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요구에 속수무책…'돌풍'에 쓸려간 중진들

조채원 / 기사승인 : 2021-06-11 18: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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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선' 이준석, 나경원·주호영 등 중진 4명(18선) 꺾어
이 대표, '변화·쇄신' 이미지로 잡은 주도권 안 놓쳐
'계파 논쟁' 선거전 중진들 '구시대적' 비난 자초
국민의힘 당권 경쟁에서 '이준석 돌풍'으로 산전수전 다 겪은 중진 나경원·주호영 후보가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나·주 후보를 포함해 당대표 선거에 나선 중진 후보 4명의 선수를 다 합치면 18선. 이들이 '0선·36세' 이준석 대표에게 무릎을 꿇은 것이다. 불과 한달 전만 해도 예상치 못했던 결과다.

11일 열린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는 합산 지지율 43.82%로, 나경원(37.14%), 주호영(14.02%) 등을 크게 앞서며 당선됐다.

▲ 이준석 신임 국민의힘 당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나경원 후보와 안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4선 중진, 최초의 보수정당 여성 원내대표. 전국구 정치인이자 '당의 얼굴'로 불린 나 후보는 이번에도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 총선, 올해 초 서울시장 후보경선에 이어 이번이 '3연패'이기에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보수 텃밭' 대구·경북(TK) 출신의 5선 주 후보도 내상이 큰 건 마찬가지다. 그는 전대 직전 원내대표, 당대표 권한대행을 지냈다. 전대에서 주 후보를 지지하는 당심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당원투표에서조차 이 대표에게 크게 밀렸다.

이 대표 승리는 4·7재보선에서 확인된 정치권 쇄신의 열망이 이번 전대에서도 그대로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정치경력 10년차인 30대 정치인, 외국 대학 출신, 의정경험 없음. 기성 정치인과 확연히 다르다는 이력을 지녔다는 점과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소통 방식, 당 지도부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그의 정치 행보가 이 대표에 역동성과 개혁 이미지를 더했다.

'정치권 쇄신 요구'에서 주도권을 놓친 중진들이 '계파 논란'으로 선거전을 이끌어 간 것은 패인으로 꼽힌다. 나, 주 후보는 이 대표가 '유승민계'라는 점을 부각했다. 유 전 의원에 대해 TK·PK(부산·울산·경남)에 남아 있는 '배신자 프레임'을 겨냥한 것이다. 나 후보는 이 대표와 '호남 출신'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의 친분을 들어 "상왕 정치가 우려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특정 지역을 자극하는 계파 공세는 당심에는 영향을 주었을지는 모르지만, '구시대적 선거운동'이라는 비난도 자초했다. 계파 논쟁으로 이 대표를 때릴수록, 여론조사에서 이 대표와 중진들 간 격차가 점점 더 벌어졌다. 결국 이 대표는 30%가 반영되는 여론조사에서 2위 나 후보를 30%p 이상 앞서며 승리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중진 참패 이유에 대해 "이준석 돌풍이 '30대 당대표'로까지 이어진 것은 국민의힘 내에 있는 기성 정치인에 대한 대중들의 강한 거부감이 반영된 결과"라며 "이러한 생각을 가진 당원들도 적지 않았기에 나 후보와의 격차를 좁힐 수 있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전대 결과로 당내 중진들이 설 자리가 좁아질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봤다. 박 교수는 "대부분의 당원들은 여전히 이 대표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당원 투표에서 두 중진의 지지율은 과반을 넘어선다"고 짚었다. 그는 "이 대표 스스로는 '돌풍'이지만 당내 정치세력화 측면에서는 미비하다"며 "중진들의 도움이 절실할 것이고 이들도 정권교체라는 국민적 요구를 의식해 당분간 이 대표를 흔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U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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