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역사상 최악의 버블...내년부터 '악' 소리 날 것"

김지원 / 기사승인 : 2021-10-14 20:46:10
  • -
  • +
  • 인쇄
김기원 '데이터노우즈' 대표...빅데이터 기반 부동산 예측
"아파트 가치 고평가…떨어지기 시작하면 아수라장 될 것"
"변곡점이 시작됐다."

도대체 '미친 집값'은 언제 잡힐 것인가. 매매가 눈에 띄게 줄기는 했지만 집값 상승 전망은 여전하다. 이런 가운데 '거품 붕괴'를 얘기하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다. 김기원 데이터노우즈 대표도 그중 한명이다.

김 대표는 "이미 하락 징조가 나타나고 있다"며 "지금 집을 사는 건 폭탄을 들고 불 속에 뛰어드는 것"이라고 단언한다. 김 대표의 전망에 좀 더 눈길이 가는 것은 장기 시계열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김 대표가 설립한 회사 '데이터노우즈'란 '데이터는 답을 알고 있다'는 의미다. 

김 대표는 하락 징조로 먼저 금융시장의 움직임을 꼽았다. 부동산이 떨어지기 전에 주가가 내리고 환율이 뛰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지금이 그렇다는 것이다. 통화량에 비해 너무 높은 아파트값 상승률, 과도한 가계부채도 하락의 징조로 본다.

—지금 집값 어떻게 보시나

"현 부동산 가격엔 역사상 최악의 버블이 껴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저금리 기조 때문에 시중에 통화량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언제까지고 오를 수만은 없다. 변곡점이 시작했다. 제가 올 2월에 이르면 이번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부터 변곡점이 와서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 말했다. 데이터에 근거해 명확하게 변곡점이 오고 있는 게 보였기 때문이다. 최근엔 '이제 변곡점이 시작했다'라고 말한다. 데이터가 더 확실해졌다."

▲ 김기원 데이터노우즈 대표가 14일 서울 서초구 사옥에서 UPI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어떤 점에서 변곡점이 시작됐다고 보나

"부동산시장이 움직이기 전에 먼저 금융시장이 반응하곤 한다. 현재 주가가 4개월 연속 떨어지고 있다. 환율은 5개월 연속 상승했다. 코로나19로 풀린 돈이 자산시장으로 몰려 들어가며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이제 '위드(with)코로나'로 접어들고 있다.

언제까지 유동성을 풀 순 없으니, 결국 테이퍼링이나 금리인상이 가시화한다. 실제 금리 인상과 테이퍼링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정부 대출 규제도 더해졌다. 그럼 주가가 조정되고 환율이 올라간다. 앞으로 주가가 더 내려가면, 부동산 시장 버블 붕괴로 이어질 것이다."

—부동산 가격이 얼마나 고평가되었나

"통화량과 아파트 시가총액을 비교해보자. 보통 통화량이 늘어나면 화폐가치가 하락하고, 아파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그런데 최근에는 두 수치 사이에 간격이 너무 많이 벌어졌다. 시중 통화량 증가율보다 아파트 시가총액 증가율이 42%p나 더 높다. 통화량이 늘어나는 속도보다도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가팔랐다는 뜻이다.

이에 더해 현재 가계부채 수준이 심각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지난해말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104%다. 'IMF 위기' 당시 40%를 넘는 정도였다는 걸 고려할 때 역사상 최악의 가계부채다.

빚보다 자산이 빨리 늘어나는, 자산가격 상승 시기엔 문제가 없다. 하지만 빚은 목까지 차 있는 상태에서, 자산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아수라장이 된다. 난리가 날 거다."

—난리가 난다면 그 시기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여기저기서 '악'소리가 나기 시작할 거다. 아직은 괜찮다. 지금은 적극적으로 매도할 시기가 왔다고 보시면 된다. 내년 중순까지가 팔 수 있는 타이밍이다. 그 이후는 위험하다.

기본적으로 부동산은 계속 올라가는 게 맞지만, 크게 떨어질 때가 있다. 90년대 초중반 서울 아파트 가격이 그랬고, 2010년대 초반에도 그랬다. IMF 때는 50% 이상 떨어졌다.

지금 너무 위험한 순간들이 다가오고 있다. 폭탄이다. 심각한 부채를 안고 있고, 자산은 고평가되어 있는데 금리 인상이 이뤄진다. 엄청난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될 거다. 이런 부분들을 미리미리 위험이 닥치기 전에 준비를 해야 한다. "

—임대차 3법 영향이 매매가를 밀어올릴 거란 예측도 있는데

"임대차 3법은 확실히 지금까지 상승 영향을 줬다. 정부가 시장을 통제하려고 하면 안 된다. 데이터로 적절한 수요를 측정하고, 적정하게 새 아파트 공급을 유지해주는 정도면 된다. 오래된 아파트에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없지 않나. 또 양도세를 가지고 통제를 하려 하면 안된다. 양도세를 가지고 통제하면 팔려는 사람이 없으니 시장에 매물이 없어진다.

