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참사' 시공사 HDC현산, 안전경영실·캠페인은 쇼였나

김이현 / 기사승인 : 2021-06-11 13:3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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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산, 올해 초 중대재해 '제로' 목표 캠페인·안전경영실 신설
대표는 사고현장서 '무사고' 강조…2019년 4명 사망 등 재해 반복
광주 시민단체 "벌써부터 꼬리자르기 소문 돈다. 책임자 처벌해야"
HDC현대산업개발의 '안전 경영' 목표는 단 몇 개월 만에 물거품이 됐다. 올해 초 중대재해 '0'을 목표로 한 '스마트 제로' 캠페인, 4월 신설한 안전경영실 모두 '광주 붕괴참사' 앞에선 무용지물이었다.

사고현장을 찾은 권순호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는 하도급업체가 어디인지, 사고 경위는 어떻게 되는지 답하지 못했다. 대신 권 대표는 "지난해 10대 건설사 중 무사고는 우리 회사 혼자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 정몽규 HDC 회장과 권순호 대표이사 사장, 하원기 건설본부장이 지난 10일 광주시청에서 재개발 건물 붕괴 참사와 관련해 사과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지난해를 제외하고, HDC현산의 사업장에선 재해가 끊임없이 발생했다. 특히 이번 광주 붕괴참사처럼 HDC현산이 원청을 맡고 하청을 둔 구조에서 안전사고가 반복됐다.

안전보건공단 자료를 보면, 2017년 HDC현산의 공사현장에서 4명이 사망했다. 2018년엔 재해자가 54명이었고, 1명 숨졌다. 이듬해엔 재해자가 74명, 사망자는 4명이다. 사망자 모두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였다.

이전에도 안전한 작업현장과는 거리가 멀었다. HDC현산은 2013년에 이어 2014년 '산재다발 사업장'으로 잇따라 꼽혔고, 2016년엔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 2017년엔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이자 '사망재해 발생 사업장'으로 공표됐다. 사실상 안전사고가 없던 해는 2020년이 유일한 셈이다.

정몽규 HDC 회장은 "이번 사고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리며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이런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전사적으로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후약방문이 반복될 것이란 지적이다. 사내 스마트 제로 캠페인, 안전경영실 신설 등 조치도 전사적인 안전관리 강화 대책이었지만, 과거와 같은 중대재해가 이번에도 발생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건설사의 관행이 바뀌면 현장에도 안전 강화 등 적용되는 게 분명 있겠지만, 그럼 이때까지 사고가 빈발했는데 왜 변화가 없었나"라며 "건설업 하청 구조나 안전관리 체계 전반이 다 같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 지역 시민단체들은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광주본부는 "이번 사고는 생명과 안전보다 이윤 창출에 눈이 먼 종합판 안전불감증 인재"라며 "현장 노동자들은 기본 절차나 공사 계획만 잘 지켰어도 발생하지 않았을 사고라고 입을 모은다"고 지적했다.

광주 시민단체 '참여자치21'은 "이미 공공연하게 철거 하도급업체 사장과 현장소장 등을 관리 소홀의 책임을 물어 처벌하는 것에 그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며 "이번 사고의 근본에는 현대산업개발의 불법 다단계 하도급이 자리하고 있다. 엄정한 원인 규명으로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U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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