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한달 넘도록 이준석 '투명 인간' 취급

김당 / 기사승인 : 2021-07-12 18: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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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톺아보기] 21. '이준석 현상' 언급 안 하는 북한의 속내
'준스톤' 이준석, '엉아' 김정은에 "왜 배운대로 안사냐?" 직격탄
'김정은보다 한살 어린 당대표' 자체가 최고존엄 정당성 훼손 우려

북한 당국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한 달 넘게 '투명 인간' 취급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 이준석 인터뷰 [중앙일보 정치언박싱 캡처]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지난 6∙11 전당대회에서 국회의원 경력이 없는 30대 정치인을 당대표로 선출함으로써 '세대교체 혁명'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국내 언론은 물론, 일부 외신들도 이준석 대표 선출 사실과 '이준석 현상'을 크게 보도했다.

 

하지만 북한의 대남∙대외 선전매체들은 국민의힘 전당대회 이후 한달이 지나도록 '이준석 현상'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고, 이준석의 대표 선출 사실조차도 보도하지 않고 있다. 북한 선전매체들이 그동안 황교안∙홍준표 전 당대표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해온 것에 비추어 이 같은 보도 행태는 극히 이례적이다.

 

특히 이준석 대표는 당대표로 선출된 이후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북한이라는 나라는 (북한 체제의 가치 중) 살릴 가치가 하나도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흡수통일'을 정당화했다. 또한 북한이 강조하는 이른바 이른바 '백두산 칼바람 정신'에 대해서도 "그런 걸 어디다 쓰겠냐"며 "갖다 버려야죠"라고 일축한 바 있다.

 

하지만 12일 현재 남북한 및 해외동포 소식을 전하는 북한의 대표적 대남∙대외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메아리∙통일의 메아리(인터넷판)에 우회접속해 '리준석'으로 검색해보면, 국민의힘 전당대회 기간의 기사만 검색될 뿐이고 전대 결과를 보도한 기사는 단 한 건도 찾을 수 없다.

 

전대 이후를 보더라도 '리준석 대표'에 대한 논평이나 해설보도는 물론 스트레이트(사실) 보도 자체도 찾을 수 없다. 북한 매체만을 접하는 북한 주민들이라면 이준석 대표의 선출 사실조차 알 수 없게 돼 있는 것이다.

 

다만, 일부 선전매체에서 만평 형식으로 국민의힘-국민의당의 합당 움직임과 국민의힘의 변신을 '역겨운 변신놀음'으로 희화화한 것이 눈에 띌 뿐이다.

 

▲ 12일 '우리민족끼리'에 실린 만평. 국민의힘의 당혁신을 '양두구육'에 빗댄 것이다.


12일자 우리민족끼리 만평을 보면, '당혁신'이라는 양의 탈을 쓴 늑대가 '공존'과 '통합'의 바구니를 메고 손에 호미를 쥐고 "이제부터는 풀만 먹겠습니다"라고 하자, 나무에 앉은 새들이 "저게 왜 저래?"라고 비아냥거리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의 변신을 '양두구육'에 빗댄 것이다.

 

주목할 점은 북한 선전매체들이 '리준석'이라는 실명을 사용해 비판하진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준석의 당대표 선출 사실을 알리지 않은 상태에서 이준석을 실명 비판하는 것도 느닷없는 일이지만, 적어도 북한 선전당국이 이준석 대표를 의도적으로 '투명 인간' 취급하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특히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에게 '준스톤'으로 통하는 이준석 대표가 6월 26일 중앙일보 '정치언박싱' 인터뷰에서 김정은 총비서를 만나면 '왜 배운 대로 안 살고 이렇게 행동하는지 묻고 싶다'고 한 살 더 많은 '엉아'에게 직격탄을 날렸음에도 애써 무시하는 전술을 쓰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이 대표가 '작은 정부' 차원에서 통일부 폐지론을 공개 주장하고 있음에도 북한은 이에 대해서도 가타부타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 북한의 대표적 대남∙대외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메아리∙통일의 메아리(인터넷판)에 우회접속해 '리준석'으로 검색해보면, 국민의힘 전당대회 기간의 기사만 검색될 뿐이고 전대 결과를 보도한 기사는 단 한 건도 찾을 수 없다.


그렇다면 '최고 존엄'(김일성∙김정일∙김정은)에 대한 공격을 '체제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는 북한 체제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북한 당국은 왜 이준석 대표를 '투명 인간' 취급하는 것일까?

 

'준스톤'이 김정은 총비서보다 한 살 어린 당대표라는 사실, 그 자체에서 해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이와 관련 탈북민 출신 조충희 박사(굿파머스 연구위원)는 "북한에서 청년동맹 간부라고 해도 40대 중후반인데 누구의 아들이나 후계자도 아니고 김정은보다 한살 어린 젊은이가 큰 정당의 대표가 된 사실을 공식 거론하는 것은 선전선동에도 마이너스이고 최고존엄의 정당성을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조 박사는 "북한에서도 '국민의힘'에 대해 자주 보도해 남한에서 비중이 큰 보수정당임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김정은보다 어린 당대표를 굳이 언급하는 것은 선전선동의 마이너스 효과임을 알고 있다"면서 "다만, 이준석 대표가 김정은한테 먼저 만나자고 하면 '좋은 그림'이 나올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국정원 북한분석관 출신의 곽길섭 박사(원코리아센터 대표)는 "북한은 이미 상반기 총화를 끝냈고 올해 8월 한미 합동훈련을 계기로 한국 정부와 '결산'을 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현 정부만 잘 다뤄도 바라는 로드맵대로 이끌어갈 수 있고 9월이면 대선정국으로 가는데 굳이 떠오르는 이준석에게 화살을 겨눌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정은으로서는 임기 말인 문재인 정부에 '선택과 집중'을 해 최대한 성과를 거두어야 할 시기에 굳이 야권의 '미래 권력'까지 건드려 전선을 넓힐 필요가 없다는 전략전술 차원의 결정이라는 것이다.

U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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