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표 리준석은 진짜 웃기는 녀석"

김당 / 기사승인 : 2021-07-20 17:3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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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톺아보기] 22. 북한 선전매체들, 일제히 이준석에 '포문'
한 달간 '탐색과 계산' 끝내고 만평∙기고∙독자투고로 공세 전환
"반페미니즘 뿌리 둔 '리준석 현상'은 남조선 미래에 불길한 신호"

"'국민의힘' 대표 리준석(이준석) 진짜 웃기는 녀석이다."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코흘리개 유치원생에 비유한 만평을 게재한 북한 선전매체 [메아리 캡처]


지난 6∙11 국민의힘 전당대회 이후 한 달이 넘도록 이준석 대표의 선출 사실조차 보도하지 않았던 북한 대외 선전매체들이 일제히 이준석 대표를 비판하는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북한의 아리랑협회가 발행하는 선전매체 '메아리'는 20일 "남조선의 한 인터넷신문이 국민의힘 대표 리준석을 야유조소하는 만화 '집안꼴'을 게재했다"며 이 만평을 소개했다.

 

이 매체는 "민주당 대표와 전국민 재난지원금 합의를 해놓고 100분만에 뒤집은 리준석이 국민의힘 내에서도 천덕꾸러기가 되었다. 무너져 가는 '집안꼴'이 볼만하다고 신랄히 야유했다"면서 이준석 대표를 유치원생으로 묘사한 만평을 소개했다.

 

'메아리'는 19일에도 '독자토론방'에서 "(이준석 대표가 '전국민 재난지원금' 관련) 여당 대표와 만나 '그렇게 합시다'라고 하고 나서 뭘 큰일이나 해낸 듯이 광고하고는 당내 늑대들의 반발 앞에서 오금이 저려 들어 1시간 40분만에 철회했다"면서 "진짜 웃기는 녀석"이라고 막말을 쏟아냈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기관지 '우리민족끼리'는 같은날 '남조선에서 통일부 폐지를 주장한 리준석에 대한 각계의 규탄 고조'라는 제목의 보도에서 리준석이 통일부 폐지를 언급해 남조선 정치권과 사회 각계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연일 나오고 있다고 인용 보도했다.

 

북한 매체들이 이준석 대표를 공격하기 시작한 것은 14일부터다. 북한 매체들은 마치 서로 짜기라도 한 듯 14일 일제히 이준석 대표를 비판하는 남측 매체 인용 보도와 함께 이른바 '이준석 현상'을 비판하는 분석 기사를 쏟아냈다.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남조선 언론들이 국민의힘 대표로 선출된 리준석의 한달간 행보를 보면 목불인견이라고 비난하였다"면서 남한 언론의 보도를 인용해 비판했다.

 

이 매체는 "리준석이 국민의힘 대표로 선출된 후 당의 '변신'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기대하는 일부 사람들도 있었지만 한달 간을 돌아보면 그냥 수구적폐 인물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주었다"면서 "그는 구태정치에 찌든 그냥 '낡은 청년'일 뿐이며 전형적인 '국힘당'스러운 사람일 뿐이라고 지적하였다"고 덧붙였다.

 

라디오 선전매체인 '통일의 메아리' 역시 '남조선 언론 리준석의 통솔력이 위기에 처했다고 평가'라는 제목으로 남한 언론을 인용 보도하는 형식으로 이준석 대표를 비판했다.

 

이 매체는 "'한국일보'가 국민의힘 대표 리준석이 '호위무사'도 없이 혼자서 싸우고 있다고 하면서 '외로운 리더십'이 위기에 처했다고 평했다"면서 "취임 한달만에 리준석의 '리더십'이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현안 관련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한편 '메아리'는 이날 '재중동포 사회학자 리명정' 명의로 '기형적 현상의 인과관계에 대한 고찰'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실어 이 대표를 비난해 눈길을 끌었다.

