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외통위원들이 본 대일관계 해법은?

김광호 / 기사승인 : 2019-07-31 15: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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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외통위 소속 의원 6인이 제시한 日수출규제 대응책
여당 의원은 일본책임 지적…야당은 우리 정부 무능 질타
與 "외교협상 우선" VS 野 "미국 중재, 대통령 나서야"

최근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를 앞세운 일본의 경제보복 위협이 날로 커지면서 한일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일본 아베 정권은 그동안 12·28 위안부 합의 파기,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판결 등을 이유로 한국을 신뢰할 수 없는 나라라고 비판해 왔는데, 결국 '경제전쟁에 대한 선전포고'를 한 셈이다. 아베 총리는 그 후속 조치로 한국에 대한 '화이트 리스트(전략물자 수출시 허가를 간소화해주는 우방국 명단) 배제' 카드까지 꺼내들며 공세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7월 18일 회동을 통해 '범국가적 비상협력기구' 구성에 합의하면서 국제분업의 룰을 깬 일본에 대해 보복 조치를 철회하고 외교적 노력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정치권에서도 7월 2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일본 수출규제 철회 촉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하지만 여야는 대일본 전략에 대한 시급성에는 한목소리를 내면서도 해법에는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이에 외통위 소속 여야 의원 6인과의 인터뷰를 통해 정부·여당의 대응에 대한 의견과 대일 관계 회복을 위한 해법을 들어봤다.


▲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인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수혁, 심재권 의원. [뉴시스]


이수혁 "한일청구권협정 절차대로"…심재권 "국회 차원 모든 노력 기울여야"

우선 여당 의원들의 경우 협상테이블에 나서지 않는 일본에 대한 비판과 함께 외교적 노력이 우선시 돼야 한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의 외통위 간사를 맡고 있는 이수혁 의원은 〈 UPI뉴스〉에 중재위원회에 앞서 우리 정부의 외교적 협상이 먼저임을 강조했다. 현재 민주당에서 유일하게 외교관 출신인 이 의원은 "한일 청구권 협정상 제3조 1항의 외교적 경로가 종료되어야만 2항(중재위원회 구성)으로 넘어갈 수 있지만 일본은 3조 1항의 외교 협의를 거부하고 있다"면서 "첫 번째 관문부터 한일간에 이견이 있는 것이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정부는 외교적 협상이 소진됐다고 보지 않아 실무 협상부터 하자고 요구하고 있지만, 일본은 외교적 노력이 끝났다고 보고 있다"면서 "청구권 협정에는 협상이 소진됐는데 합의점을 찾지 못한 시점에서야 중재위를 구성하도록 명문화돼 있기 때문에, 우리 정부는 우선 외교적 협상에 주력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외교적 협상은 조약에 명시돼 있는 것에 따라야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우리 정부는 우선 청구권 협정에 나와 있는 절차대로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20대 국회 전반기 외통위원장을 지낸 심재권 의원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심 의원은 "일차적으로 한일 양국이 허심탄회한 대화의 자리를 가져야 한다"면서 "일본이 대화에 응해만 준다면 외교적인 대화에 의한 해법 마련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국회 차원에서도 방미단, 방일단과 같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은 다해야 한다"면서 다만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대해선 "국민들의 자발적 차원이 아닌 정부 혹은 정치권의 주도하에 불매운동을 진행하는 것은 현 단계에서는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는 입장을 밝혔다.

▲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인 (왼쪽부터) 바른미래당 정병국, 자유한국당 원유철·정양석, 무소속 이정현 의원. [뉴시스]


원유철 "정부는 특사 파견해야"…이정현 "文대통령이 아베와 담판지어라"

반면 야당 소속 외통위원들은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해 규탄하는 목소리를 내는 동시에 정부의 무책임한 대응을 질타했다.


바른미래당 간사인 정병국 의원은 "일단 위안부 강제모집 같은 반인륜적 행위를 해놓고도 근본적 사죄를 하지 않고 저렇게 나오는 일본이 안하무인"이라며 "거기에 대해서는 우리가 마땅히 규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 의원은 "이 문제를 다루는 정부나 청와대는 협상의 당사자들이기 때문에 냉정해야 한다. 국민적 감정을 부추겨서는 안된다"며 "일본과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원칙에 입각해서 접근해야 하고, 외교적 노력은 다방면에서 다원적으로 시도해야 한다"는 대응책을 주문했다.


최근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미국의 중재에 대해선 "미국의 중재를 이끌어내려는 노력도 하나의 방법이겠으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의 방법은 아니라고 본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자유한국당 원유철 의원은 이번 사태를 예견하지 못한 정부의 무능과 함께 여당의 태도를 비판했다. 원 의원은 "정부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를 예견하지 못하고, 미리 중장기적인 대비를 세우지 못해 일어난 일"이라며 "여당도 반일 감정을 부추기고, 야당에 대한 친일 공세에만 집중해 사태 해결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현 위기 상황의 타개책으로 "국회 차원의 의원 외교를 가동하고, 정부는 특사를 파견한 후 조율을 거쳐 양국 정상회담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이를 위해 원 의원은 국회 방일단의 일원으로 참가해 "일본 자민당 내 2인자로 불리는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 및 오오시마 다다모리 중의원 의장 등 많은 정계 인사들과의 면담을 통해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가 잘못된 것임을 지적하고, 철회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원 의원은 31일 한일의회외교포럼 회장인 무소속 서청원 의원을 포함, 10명의 여야 의원으로 구성된 방일단과 함께 출국해 1박 2일간의 의회 외교일정에 나섰다.


같은당 정양석 의원도 "청와대와 여당이 반일감정을 국내정치에 이용하고 있는데 이번 사태를 해결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쓴소리를 했다. 정 의원은 특히 "한일 양국이 국내 정치적 사유와 얽혀있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전제하고, "미국이나 국제기구 등 제3자가 중재를 해주지 않으면 풀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며 미국의 중재가 시급함을 강조했다.


이들과 다르게 외교부나 정부 차원의 대응의 아닌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는 의원도 있었다. 무소속 이정현 의원은 "일본에서는 아베가 주도적으로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을 이끌고 있기 때문에, 우리 쪽도 대통령이 카운터파트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대통령이 나서지 않을수록 양국의 감정은 격화되고 나중에 더 풀기가 어려울 지경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직접 만나 담판을 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외교적 협상 창구가 계속 막힌다면 국제기구에 맡겨 일본과 법리적으로 다퉈보는 것도 전향적으로 고민해볼 문제"라고 덧붙였다.


U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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