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흥행 '참패' 하반기 대어급 IPO에 영향 미칠까

안재성 / 기사승인 : 2021-08-04 17: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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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높은 공모가 부담…보수적인 가격 조정 이어질 듯"
LG에너지솔루션, 카카오페이, 현대중공업, 롯데렌탈 관심
게임업체 크래프톤이 공모 흥행에 실패하면서 올해 하반기에 대기중인 IPO(기업공개) 대어의 공모주 청약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증권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을 둘러싼 자금은 풍부하고 공모주 투자열기가 여전히 높다"며 "크래프톤의 '흥행 참패'는 지나치게 높은 공모가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때문에 다른 공모주들은 공모가를 보수적으로 잡는 경향이 강해질 전망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IPO 대어로 꼽히는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 카카오페이, 현대중공업, 롯데렌탈 등이다.

롯데렌탈은 오는 9~10일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실시한다. 

카카오페이는 당초 이달 12일 상장 예정이었으나 금융감독원이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하면서 상장 일정도 미뤄졌다. 9월 말∼10월 초 상장이 예상된다.

LG화학이 배터리 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한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9월 말쯤 공모를 거쳐 10월 상장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은 이달 중순경 금감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후 다음달 말쯤 상장할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에 걸쳐 '공모주 대박'이 연달아 터져 청약에 나서는 투자자들의 기대가 높다. 그러나 무작정 기대치를 높게 잡는 건 위험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오는 10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할 예정인 크래프톤은 흥행에 참패했다. 크래프톤 청약 증거금은 총 5조358억 원에 불과했으며, 최종 통합 경쟁률도 7.79대 1에 그쳤다.

카카오뱅크(182.7대 1), SKIET(288.2대 1), SK바이오사이언스(335.36대 1)에 비하면 한참 낮은 수준이다. 카카오뱅크의 청약 증거금이 58조 원을 넘겼고 다른 대형 공모주들도 수십 조 원에 달했던 것보다 훨씬 적다.

흥행에 실패하면서 상장 후 주가 흐름 전망에도 먹구름이 꼈다. 지난 3일 크래프톤의 장외가는 49만5000원으로 공모가(49만8000원) 마저 밑돌았다. '따상'을 기대하기는 커녕 상장후 추가하락을 걱정하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하지만 크래프톤의 실패로 공모주 투자 열기가 식었다고 보기에는 아직 증시 자금이 풍부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총 69조6504억 원으로 올해 들어 4조1277억원 늘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IPO는 역대급 규모"라면서 "상장을 통해 기업들이 약 20조 원의 자금을 조달하고, 증시의 시가총액은 100조 원 이상 불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진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크래프톤의 공모가는 주가수익비율(PER) 25배에 달한다"며 "너무 높은 공모가가 투자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한 듯 싶다"고 진단했다. PER 25배는 게임업계 대장주인 넥슨(12배)을 2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 크래프톤의 흥행 실패로 다른 하반기 'IPO 대어'들은 공모가를 보수적으로 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셔터스톡]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크래프톤의 흥행실패로 증시 랠리만 믿고 공모가를 높게 잡는 건 위험하다는 걸 확실히 알렸다"며 "하반기에는 공모가를 보수적으로 책정하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지난해 공모주 관련 증권신고서에 6건 정정요구를 했던 금감원이 올해는 벌써 9건이나 정정요구를 했다"며 "금감원의 압박으로 공모가가 낮아지는 트렌드를 크래프톤이 더 가속화시키는 모양새"라고 판단했다.

이미 롯데렌탈은 희망 공모가 밴드를 4만7000~5만9000원으로, 상당히 보수적으로 잡았다. 롯데렌탈은 경쟁사인 SK렌터카와 AJ네트웍스를 참고해 주당 평가가액을 8만2152원으로 산출했는데, 여기에 28.18~42.79%의 할인율을 적용했다.

이는 앞서 상장한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최대 40.4%)나 SK바이오사이언스(최대 40.4%)보다 더 높은 할인율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개 정보기술(IT) 기업의 할인율이 높은 편인데, 롯데렌탈은 그보다 더 크게 할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차량 공유 산업 내 유일하게 지난해 영업이익을 실현했다는 점에서 롯데렌탈의 희망 공모가는 국내 유사업체 대비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카카오페이는 본래 희망 공모가 밴드를 6만3000~9만6000원으로 정했으나 이번에 증권신고서를 정정하면서 공모가를 낮출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의 적자 규모가 감소세이긴 하지만, 지난해에도 179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고 지적했다. 이어 "'카카오' 브랜드와 플랫폼기업 특유의 높은 성장성은 강점이나 아직 적자란 점도 감안해 공모가를 산정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조선업계가 수주 호황이란 점은 장점이지만, 후판가격 인상으로 이익률이 떨어지고 있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시장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세계적인 친환경 트렌드로 인한 높은 성장성, 우수한 실적 등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을 통한 자금 확보로 생산능력을 확대해 세계 1~2위권 시장지배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모 규모 10조 원 이상이 유력시된다"며 "상장기업과 주관사 측이 할인율을 높게 적용할 경우 상당한 수익을 기대할 만한 투자처"라고 말했다.

U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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