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에 박힌 등록칩, 가출한 '여름이'를 찾아주다

김해욱 / 기사승인 : 2021-11-29 14:3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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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과의 공존, 갈 길 멀다] ④ 겉도는 동물등록제
시행 8년이 지났으나 전체 반려견 38.5%만 등록
"세금 뜯으려는 것"…오해, 억측 속 거부감 적잖아
서울 광진구 구의동에 사는 40대 이모 씨는 올봄 아찔한 경험을 했다. 아차 하는 사이 반려견 6살 포메라니안 '여름이'를 잃어버렸다. 점심에 생선구이를 한 뒤 환기하려 현관문을 잠시 열어둔 사이 여름이가 '가출'한 것이다. 여름이가 사라진 걸 깨달은 건 현관문을 닫고 수분이 지난 뒤였다. 

이 씨는 깜짝 놀라 뛰어나갔다. 여름이의 산책 코스를 샅샅이 뒤졌으나 허사였다. 이제 믿을 건 여름이 등에 박힌 칩뿐이었다. 약 2주가 지난 뒤 소식이 왔다. 여름이가 성동구 서울숲 근처에서 발견됐다는 연락이었다. 순전히 반려인 정보가 담긴 칩 덕분이었다. 반려동물 등록제가 아니었다면 이 씨는 여름이를 두번 다시 보지 못할 뻔했다.  

해당 사연을 전해준 황동열 팅커벨 애견센터 대표는 "구조 당시 여름이는 영양실조 상태였다. 몸도 많이 지저분해서 영락없는 유기견 행색이었다"며 "내장칩이 없었다면 여름이는 유기견으로 지내다가 결국 안타깝게 안락사 당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구조 활동을 하면서 가장 안타까운 것이 유기견에게 예쁜 목줄은 있는데 칩이 없는 경우"라며 "지금까지 내장형 칩이 있는 유기견은 100% 원래 반려인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올 상반기 발생한 유실·유기동물은 5만6697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 감소했다. 2019년 7~8월에 시행된 동물등록 자진신고 기간에 총 33만 마리가 신규 등록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 서울 성동구 서울숲을 산책중인 반려견. [문재원 기자]

'동물등록제'는 2013년부터 시행됐다. 버림받는 반려견을 줄이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보편화하지 못했다. 제도 자체를 모르거나 알아도 등록하지 않은 이들이 더 많다. 정식 명칭은 '동물등록제'이지만 개를 주 대상으로 하고 있기에 일반적으로 반려견 등록제로 불린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등록 반려견은 약 232만 마리로 전체 추정 반려견의 38.5%에 불과하다. 국민 10명 중 2명은 이 제도의 존재조차도 모른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있었다.

이렇게 시행 8년이 되도록 겉돌고 있지만 반려견 등록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1차 적발시 20만 원, 2차 적발 40만 원 등 최대 1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반려 목적으로 기르는 2개월 이상인 개가 대상이다. 여타 반려동물들은 의무 대상은 아니다. 반려묘 동물등록제는 시범운영 3년째다.

▲ 내장형 칩이 삽입된 반려견 목 뒤를 스캐너로 스캔하면 등록번호가 나온다. [팅커벨 애견센터 제공]

그러나 아직 아직 등록제에 거부감을 느끼는 반려인들이 적잖다. 여기엔 오해나 억측이 작용하기도 한다. 예컨대 30대 엄 모 씨는 반려동물 등록제가 결국 '세금을 걷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될 것이라 생각한다.

엄 씨는 "반려동물 등록제는 반려견을 위해 만들어진 '착한 등록제'인 것 마냥 선전하지만 정부의 궁극적 목표는 반려인구를 데이터베이스화해서 체계적으로 세금을 뜯어가겠다는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실제 해외 선진국엔 '반려동물세'가 있다. 프랑스, 영국을 제외한 대부분 선진국들이 이미 도입했다. 유럽은 반려견에 한해서만, 미국·캐나다는 반려묘에 대해서도 세금을 낸다. 우리 정부도 지난해 1월 반려동물 보유세 도입을 검토했다가 논란이 거세지자 2022년부터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한 발 물러선 바 있다. 

30대 반려인 장 모 씨는 형평성 문제를 지적했다. "반려묘나 다른 반려동물은 강제하지 않으면서 반려견만 강제하는건 차별"이라며 "다른 반려동물 키우는 사람들과 달리 반려견 키우는 사람들만 정부 관리가 필요한 것이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동물등록제는 사람과 반려견들이 함께 살아가는 이 시대에 올바른 반려동물 문화를 정착하는데 필요한 수단 중 하나"라며 "아직 제대로 정착되지 않은 만큼 앞으로 좀 더 적극적으로 홍보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 동물등록 유형

동물등록을 할 땐 내장형과 외장형 칩 중 선택할 수 있다. 칩 안에는 소유자, 주소, 전화번호가 담긴다.

내장형 칩은 좁쌀만한 크기로 주사방식을 통해 반려견 목 주변에 삽입하게 되는데, 삽입 후 스캐너로 스캔하면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외장형 칩은 전자태그 형태로 되어 있어 반려견의 목줄에 걸면 된다.

내장형 칩은 쉽게 잃어버리거나 파손될 일이 거의 없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려견의 몸 속에 삽입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반려인들도 있다.

외장형 칩은 거부감이 덜한 편이지만 파손되거나 태그가 끊어질 위험성이 크다는 문제점이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이유로 내장형 칩을 권장하고 있다. 
UPI뉴스 / 김해욱 기자 hwk1990@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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