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현대엘리베이터, 화천대유에 돈 빌려준 사모펀드에 왜 투자했나 

탐사보도팀 / 기사승인 : 2021-12-06 17:4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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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낮고 투자기간 짧은 데다 운용 중반에 투자
현대그룹과 화천대유 투자사 '특수관계' 작용했나
"누군가의 지시 없이 실무자가 이런 상품(사모펀드)을 찾아서 들어가는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다. 고수익 상품이 시장에 널려 있는데 왜 여기에."

서울 여의도 모 대형 자산운용사에서 부동산펀드 업무만 10년 넘게 한 A 씨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현대엘리베이터(이하 현대)가 회삿돈 40억 원을 사모펀드 '리딩REDI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2호'(이하 리딩펀드 2호)에 투자한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는 얘기였다.

'리딩펀드 2호'는 리딩투자증권이 만든 사모펀드로, 2018년 1월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사업, 여의도 D오피스빌딩, 남양주 두산 알프하임 개발에 투자하는 조건으로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수상한 점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현대는 펀드 구성 당시에는 돈을 넣지 않았다. 현대 돈이 들어간 시점은 이듬해인 2019년 8월이다.

▲ 경기도 이천시에 있는 현대아산타워. [현대엘리베이터 제공]


"당시 시장에 고수익 상품은 널려 있었다"


사모펀드는 상품 특성상 거의 모든 것이 베일에 싸여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보안을 요하는 것은 투자자다. 그렇다면 리딩펀드 2호 투자자는 누굴까.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리딩펀드 2호 투자자는 '어니언 그랜드 애비뉴 파트너스'(152억 원)와 '리딩펀드 1호'(28억 원)였다. 이중 어니언 그랜드 애비뉴 파트너스는 미국 내 조세피난처 델라웨어에 주소지를 둔 페이퍼컴퍼니다. 국제 금융가에선 유명 미국 헤지펀드 운용사 오크트리캐피털이 사실상 어니언 그랜드를 운영한 것으로 본다.

리딩펀드 2호 자금(180억 원)에 170억 원을 더해 NH농협은행은 350억 원을 화천대유에 빌려줬다. 여기까진 중간에 은행이 낀 일반 부동산펀드와 별반 다를 게 없다.

그런데 돌연 어니언 그랜드 돈이 빠져 나가기 시작한다. 시점은 2019년 4월30일이다. 중요 투자자가 빠져나갔기에 이런 부류의 상품은 시장에서 인기가 없다. 더군다나 당시는 투자 대상이 3곳 중 남양주 두산 알프하임 한 곳으로 줄어든 때다. 이러한 사실은 취재 과정에서 현대엘리베이터를 통해 확인했다. NH농협은행을 통해 돈이 들어가면서 용처가 어디인지를 알았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2019년 8월에 돈이 들어간 것은 이상한 일이다. 

두 번째는 수익률이다. 화천대유 2018년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NH농협은행에서 빌린 돈의 이자율은 18%다. 어니언 그랜드 수익률도 그 정도였단 얘기다.

이에 비해 현대가 2019년 8월부터 2020년 4월까지 9개월간 이 사모펀드에 투자해 거둔 이익은 2억5700만 원이었다. 수익률로 환산하면 6.4%다. 

일반적인 사모펀드 투자기간은 3년 이상, 수익률은 두 자릿수 이상이다. 현대처럼 9개월짜리 6%대 수익률 상품(매각차익 포함)에 투자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게 A 씨를 비롯한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계열사 편입 안 시키려 40억 만 투자했나

세 번째 눈길을 끄는 것은 현대가 투자한 금액이다. 또 다른 대형 자산운용사 소속 B 씨는 투자금액에 주목했다. 리딩펀드 2호에 들어간 현대 돈은 40억 원이다. 그는 "상장사가 사모펀드 지분을 50%이상 보유하면 계열사로 편입되기 때문에 이를 회피하기 위해 지분율을 50% 아래로 맞췄을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투자금이 40억 원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2019년도 사업보고서를 보면, 현대엘리베이터가 보유한 이 펀드 지분율은 49.47%였다. B 씨는 "통상 50억, 100억 원씩 끊어서 들어간다. 40억 원이 투자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고 설명했다. 

그럼 현대엘리베이터는 이런 투자를 왜 한 것일까. B 씨는 "앞선 투자자가 누군지, 그리고 이들이 어떻게 돈을 벌었는지 잘 아는 사람이 주선해 투자를 권유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대장동 등 앞선 개발 사업 투자금을 환매해주는 용도로 들어갔을 거란 의견도 있다. 어니언 그랜드를 포함한 투자자들이 자금을 빼는 과정에서 누군가의 돈으로 환매자금을 마련해야 했고, 그걸 현대 돈으로 채웠을 것이라는 추론이다. 

이 대목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화천대유에 131억 원을 투자한 부동산투자사 '엠에스비티'다. 이 회사는 리딩투자증권이 설정한 또 다른 사모펀드 '리딩부동산펀드 1호'로부터 250억 원을 빌린 뒤 2015~2017년 화천대유에 131억 원을 투자했다. 그 대가로 400억 원가량인 대장동 A11 구역의 분양수익을 챙겼다.

그런데 이 회사의 감사는 부동산컨설팅사 저스트알 이사 김모 씨이며, 저스트알 전 대표는 김모 전 한양대 교수로,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의 손위처남이다. 그러니까 저스트알 김 전 대표의 동생이 정몽윤 회장의 부인이며, 이 부인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손아래 동서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현 회장이 이끄는 현대그룹 계열사중 주력기업이다.

현대엘리베이터 "우리 돈 들어갈 땐 대장동 사업과 무관"

공교롭게도 저스트알이 시행한 도시형 생활주택 '현대 웰하임'을 시공한 곳은 현대그룹 계열사 현대아산이었다. 그리고 웰하임 감사에는 엠에스비티 감사이자 저스트알 이사인 김 씨가 이름을 올렸다. 현 회장이 경영을 책임진 현대는 이 같은 관계로 엠에스비티와 연결됐다. 사모펀드 특성을 감안할 때 현대와 엠에스비티, 화천대유 연결고리를 확인키가 어렵다. 현재로선 추론만 가능할 뿐이다. 

현대엘리베이터 측은 사모펀드 투자 경위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답변하지 않았다. 그냥 "통상적인 것"이라고만 해명했다. 다만 "회사 돈이 투자됐을 때는 화천대유와 상관없을 때이며, 내부적으로 이 정도면 나쁘지 않은 투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UPI뉴스 / 탐사보도팀 송창섭·김이현 기자 tamsa@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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