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남은 안철수 선택은…독자 출마 or 국민의힘

허범구 / 기사승인 : 2021-08-01 12:3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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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박빙구도…존재감 노려 독자출마·단일화 관측
저조한 지지율이 걸림돌…최근 여론조사서 1~2%
정권교체 위해 野 통합 불가피…이달 합당 가능성
이준석 "제1야당에 당명 바꾸라 요구하는게 갑질"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서럽고 딱한 처지가 됐다. 졸지에 외톨이가 된 모양새다.

안 대표가 대권 디딤돌로 삼았던 '제3지대'는 확 쪼그라들었다. 가장 큰 손님으로 기대했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으로 훅 가버렸기 때문이다. '제3지대' 세력을 최대한 끌어모아 대권을 노리겠다는 안 대표 구상은 헝클어졌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오른쪽)가 지난 6월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예방해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그런 만큼 국민의힘 압박은 커졌다. 안 대표가 야권 통합의 마지막 변수로 남았기 때문이다. 합당을 위한 양당의 실무 협상은 결렬된 터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독촉은 협박 뉘앙스까지 풍길 만큼 험악해졌다.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을 통해 8월 첫주를 합당 협상의 데드라인(시한)으로 정하겠다고 최후통첩을 날렸다. "다음 주가 지나면 저는 휴가를 간다"고 하면서. 국민의당은 "고압적 갑질", "굴욕감을 준다"며 반발했다.

자존심을 접고 제1야당에 들어갈 건가. 대선 독자 출마에 나설 건가. 안 대표에게 선택의 시간이 임박했다.

안 대표가 국민의힘 경선판에 막차로 오르면 존재감을 갖기가 쉽지 않다. 국민의힘엔 대권 출마 예상자가 무려 14명에 달한다. 안 대표가 합류하면 '14분의 1'로 취급될 상황도 각오해야한다. 그야말로 '원 오브 뎀'이다.

합당 협상에서 쟁점이 된 대선후보 선출 규정(선거인단 50%·일반여론조사 50% 합산)도 불리하다. 국민의힘 지지 기반이 없는 안 대표로선 당헌당규 변경을 줄곧 강하게 요구해온 이유다.

그렇다면 독자 출마를 강행할 것인가. 관건은 지지율이다.

안 대표가 '마의 5% 지지율'을 넘으면 주도권을 쥘 수 있는게 최근 대권경쟁 구도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합류하면서 여야 1대1 대결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여야 대권주자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 오차범위 내 접전이 이어지는 구도다. 이런 박빙 대결이 지속되면 안 대표가 '캐스팅 보트'를 쥐며 존재감을 부각할 수 있다. 반면 국민의힘에겐 안 대표가 독자 출마하는 건 '최악의 시나리오'다. 

물론 안 대표가 막판에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단일화하는 시나리오도 예상할 수 있다. 안 대표가 완주하면 정권교체 실패의 책임을 모두 떠안아야 한다. 이는 정치 생명에 치명적이어서 단일화 선택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는 지난 4·7 서울시장 보선 때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과 후보 단일화를 한 바 있다.

문제는 안 대표 지지율이 선뜻 독자 행보에 나설 만큼 단단하거나 위력적이지 못하다는데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안 대표 지지율은 5%는커녕 1, 2%로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캐스팅 보트를 하거나 나름의 지분을 요구할 정도가 안되는 셈이다.

리얼미터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여론조사(뉴스더원 의뢰로, 지난달 28, 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3명 대상으로 실시) 결과 안 대표는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1.9%를 기록했다.

이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p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리서치 등 4개사가 지난달 29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선 지지율이 1%에 머물렀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달 26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2%였다.

안 대표 지지율은 4~6%의 국민의당 지지율보다도 한참 뒤진다. 안 대표로선 향후 행보를 놓고 고민이 깊을 수 밖에 없다.

안 대표가 이달 중 합당에 전향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건 이런 배경에서다. 안 대표는 이미 윤 전 총장과의 관계를 '협력자이자 경쟁자'라 규정하고 정권 교체에 힘을 합치기로 한 바 있다.

이 대표도 외견 상 '최후통첩'을 던지긴 했으나 안 대표를 빼놓고 가기가 경선을 진행하기가 껄끄러운 입장이다. 야권 통합에 '구멍'이 생기면 정권 교체 확률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달 첫주 내로 양당 대표가 만나 매듭을 풀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당 이태규 사무총장은 1일 한 언론과 통화에서 "안 대표의 정치적 판단과 결단에 따라 이 대표를 만날 개연성은 얼마든지 있다"며 "안 대표의 판단이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걸림돌은 합당 최대 쟁점인 당명 개정과 대선후보 선출 규정에 대한 이견이다. 이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다시 글을 올려 "지지율 1위 하는 제1야당에게 당명 바꾸라고 요구하면서 대화를 거부하는 게 갑질"이라고 불가 입장을 거듭 못박았다.

김철근 국민의힘 당대표 정무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안 대표를 향해 "정치는 타이밍"이라며 "또다시 최악의 타이밍이 되지 않길 바란다"고 조속한 합당 협상을 촉구했다.

김 실장은 "국민의당과의 합당 문제가 당 밖의 유력주자들의 입당보다 먼저 해결됐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고 했다.

U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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