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하게 사과드린다"…이재명의 '조국 털기'

허범구 / 기사승인 : 2021-12-02 17:3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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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로남불로 공정성 기대 훼손…책임 크면 비판 커"
중도층 공략 위해 친문·강성 지지층 반발 감수 의지
조응천·윤건영 공감…열린민주당과 합당 향배 주목
진중권 "與 국민기만 용서 못해…명확히 사죄해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일 '조국 사태'를 사과했다.

이 후보는 이날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조국 전 법무장관은 여전히 우리 당이 국민들로부터 외면받고 비판받는 문제의 근원 중 하나"라고 진단했다. 이어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아주 낮은 자세로 진지하게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공판을 마친 뒤 떠나고 있다. [뉴시스]

이 후보는 최근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 쇄신·반성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최대 걸림돌은 일부 친문·강성 지지층의 '조국 사랑'이다. 이 후보가 조국을 치는 것은 집토끼의 반발과 이탈을 감수하겠다는 뜻이다. 대선 승리를 위해 반드시 '조국의 강'을 건너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이 후보는 토론회에서 "민주당이 열린민주당과 합당을 추진 중인데 조 전 장관을 옹호했던 분들이 많아 다시 '조국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는 질문을 받았다. 그러자 "(열린민주당은) 원래 같은 뿌리고 같은 식구이니 합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라면서도 조국 털기를 시도했다.

그는 "민주당이 국민의 공정성에 대한 기대를 훼손하고 또 실망시켜드리고 아프게 한 점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우리는 작은 하자인데 너무 억울하다, 왜 우리만 갖고 그러느냐는 태도를 보인 것이 국민께서 민주당을 질책하는 주원인인 소위 '내로남불'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서, 앞으로 민주당이 조금 더 국민의 우선 정당으로 바뀌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조국 저격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명확한 사죄와 반성이 있어야한다"고 촉구했다.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페이스북 캡처.

진 전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 후보) 사과는 평가하나 더 구체적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조 전 장관 부인 정경심씨) 징역 4년 형은 작은 흠이 아니고 법원에서는 죄질이 나쁘다고 판시했다"며 "민주당은 범죄를 옹호하기 위해 국민을 기만하고 '진실을 말하는 이들에게 고통을 준 것'은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부분에 대한 명확한 사죄와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후보는 지난달 23일 YTN에 출연해 조 전 장관 문제와 관련해 "잘못이 확인되면 당연히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똑같은 행위에 대한 책임도 권한이 있을 때 더 크게 지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당 내 '소신파'로 꼽히는 조응천 의원은 라디오에 출연해 '중도층이 민주당에서 멀어지기 시작한 기점이 조국 사태이고 아직도 털어내지 못한 것 아닌가'라는 지적에 "뼈 아픈 지적이고 언젠간 맞닥뜨릴 거다"라고 답했다. 이 후보의 '잘못 책임론'은 조 의원 발언에 공감한 것이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 복심 윤건영 의원도 조국 사태에 대해 "잘못이 있으면 당연히 책임지는 게 온당하다"며 선을 긋는 태도를 보였다.

민주당의 이같은 기류는 지난 5월 조 전 장관의 회고록 '조국의 시간'이 출간되었을 때와는 대조적이다. 당시 민주당 측에선 "유배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조 전 장관에게 미안하다", "조국의 시련은 개인사가 아닌 촛불시민의 개혁사" 등의 반응이 나왔다.

이 후보의 이날 사과로 민주당과 열린민주당 합당의 향배가 주목된다. 

U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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