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朴정부때 '세월호 여론전' 제안했다

김광호 / 기사승인 : 2019-04-14 11:4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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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2014∼2016년 경찰청 정보국이 靑 보고한 문건 분석
세월호 특조위 인사 '좌편향·반정부' 규정…방해활동 기획
보수언론 활용한 '좌파 특조위 개입' 우려 여론 조성 제안

박근혜 정부 당시 경찰이 청와대에 보수언론을 이용한 '세월호 여론전'을 제안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경찰청 정보국이 작성해 청와대에 보고한 문건을 검찰이 분석한 결과다. 

 

특히 경찰은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에서 활동한 인사들을 '좌편향' 또는 '반정부 성향'으로 규정하고 이를 방해하기 위한 활동을 기획한 것으로 전해졌다.
 

▲ 경찰의 불법사찰과 정치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지난 9일 경찰청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의 경찰청 압수수색은 지난해 11월과 12월에 이어 세 번째다. 사진은 경찰청 입구의 부서 안내 표지판. [뉴시스]

 

14일 경찰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당시 경찰은 세월호 특조위 인사들을 밀착 감시하며 치안유지와 무관한 동향정보를 생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청와대 입맛에 맞춰 특조위 제압 방안 제시하는 등 직무 범위를 넘어선 정보활동까지 한 사실이 포착됐다. 

 

경찰은 보고서에서 특조위의 이석태 위원장(현 헌법재판관)이 '입지 강화'를 위해 '반정부 성향' 인사를 대거 영입할 것으로 예측하고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출신 인사들이 유력한 대상으로 거론된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경찰은 진보성향 위원들의 특조위 활동을 방해할 여론전까지 제안했다. 경찰은 "진보성향 위원들이 조사대상 선정 등에 주도권을 잡을 경우 정부 책임자 고발 등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며 "보수언론과 법조계 원로 등을 통해 정부 입장을 대변하고 좌파 진영의 특조위 개입 시도에 대한 우려의 여론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이라고 청와대에 보고했다.

 

이와 함께 경찰은 세월호특별법 개정과 희생자 배·보상에 필요한 예산 확보 등 구체적 사안에 대해서도 동향보고를 올렸는데 "좌파 측 개입을 최소화하고, 좌파 활동가의 특조위 개입 사례를 지속적으로 부각해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세월호 2주기였던 2016년에는 △특조위 진보 진영의 좌편향성 지속 부각 △추모시설 건립 등 각종 지원 노력 부각해 공세 빌미 차단 등을 제안했다.
 

보고문건에는 세월호 특조위 사무실 앞에서 시위 중인 어버이연합 회원들에게 전원회의를 방청시키는 등 보수단체를 활용한 방해계획도 포함됐다.

 

경찰의 이런 행위는 명확하게 직무 범위를 넘어선 정보활동이라는 중론이다. 정치적 목적성이 뚜렷하게 드러나 있고, 경찰의 제안이 실제 박근혜 청와대와 정부의 세월호 특조위 방해 공작에 반영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당시 세월호 특조위 활동을 조직적으로 방해한 혐의로 이병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 김영석 전 해수부 장관 등이 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문건 보고 라인에 있는 경찰 간부들을 곧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U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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