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고용 미흡 '알라딘', 페미니즘 앞세워 돈벌이 '비난'…소비자 불매운동

남경식 / 기사승인 : 2019-03-14 10:5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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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62% 여성인데 팀장은 17%만 여성
고용노동부에 개선계획서 제출 안해
"최근 승진자 절반은 여성" 해명도 거짓

"어디든 갈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알라딘 팀장직만 빼고."

페미니즘 도서 및 굿즈 기획전으로 주목받은 온라인서점 알라딘(대표 조유식)이 여성고용 개선 노력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져 소비자들 불매운동이 일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세계 여성의 날'이었던 지난 8일 적극적 고용개선(Affirmative Action: 이하 'AA') 전문위원회 심의에서 여성 및 여성 관리자 고용 비율이 낮고,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매우 부족한 50개소를 AA 미이행 사업장으로 선정해 발표했다.

중공업, 운송업, 화학공업, 건설업 등 남성 비율이 높은 산업군이 주로 이름을 올린 가운데, 여성 비율이 높은 출판계의 알라딘이 명단에 포함돼 이목을 끌었다.

알라딘은 같은 날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페미니즘 도서 2만 원 이상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굿즈(페미니스트 여행용 파우치)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여는 등 수년 전부터 꾸준히 페미니즘 이벤트를 열어온 바 있다.
 

▲ 온라인서점 알라딘이 여성고용 개선 노력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져 불매운동이 일고 있다. [알라딘 캡처]

 

SNS에는 "페미니즘을 돈벌이로만 써왔나", "고객 기만이 충격적", "뒤통수 맞은 느낌"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알라딘 불매 및 탈퇴 움직임도 일었다.

알라딘은 이날 저녁 SNS를 통해 "고용노동부에서 발표한 자료를 인용한 일부 언론 보도 중 사실과 다른 점이 있다"며 즉각 해명에 나섰다.

알라딘 측은 "알라딘의 여성 고용 비율은 62.1%로 정규직 근로자의 절반 이상이 여성"이라며 "다만 알라딘 팀장 12명 중 여성은 2명으로 고용노동부에서 지적한 사항은 이 부분"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7년 이내에는 2명의 신규 팀장이 선임되었는데, 이중 1명이 여성"이라며 "이는 2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만들어진 문제인 만큼, 일조일석에 해결하기 어려워 다각도의 검토와 노력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해명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70년대 공장이랑 비슷하게 사원만 여성이 많은 구조", "전형적인 유리천장 구조를 장황하게 설명한다", "7년 이내라고 굳이 숫자를 든 것은 여성의 최근 팀장 승진이 7년 전이어서 그럴 것이다" 등 비판 여론은 오히려 더 커졌다.

알라딘이 '세계 여성의 날' 맞이 이벤트 페이지 최상단에 버지니아 울프를 인용해 "어디든 갈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내세운 문구는 "알라딘 팀장직만 빼고"라는 수식어가 붙으며 조롱거리가 됐다.


▲ 알라딘은 최근 온오프라인 서점들의 실적이 악화된 가운데 가장 선방한 성과를 냈다. 사진은 서울시 종로구 알라딘 중고서점 앞을 한 시민이 걸어가고 있는 모습 [뉴시스]


알라딘의 해명이 거짓말이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최근 팀장 선임자 2명 중 1명이 여성'이라는 말이 사실과 다르며, 단지 여성 팀장이 적다는 이유로 AA 미이행 사업장이 된 것은 아니라는 의혹이었다. 여성고용 개선을 위한 최소한의 성의만 보여도 명단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증언도 이어졌다.

실제로 고용노동부는 AA 미이행 후보 사업장에 명단공표 대상임을 미리 알리고, 해당 기업의 적극적인 소명이 있는 등 실질적 개선 노력이 인정된 55개 사업장은 최종 명단공표 대상에서 제외했다.

알라딘은 14일 거짓 해명 의혹을 인정했다.

알라딘 관계자는 "지난 8일 SNS로 긴급하게 알라딘 팀장 현황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수치 오류가 발생했다"며 "지난 8년간 4명의 팀장이 진급 및 신규 선임됐고 이 중 1명이 여성"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고용노동부로부터 공문을 수령한 담당 실무자가 팀장과 회사에 보고를 누락했다"며 "이에 따라 개선계획서 제출 등 일체의 소명 절차에 응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 알라딘은 페미니즘 도서 3종 특별표지판을 선보이고 해당 도서 포함 국내도서 3만원 이상 구매 시 특별제작 굿즈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열고 있다. [알라딘 캡처]

 
알라딘은 최근 온·오프라인 서점들의 실적이 악화된 가운데 가장 선방한 성과를 냈다. 적극적인 페미니즘 마케팅 등을 통한 충성도 높은 고객 확보가 그 비결로 꼽혔다.

2017년 6대 대형 서점의 매출은 전년 대비 4% 증가하는 데 그쳤고, 영업이익은 49.8%나 감소했다.

업계 1, 2위 교보문고와 예스24는 매출이 각각 3.7%, 7.6%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각각 31.7%, 34.6%씩 줄었다.

반면 알라딘은 매출액이 2016년 2849억 원에서 2017년 3237억 원으로 13.6% 증가했다. 영업이익 감소폭도 11.5%로 6대 서점 중 가장 적었다.

또한 알라딘은 영업이익에서는 2016년부터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알라딘은 2017년 129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교보문고(56억 원), 예스24(26억 원), 영풍문고(21억 원), 서울문고(1억 원), 인터파크(영업손실 95억 원) 등을 큰 차이로 따돌렸다.

알라딘 관계자는 "알라딘을 믿고 이용해주신 고객분들께 큰 실망을 안겨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확실한 개선을 목표로 조속한 시일 내에 실질적인 변화가 이어지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또한 "여성 관리자 증설을 위한 조직 개편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성평등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 조직문화를 살피고 개선하기 위한 사내 조사 등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용노동부가 공표한 여성 및 여성 관리자 고용비율이 낮고,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매우 부족한 50개소 명단은 다음과 같다.

1000인 미만 사업장은 알라딘커뮤니케이션, 중소기업연구원, 한국상하수도협회, 현대하이카손해사정, 흥국생명보험, 백제약품, 삼보이엔씨, 농협사료, 한성기업, 팔도, 한국티씨엠, 현대하우징, 에스디케이, 케이종합서비스, 에스텍세이프, 흥아해운, 인터지스, 공항리무진, 금남고속, 정정당당, 대성산업가스, 한국철강, 케이유엠, STX엔진주식회사, 고려강선, 에이지씨화인테크노한국, 상신브레이트, 디아이씨, 한국파워트레인, 유성기업, 하이에어코리아, 계양전기, 송원사업, 대한유화, 동일고무벨트 등 35개소다.

1000인 이상 사업장은 한국가스기술공사,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한국원자력의학원, 보림토건, 대아이앤씨, 경남대학교, 동아에스티, 비티엠써비스, 한불에너지관리, 주식회사젠스타서비스, 와이번스안전관리시스템, 엘림비엠에스, 경진이앤지, JW중외제약,화승알앤에이 등 15개소다. 

 

U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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