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신머리 안바꾸면 당 없어져야"…洪·劉·元 "오만"

장은현 / 기사승인 : 2021-10-14 15:4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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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당 선배들이 與 프레임으로 공격…그런 정신머리 바꿔야"
홍준표 "못된 버르장머리 고치지 않고 정치하기 어려울 것"
유승민 "등에 칼 꽂아…文 정부 '충견', 눈에 뵈는 게 없나"
尹·원희룡 우호 관계도 분열?…元 "기본적인 예의는 갖춰야"
尹 "당 쇄신하자는 것…劉, 옛날에 자유한국당 해체하자 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후보가 자신을 협공하는 유승민, 홍준표 후보를 격하게 성토하는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그러자 유, 홍 후보는 물론 원희룡 후보도 벌떼처럼 일어나 윤 후보에 맹공을 퍼부었다.

윤 후보는 지난 13일 제주도당에서 열린 캠프 제주선대위 임명식에서 "정치판에 들어오니 여당이 따로 없고 야당이 따로 없다"며 포문을 열었다. "당 선배들이 제가 정치를 하기 전엔 '제대로 법 집행하려다 핍박 받은 훌륭한 검사'라고 하더니 정치에 발을 들인 후엔 핍박이 갑자기 의혹이 바뀌더라"는 것이다.

이어 "민주당과 손 잡고 그 쪽 프레임에 맞춰 저를 공격한다"며 "이재명-유동규 관계를 저와 손준성 관계라는 식으로 공격을 하는데, 야당 대선 후보가 할 소리인가"라고 질타했다. 유 후보가 한국기자협회 초청 간담회에서 '고발사주' 의혹 관련해 "윤 후보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한 것을 저격한 발언이다.

홍 후보도 함께 겨냥했다. 윤 후보는 홍 후보가 '제주도를 라스베이거스로 만들겠다'고 한 것을 들며 "라스베이거스처럼, 사막의 대형 관광 호텔 시설과 도박장 막 때려넣은 곳에서 살고 싶냐"고 따졌다. 

윤 후보는 "그분들이 제대로 했으면 정권이 넘어갔겠으며,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저렇게 박살이 났겠나"라며 "도대체 무슨 면목으로 또 대통령하겠다고 나와 당내 후보를 민주당 프레임으로 공격하는지, 당이 한심하다"고 비꼬았다.

정치 초년생이자 당의 경험이 일천한 윤 후보의 도발적 발언은 당내 적잖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경선 레이스의 긴장감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경쟁자들은 격분했다. 홍, 유, 원 후보는 "참 오만방자하다. 눈에 뵈는 게 없나"라고 직격했다.

▲ 국민의힘 홍준표 대선 경선후보가 지난 13일 제주시 도남동 KBS 제주방송국에서 열린 합동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홍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나는 이 당을 26년 간 지켜온 사람으로서 그간 온갖 설화도 그냥 넘어 갔지만 윤 후보의 발언은 넘어가기 어렵다"며 "뻔뻔하고 건방지기 짝이 없다"고 쏘아붙였다.

홍 후보는 이어 "문재인 대통령과 한 편이 돼 보수궤멸에 선봉장이 된 공로로 벼락출세를 두 번이나 하고 검찰을 이용해 장모와 부인 비리를 방어했다"며 윤 후보를 평가절하했다. 그러면서 "검찰총장 사퇴 후, 자신이 봉직하던 그 검찰이 윤 후보와 그 가족 비리를 본격적으로 수사하니 '정치수사'라고 호도한다"고 지적했다.

홍 후보는 "초임검사가 검찰총장 하겠다고 덤비면 우스운 꼴이 되듯 정치 입문 넉 달 만에 대통령 하겠다고 우기는 모습이 철 없어 보이고, 어처구니가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여태 검찰 후배라고 조심히 다뤘지만 다음 토론 때는 혹독한 검증을 해야겠다"며 "못된 버르장머리 고치지 않고는 앞으로 정치 계속 하기 어렵겠다"고 경고했다.

홍 후보 캠프도 거들었다. 여명 대변인은 홍 후보가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지 약 20분 만에 성명서를 내고 "입당 후 불과 세 달 만에 본인의 확장성 결여와 도덕·정책 역량 부족으로 선두 자리를 빼앗기고선 '난 잘할 수 있는데 한심하게 더불어민주당 프레임으로 나를 공격한다'며 당 탓을 한다"고 직격했다.

여 대변인은 그러면서 전날 진행된 방송 토론회 당시 윤 후보가 주도권 토론을 할 때 여러 차례 오디오 공백 상황을 만든 것을 언급했다. "가져온 A4용지 뒤적이면서도 질문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그의 정치 역량을 지적한 것이다.

원 후보도 "기본적인 예의를 지켜달라"며 페이스북에 비판 글을 올렸다. 윤 후보는 최근 원 후보 역량을 연일 칭찬하며 우호적 관계를 맺는 데 신경쓰고 있다.

▲ 국민의힘 원희룡 대선 경선후보 14일 "후보 검증은 정치의 기본"이라며 윤석열 대선 경선후보에 대한 비판 글을 올렸다. [원 후보 페이스북 캡처]

원 후보는 "후보 간 검증을 하다 보면 불편하거나 힘들 수 있지만 '정신머리부터 바꾸지 않으면, 우리 당은 없어지는 게 낫다'고 말한 것은 분명한 실언"이라고 못박았다. "당원을 모욕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유 후보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뭐가 두려워 등 뒤에서 칼을 꽂나"라며 "문 정권 하수인 시절 버릇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문 정권 '충견' 노릇을 한 덕에 벼락출세하더니 눈에 뵈는 게 없나"라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준석 대표는 윤 후보 발언에 대해 의아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윤 후보 입장이 상대 후보 공격에 반응하는 것이었다면, 그 화살을 당 해체로 돌리는 것은 개연성이 좀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지금까지는 후보 간 기싸움 정도로 인식하고 있지만 지지자가 우려할 정도까지 설전이 격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우려했다.

논란이 번지자 윤 후보는 경기도당 주요 당직자 간담회에서 '당 해체' 발언에 대해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 당이 더 쇄신하자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이런 정신머리부터 바꾸지 않으면 우리 당은 없어지는 게 맞다'라고 말한데 대해선 "너 인마, 그런 것도 못밝힐 거면 검사 때려치워'라는 말이 때려치우라는 건가. 잘 하라는 거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유 후보를 또 저격했다. 유 후보가 2017년 19대 대선 때 바른정당 후보로 나설 당시 자유한국당 후보였던 홍 후보를 향해 "한국당이 빨리 해체돼 바른정당에 올 분은 오는 게 맞겠다"고 말한 것을 문제삼았다.

윤 후보는 "어느 대선 후보 한 분은 옛날에 한국당을 해체해야 한다고 했는데, 저는 '제대로 하자' 이거다"라며 발언 취지를 재차 강조했다.

UPI뉴스 / 장은현 기자 eh@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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