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면세점 '듀프리', 거듭 '꼼수 진출' 논란…정부 '수수방관'

남경식 / 기사승인 : 2019-03-22 13:4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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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작회사 지분 45%로 낮추며 입국장 면세점 입찰 참여…6년전과 판박이
관세청, 호텔롯데 점수조작 및 자료왜곡까지…연일 '잡음'

국내 최초의 입국장 면세점을 운영할 복수사업자가 최근 선정된 가운데 입찰 과정에서 세계 1위 면세사업자 '듀프리'의 꼼수 진출 논란이 들끓었다. 이전에도 듀프리의 참여 자격 시비가 수차례 불거진 바 있어 정부가 뒷짐을 지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관세청은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면세점 운영업체를 중소·중견기업으로 한정해 제한경쟁입찰을 실시했다. 그런데 세계 1위 면세점기업인 스위스 '듀프리'가 합작회사 형태로 입찰에 참여하면서 자격 논란이 불거졌다. 듀프리는 전세계 60여개국 200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연매출 9조원대로 매출 기준 세계1위 면세점기업이다.

 

국내 중소·중견기업들은 외국계 대기업과 경쟁하게 됐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롯데그룹, 신세계그룹, 호텔신라 등 국내 대기업들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한국기업평가는 듀프리 합작회사 보고서에서 이 회사가 "전세계 듀프리 매장에 상품을 공급하는 듀프리 트래블 리테일 등으로부터 판매상품의 약 20%를 매입하고 있고, 이를 통해 타 공급처 대비 5~10% 낮은 수준의 구매원가 절감과 다양한 브랜드 보유 등의 장점을 누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엔 듀프리가 선정되지 않으면서 논란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듀프리는 과거 국내법을 교묘하게 이용해 중소중견기업 대상 입찰에 참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정부 당국이 자세한 확인도 없이 중소기업, 중견기업 확인서만 제출하면 입찰에 참여시켜주는 것"이라며 "확인서를 냈으니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것은 전형적인 행정편의주의"라고 비판했다.
 

▲ 듀프리토마스쥴리코리아의 김해국제공항 면세점 [뉴시스]

듀프리는 2013년 8월 국내기업 토마스쥴리앤컴퍼니와 합작회사 형태로 '듀프리토마스쥴리코리아'를 설립해 국내에 진출했다. 당시 지분 구성은 듀프리 70%, 토마스쥴리코리아 30%였다.

듀프리는 2013년 김해국제공항 면세점 운영자로 선정되면서 국내 사업을 본격 시작했다. 당시에도 외국계 대기업이 중소·중견기업으로 위장해 입찰에 참여했다는 지적이 일었다.


그 뿐만 아니라 공항공사가 대기업을 선호해 듀프리의 낙찰을 도왔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2013년 김현미 민주당 의원은 "공항공사가 임대료를 높게 받기 위해 중소·중견기업의 낙찰을 꺼렸고, 듀프리의 입찰가격으로 볼 때 공항공사의 내부 예정가격이 새어나갔다는 의혹이 있다"고 밝혔다.

 

당시 김해국제공항 면세점 1~3차 입찰에는 동화면세점이 단독입찰에 유찰됐고, 4차 입찰에서 듀프리는 동화면세점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서 사업자로 낙찰됐다. 김 의원은 "듀프리가 제시한 입찰가격이 200억100만 원"이라며 "이는 200억 원인 내부 예정가격을 모르면 적어낼 수 없는 수치"라고 주장했다.


공항공사는 내부 예정가격은 200억 원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듀프리토마스쥴리코리아의 지분이 70%라는 것을 낙찰 이후에 알았다고 밝히면서 입찰 과정이 허술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더군다나 듀프리는 중소기업과 중견기업 기준이 다르다는 점을 이용해서 중견기업 확인서를 제출해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기업 확인서는 외국 자본의 지분이 30%를 넘을 경우 발급이 되지 않지만, 중견기업 확인서는 중소기업과 상호출자제한기업이 아니면 발급이 가능했다.

이후 관세청은 중견기업 확인서를 받으려면 외국 자본의 지분이 50% 미만이어야 한다는 규정을 신설했다. 그러자 듀프리는 2018년 김해국제공항 면세점 운영 갱신 신청을 앞둔 2017년 지분율을 45%로 낮춰 법망을 또다시 피해갔다.

듀프리는 김해국제공항 운항편수 및 이용객 증가 등을 바탕으로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2014년 291억 원이었던 매출은 2015년 601억 원, 2016년 797억 원, 2017년 859억 원으로 늘었다. 또한 2014년 44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2015년 영업이익 14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고 2016년 105억 원, 2017년 126억 원으로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2015년 2.4%에서 2016년 13.2%, 2017년 14.7%로 늘었다.
 

▲ 관세청은 2015년 11월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권이 만료되는 사업장에 대한 심사에서 호텔롯데를 탈락시키기 위해 점수를 부당하게 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뉴시스]

한편 과거 감사원의 감사 결과 면세점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부당한 특혜와 비리가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는 등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 관한 공정성 시비는 끊이질 않았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관세청은 2015년 7월 서울 시내 3개 신규 면세점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여러 방법으로 호텔롯데에 낮은 점수를 줘서 탈락시켰다. 호텔롯데는 정당한 점수보다 190점 낮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 사업자로 선정된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정당한 점수보다 240점 많은 점수를 받았다.

또한 관세청은 2015년 11월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권이 만료되는 사업장에 대한 심사에서도 호텔롯데를 탈락시키기 위해 점수를 부당하게 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6년 4월 서울 시내 면세점 4곳이 추가 설치되는 과정에서 관세청이 '4개 설치'라는 결과를 내기 위해 매장당 적정 외국인수를 70만명 또는 84만명 대신 50만명으로 제시하고, 매장 면적을 줄이는 등 기초자료를 왜곡한 사실도 확인됐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6월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에서 최고가를 제시하고도 탈락하자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롯데가 사업제안서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탈락했다고 해명했다.

 

U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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