고, 백신이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를 얼마나 억제할 수 있을 지, 백신의 효능이 얼마나 갈 지 변수가 남아 있다. 결국 집단면역 형성 여부와 4차 재확산에 대한 우려가 경기회복이 대세로 이어지느냐 반짝 경기로 끝날 것이냐를 가르는 가장 큰 변수인 것이다.

미 대서양위원회, 찰스 슈왑 등이 올해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최대 변수로 백신 보급을 꼽고 있는 것도 그래서다.

UPI뉴스 / 공완섭 재미언론인 wanseob.k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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