 

일종의 '전문가 기고'인데 '외국의 한 잡지 분석기사'임을 전제하고 "남조선의 젊은 남성들 속에 공격적인 여성혐오주의가 만연되고 있는데 그들은 자기들을 페미니즘의 희생자로, 페미니즘이 능력주의를 해치는 것으로 속단하고 있다"면서 "바로 이러한 여성혐오 사상에 원천을 두고 있는 괴현상이 '리준석 현상'이라고 기사는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글은 남조선 여성들이 여전히 차별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성혐오를 부추기는 '리준석 현상'이 생겨난 것은 우려스러운 사태이다, 반페미니즘에 뿌리를 둔 '리준석 현상'은 남조선 사회의 미래에 대한 불길한 신호로 된다고 경종을 울리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한 탈북민은 "그동안 이준석 대표를 투명 인간 취급했던 북한이 이 대표가 여성가족부와 통일부 폐지를 주장한 것을 계기로 공세로 전환한 것 같다"면서 "북한 매체들이 '이준석 현상'에 대해 공격을 개시한 것은 한달 동안 '탐색과 계산을 끝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통일의 메아리'는 18일 '남조선 각계가 리준석의 여성가족부∙통일부 폐지론을 비난' 제하의 기사에서 "남조선 언론들이 정치권과 사회 각계에서 성별 갈등을 조장하고 남북관계의 불편을 초래하는 리준석의 여성가족부, 통일부 폐지 주장은 어리석고 무책임하며 황당한 주장이라고 하면서 당장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고 인용 보도했다

 

그러면서 "남조선 사회 각계에서도 폐지해야 할 것은 '국민의힘'이라며 '국민의힘'의 해체를 주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북한 선전당국이 남한 언론과 여론을 인용하는 가운데 사실상 '여론 조작'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앞서 '메아리'에 기고문을 실은 '재중동포 사회학자 리명정'의 경우에도 과연 실재하는 인물인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다.

 

중국 베이징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은 한 학자는 이와 관련 "재중동포 사회에서 그런 사회학자 이름은 들어보지 못했다"며 "가공 인물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지적했다.

 

앞서의 탈북민은 "북한 선전매체들도 남한 인터넷신문처럼 '독자토론방'을 운영하면서 토론글을 싣고 있지만 검열을 하기 때문에 드러내 놓고 토론글을 쓰는 주민은 없다"면서 "대부분 내부에서 작성한 것"이라고 귀띔했다.

 

예를 들어 15일 '우리민족끼리'에 '이리의 변신'이라는 글이 실리자 19일에 "이리떼 같은 국민의힘을 파멸시키자!!! 다음 선거에서 국민의힘에선 한 명도 뽑지 맙시다"라는 댓글이 달렸는데, 이 또한 북한이 대남 선전선동 여론전의 일환으로 내부에서 작성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국가정보원이 국회 정보위에 보고한 대외비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중국의 전용회선을 임대(1999. 10)해 인터넷을 사용해 오다가 2010년 2월부터 태국과 합작으로 인터넷 공급업체를 설립하면서 보급을 시작했다.

 

북한은 현재 당∙정∙군 등 허가받은 소수 인원만 사용 가능한 주요기관과 주(駐)북한 외국공관∙국제기구에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반 주민들의 인터넷 사용은 엄격히 통제하고 있으며, 주민들은 인터넷과는 별도의 내부 인트라넷(intranet)을 통해 자료 열람, 물품 거래 등에 접근하고 있다.

 

국정원은 북한이 인터넷을 무역∙정보수집활동∙통신수단 외에 체제선전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우리민족끼리', '내나라', '메아리' 등을 적시했다.

외부와는 단절된 채 북한 내부에서만 접속하는 인트라넷으로 운영되는 북한 체제의 특성에 비추어, 앞서 '독자토론방'에서 이준석 대표를 "진짜 웃기는 녀석"이라고 비하한 '정몽주'라는 중국 조선족도 가공 인물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 기자가 '홍콩에 거주하는 재중 동포'가 홍콩에서 접속한 것처럼 인터넷 우회접속을 통해 독자토론방에 토론글을 작성해 보니 "성과적으로 보관하였습니다"라는 관리자의 안내문이 뜨지만, 글이 게재되지는 않았다. [메아리 캡처]


실제로 기자는 외부에서 독자토론글 게재가 가능한지 확인하기 위해 '김정남'이라는 가명으로 '홍콩에 거주하는 재중 동포'가 홍콩에서 접속한 것처럼 인터넷 우회접속을 통해 '메아리'의 독자토론방에서 '북남 대화가 필요하다' 등의 토론글을 수 차례 작성해 보았다.

 

그럴 때마다 기자의 토론글에 "성과적으로 보관하였습니다"라는 사이트 관리자의 안내문이 떴지만, 글이 토론방에 실제로 게재된 적은 한번도 없다. 형식만 '독자토론방'이지 외부에서 작성한 포스팅은 내부 검열을 통해 선별적으로 싣거나 아예 토론방이 봉쇄돼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리준석은 진짜 웃기는 녀석"이라고 비하한 '정몽주'야 말로 '진짜 웃기는 녀석'일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U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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