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주치의 "조용히 눈물 흘리며 수술동의…이후 팬 됐다"

김지원 / 기사승인 : 2021-08-05 11:08:33
  • -
  • +
  • 인쇄
페이스북에 "'국대 마지막 경기 될 줄 모르지만 박수 아끼지 않겠다"
2020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9년만에 4강에 진출한 가운데 한양대 명지병원 김진구 교수가 과거 김연경 선수와의 사연을 소개하며, 그 이후 그의 팬이 됐다고 밝혔다.

▲ 지난 7월 31일 오후 도쿄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예선 A조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대한민국 김연경이 공격을 성공시키고 있다. [뉴시스]

슬관절(무릎) 질환과 스포츠손상 전문가인 김 교수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연경은 매 시즌마다 최소 두세번은 병원을 찾는 내게 응원하며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안타까운 환자였다"며 "김연경을 처음 진료실에서 본건 15년전 18세의 나이, 이제 막 고교를 졸업한 신인 선수였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연봉 5000만 원의 새내기인데 이미 스타가 된 이 친구는 점프, 착지를 할 때마다 아파서 뛰기 힘들 정도였다"며 "약도 처방해주고, 강력한 소견서도 써줘 휴식을 취하도록 조치했고, 중대 부상으로 이어지지 않게 재활 치료를 최소 6주간 하기를 권장했다"고 했다.

김 교수는 "그런데 며칠 후 TV를 보니 소리를 질러가며 멀쩡하게 뛰고 있는 걸 봤다. 그것도 그냥 뛰는게 아니라 그 선수 하나 때문에 인기도 없던 여자 배구가 인기 스포츠로 올라가는게 느껴질 정도였다"며 "2년 후인 2008년 호화군단 소속 팀이 거의 전승으로 시즌을 마칠 무렵에도 나는 부상 중이었던 김연경 선수가 일찍 진료를 보고 쉴 것으로 기대했으나, 마지막 경기까지 주 공격수로 시즌을 다 소화하더라"고 전했다.

이후 김연경은 국가대표 소집을 앞두고 병원을 찾았다고 한다. 김 교수는 "MRI를 보니 우측 무릎 관절 안 내측 반월상 연골이 파열돼 무릎 안에 조그만 덩어리가 걸려 있어 수술은 불가피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구단은 당장 수술을, 김연경은 수술이 대표팀 경기에 지장을 줄 경우 미룰 뜻을 드러냈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술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납득했다고 한다. 김 교수는 "김연경은 혼잣말로 들리지 않게 '식빵 식빵'을 외치며 닭똥 같은 눈물을 정말 조용히 흘리고는 수술 동의서에 싸인을 했다"며 "그후로 난 그녀가 눈물을 보이거나 누구 탓을 하는 것을 본적이 없다. 김연경이 입원한 덕에 여자 배구 선수들을 다 본 것 같고 그후로 난 여자배구의 팬이 됐다"고 했다.

김 교수는 끝으로 "김연경은 힘든 티, 아픈 티를 한번도 내지 않고 계속 코트에서 소리를 질러대는 사기꾼(선수들의 사기를 북돋는)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빈틈이 없어 상대 팀 선수들도 두렵고 존경하는 선수"라며 "결과는 이미 중요하지 않다. 마지막 국가대표 경기가 될 지도 모르는 김연경 선수를 위해 박수를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식빵'은 경기 도중 화가 나 욕설을 내뱉는 김연경의 모습을 보고 팬들이 욕설과 비슷한 발음의 '식빵'으로 순화한 것이다. 팬들은 그에게 '식빵 언니'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지금은 김연경을 상징하는 표현 중 하나가 됐다.

U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upinews.kr

[저작권자ⓒ U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글자크기
  • +
  • -
  • 인쇄

핫이슈

2021. 9. 28. 0시 기준
305842
2464
27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