그러나 앞으로는 다르다. 현재 전세가와 매매가에 다 거품이 껴있다. 2010년대 초반과 같은 하락장이 내년 중순 이후에 펼쳐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당시 서울이 하락할 때 가장 많이 나온 이야기가 '하우스푸어'였다. 매매가가 전세가 밑으로 내려가 버린 거다. 향후 2~3년 정도 후부터는 그 때보다 하우스푸어 현상이 더 심각해질 우려가 높다."

—당분간 물량 부족으로 가격상승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있지 않나

"공급량만 가지고 가격을 말하는 건 코끼리 코만 가지고 코끼리를 이야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2012년과 2013년 서울 입주 물량이 적었다. 하지만 이때 가격은 내려갔다. 이는 '물량'이 부동산 가격을 움직이는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이 외에도 가격에 영향을 끼치는 데이터들이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경기·서울의 경우 2017~2018년에 입주 물량이 많았다. 당시 '입주 폭탄, 수도권 아파트 가격 떨어진다', '정부 규제가 시작되며 아파트 이제 안 오른다'라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그런데도 가격이 올랐다. 이런 부분은 공급량으로 설명할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떤 요인으로 부동산 가격이 움직이나

"흔히 부동산 '호재'라고 이야기하면서도, 본질적인 가치에 대비해서 싼지 비싼지에 대한 판단은 잘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이걸 데이터로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 고민해서 세 가지 기준을 적용했다. '전세 대비, 소득대비, 물가 대비' 주택가격이다.

전세는 투자목적보다는 실수요가 반영될 확률이 높다는 점에 주목했다. 실제 가격이 수요만큼 움직인다. 매매가와 전세가를 비교해서 전세가격 대비 평가 인덱스를 만들었고, 이를 적용해보니 너무 정확했다. 어느 지역이 고평가인지, 어디가 저평가되어있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 지역마다 흐름이 다르므로 소득대비 평가 인덱스도 직접 만들었다.

또 물가가 올라가는 만큼 실물자산인 아파트값도 상승한다고 봐서 물가 대비 평가 인덱스를 만들었는데, 잘 맞았다. 여기에 입주 물량, 일자리 수, 인구, 세대수 등을 결합해서 '종합투자점수'를 만들었다. 개인에게 쉽게 다가가기 위해, 어떤 데이터가 얼마만큼의 영향을 미치는지를 계산해서 만든 거다.

예를 들어 평택의 경우 2016~2017년 약한 상승세를 보이다 2018 ~ 2019년 입주 폭탄이 쏟아지며 매매가와 전세가가 하락했다. 하지만 '상승' 분석을 내놓았다. 2020년 1월에 평택의 아파트가 소득 대비 너무 싸졌고 향후 입주물량이 감소하고, 세대수와 인구수가 늘어난다는 점, 일자리 크기 데이터 등까지 추가한 결과였다. 실제로도 이때 평택 집값은 바닥을 찍고 계속 상승중이다." 

—빅데이터에 근거해 투자하면 실패하지 않나 

"빅데이터 부동산 투자는 상대방의 패를 보고 고스톱을 치는 것과 비슷하다. 이제는 부동산 투자 의사결정을 다양한 데이터에 근거해서 과학적으로 할 수 있다. 100세 시대가 온 만큼 부동산과 같은 자산에 대한 의사결정이 중요한 시대가 왔다. 자산에 대한 의사결정을 어떻게 하는지가 좋은 대학을 나오고 직장을 잡는 것보다 더 중요한 시대가 됐지만, 이를 너무 주먹구구식으로 하고 있다. "

—지금 집 사는 게 얼마나 위험하다고 보나

"부동산 관련 의사결정을 잘하면 좋은데, 잘못하게 됐을 때 개인에게 미치는 악영향이 너무 심하다. 역사는 반복된다. 내 집 마련 잘못하면 1억, 2억 원을 잃는 건 아무것도 아니다. 부동산 불패 신화가 범람할 때 사는 건 폭탄을 들고 불 속에 뛰어드는 거랑 똑같다.

모든 투자는 내가 산 가격보다 더 비싸게 사줄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성공하는 거다. 모든 사람이 '영끌'해서 다 샀는데 누가 더 이상 이 가격을 뒷받침해줄 수 있나. 상승이 어디까지 될지 알 수는 없겠지만, 지금은 내 집 마련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는 건 위험한 시기다. 내년 어느 즈음부터 본격적인 대세하락장이 펼쳐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U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upinews.kr

[저작권자ⓒ U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글자크기
  • +
  • -
  • 인쇄

핫이슈

+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