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욕심 커졌나…'고발사주'에 이낙연, 靑 끌어들여

김광호 / 기사승인 : 2021-09-15 17:3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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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 "당청 내 손준성 엄호한 사람들 있었다" 폭로
진중권 "秋 답변 코미디…임명 질문 피해간 것"
장관때 인사책임 회피 의도…이낙연 책임 전가도
與 경선서 3위 오르자 지지층 결속용 무리수 평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사주' 의혹이 국가정보원의 정치 개입 논란으로 번진 데 이어 청와대와 여당으로까지 불똥이 튀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선 경선후보가 의혹의 핵심 인물인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이하 검사)의 엄호세력이 청와대와 민주당에 있었다고 폭로한 것이다. 추 후보의 '폭탄 발언'으로 고발사주 의혹 관련 진흙탕 싸움이 여권 내부로까지 확전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왼쪽), 추미애 대선 경선후보가 지난 14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MBC 100분 토론에 앞서 주먹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추 후보는 지난 14일 밤 개최된 'MBC 100분토론' 대선 경선후보 TV토론회에서 이낙연 후보를 겨냥해 "작년 11월 언론들은 야당과 합세해 '추-윤 갈등', '윤석열 살리기' 프레임을 씌웠다"며 "당시 이 후보는 (민주당) 대표였는데, 이를 바로잡으려는 법무부 장관에 대해 해임을 건의했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고 날을 세웠다.

이 후보는 "그런 적 없다"며 "그 무렵 당에서는 김종민 검찰개혁특위 위원장과 김민석, 정태호 의원, 청와대 최재성 정무수석도 (검찰개혁) 논의를 했고, 그중 일부는 추 후보와 만나 상의를 했다"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이어 손 검사 인사와 관련해 반격을 가했다. "왜 그런 사람을 그 자리에 임명했나"라며 "그때 법무부 장관이었지 않느냐"고 추 후보에게 따진 것이다.

원주지청장을 맡았던 손 검사는 추 후보의 장관 취임 직후인 지난해 1월 인사에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에 임명됐고 하반기 인사에서도 유임됐다.

그러자 추 후보는 "윤석열 로비에다가 당에서도 엄호한 사람이 있었다"며 "청와대 안에서도 있었다"고 폭로했다. '당에서도 엄호한 사람이 있다'는 답변에선 손으로 이낙연 후보를 가리키기도 했다.

다만 '인사청탁을 한 사람이 누구인지 밝혀야 한다'는 박용진 후보의 지적에는 "제가 말하면 '윤석열 일당의 국기문란'이라는 문제의 본질이 인사 논란으로 바뀐다"며 말을 아꼈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 그동안 함구해 온 청와대가 이례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은 15일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추 후보 발언을 두고 "정치는 정치권에서 논의해야 될 문제로, 청와대가 왈가왈부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청와대가 답변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의 불쾌한 기류가 실린 뉘앙스다.

추 후보의 발언을 두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코미디는 추미애의 답변"이라고 썼다.

진 교수는 "이낙연은 추미애에게 '왜 손준성을 그 자리에 앉혔냐'고 물었는데 추미애는 윤석열과 청와대 사람들이 유임을 고집했다고 말했다"며 "애초에 왜 '임명'을 했느냐고 물었는데, 청와대의 윤석열 비호 세력 때문에 '유임'시켰다고 대답한다. 질문을 피해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나리오가 허접하다보니 여기저기 송송 구멍이 나 있는 상태"라고 일침을 가했다.

추 후보의 발언은 자신을 공격해 온 이 후보 질문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지만 발언 자체만으로 큰 파장이 일고 있다. 대선판을 흔들고 있는 가장 민감한 현안인 고발사주 의혹 핵심 인물에 대해 청와대와 여당의 '엄호'가 있었다는 내용 때문이다. 

일각에선 추 후보의 폭로가 '손준성=윤석열 사람'이란 인식을 부각하고 손 검사 유임과 관련해 자신의 책임을 벗어나기 위한 포석이란 분석이 나온다. 오히려 손 검사 유임에 당시 당대표였던 이낙연 후보가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가 깔려있다는 의견도 있다.

'추-윤 갈등' 이후 윤 전 총장과의 라이벌 구도를 통해 반사이익을 누리던 추 후보는 이번 고발사주 의혹도 지지율 상승의 동력으로 삼으려 한다는 관측이 많았다. 그런데 의혹의 핵심인물인 손 검사 유임에 대한 추 후보 책임을 이낙연 후보가 지적하자 해명과정에서 여당과 청와대까지 끌어들이게 된 것이다.

여권 내부에선 추 후보 본인이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당청에 물귀신 작전을 펼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지지세가 급상승하며 11%까지 치솟은 추 후보는 이낙연 후보와의 2위 싸움을 위해 강성 친문 지지층의 결집에 사활을 걸고 있다. 여기에 제일 좋은 카드가 '윤석열 때리기'인데 고발사주 의혹에 얽히지 않아야 명분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 만큼 욕심이 커진 추 후보가 지지층 결속을 위해 청와대까지 걸고 넘어지는 무리수를 둔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추 후보가 구체적으로 엄호세력이 누군지는 밝히지 않았고 추가 언급이 없는 것으로 볼 때 더이상의 폭로는 없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이날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추 후보가 손준성 유임 책임에 대한 방어과정에서 청와대와 당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며 "민주당 대선 후보인 추 후보 자신에게나 여권 전체에 해가 될 수 있는 내용이기때문에 관련 내용에 대한 추가 폭로 등은 자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도 "윤석열을 잡겠다고 대선 경선에 나선 추 후보로서는 윤 전 총장 고발사주 의혹에 조금이라도 얽히고 싶지 않았을 것"이라며 "청와대나 여당에 대한 폭로는 자폭이기때문에 '윤석열 때리기'에 올인해 2위 추격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U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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