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란의 토닥토닥] '약점'을 빛나는 '강점'으로 만드는 부모의 사랑

/ 기사승인 : 2019-08-27 10:5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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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가 하교하는 시간이 되면 부모들은 가슴이 두근거리곤 한다. '오늘은 또 무슨 일이 있었을까, 수업은 제대로 했을까'하고 생각한다. 특히 자녀에게 드러내기 어려운 약한 면이 있거나 눈에 띄게 외적으로 남과 다른 점이 있을 땐 더하다. 그러나 자녀의 부족한 면은 잘 보살필 경우 빛나는 훈장이 될 수도 있다.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에 그런 뜻이 담겨 있다.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점, 남과 다른 점을 '약점'이라고 여기는 순간 진짜 '약점'이 된다.

▲ 약점도 사실은 사회에서 만들어낸 편견이었을 수 있다. [픽사베이]

'약점을 극복하고 이겨내야 한다', '그럴수록 네가 잘 하면 되지'와 같은 말은 실제 자녀에게 위로가 되지 않는다. 자녀는 '이겨내야 한다'는 말을 듣는 순간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보다 주어진 조건에서 조금 더 잘 살아보려고 이모저모로 시도하는 게 더 온당한 태도일 듯하다. 사람들의 예상과는 달리 남과 다른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생활하면서 큰 불편을 겪지 않는다고 한다. 남보다 특별한 상황에서 살 뿐 곧 적응하고 일상에 별로 문제가 없다고 한다. '불편하고 어려운 삶일 것이다'라고 보는 시선은 그렇게 바라보는 사람의 생각일 뿐이다.

학교에는 다양한 학생들이 모여 생활한다. 난독증, 청력 이상, 약시, 천식, 알러지, ADHD(주의력 결핍 및 과잉 행동 장애) 뿐만 아니라 지적인 면, 정서적인 면의 어려움과 약점을 안고 있는 친구들이 많다. 학창시절엔 특히 타인의 눈에 비친 자기 모습에 민감하다. 자기 정체성을 확립하려고 노력한다. 남을 의식하면서 자기 위치를 찾으려 한다. 소속감이 중요한 나이이기에 타인의 평가에 흔들릴 수 있다. 간혹 심성이 바르지 않은 문제아는 짓궂게 외모나 집안 환경, 성적, 출신 학교 등 여러 구실로 친구의 약점을 잡는다.

"친구가 나더러 호빗족이래. 키 작다고."
"엄마는 왜 이민 왔어? 그 나라에서 그냥 살지. '다문화'라고 애들이 놀려."
"피아노 선생님이 내 손가락으로는 피아니스트로 성공하기 어렵대요. 취미로는 몰라도."
"영어방송반에 들어가려 했더니 외국서 살다 온 경험 있느냐고 해. 변두리영어로는 안된다는데?"
"애써서 대학에 들어갔더니 특목고 출신, 무슨 전형 출신 하면서 편을 갈라. 일학년 때 이러고 말겠지? 한심해. 우편번호대로 친구도 사귀는 것 같아."

이처럼 성장기 자녀의 세계에도 사회에 퍼져 있을 법한 선입견들이 있다.


자녀가 꿈을 이루는데 어떤 조건이 약점으로 여겨질 때 참고할 예들은 많다. 소아마비를 앓았던 영문학자 장영희 교수는 한국의 대학원에서 장애학생이라고 합격시켜주지 않자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한국에선 입학허가도 내주지 않았는데 미국 대학에서는 그녀 한 사람을 위해 계단을 고치는 등 배려했다고 한다. 그녀는 자신의 어려움에 구애되지 않고 많은 이에게 힘이 되는 삶을 살았다.

이민 2세의 어려움을 극복한 재미교포 배우 '존조'의 예도 있다. 영화 '서치'는 한국계 미국인 가정에서 벌어진 일을 다루었다. 작년에 예상보다 큰 성과를 거둬 화제에 올랐다. 존조는 그 영화의 주연이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누구나 트라우마는 있다. 삶은 곧 트라우마와 싸우는 게임이다"고 말했다. 그는 여섯 살 때 미국으로 이민 가서 정체성을 확립하기가 힘들었다. 새로운 나라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그는 그 처지를 '컨트롤해가고 해야만 하는 일이고 불편함을 이겨내는 과정으로 여기는 점이 필요하다'고 받아들였다.

  
'축구의 신'으로 불리는 스포츠스타 메시는 널리 알려진 대로 성장장애가 있었다. 그러나 FC바르셀로나의 스카우트 전문가는 어린 그를 보고 잠재력을 파악했다. '잘 키우면 잘 되겠다'는 소망으로 계약하고 메시의 성장치료를 이행했다. 메시는 한 광고에서 "내 이름은 리오넬 메시. 내 얘기 한번 들어볼래? 내가 열한 살 때 난 내 성장호르몬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게 됐어. 하지만 키가 작은 만큼 난 더 날쌨고, 공을 절대 공중에 띄우지 않는 나만의 축구기술을 터득했어. 이제 난 알아. 때로는 나쁜 일이 아주 좋은 결과를 낳기도 한다는 걸. 불가능,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희망을 주는 전도사가 되었다.

스타가 된 어느 중견배우는 지금처럼 자신과 같은 외모가 선호되는 시대가 올 줄 몰랐다고 한다. 삼십 년 전만 해도 선이 갸름하고 턱이 뾰족한 남자는 주연배우로 성공하기 어려웠다. 아무래도 간신이나 콤플렉스 덩어리인 신경증 환자 같은 역만 주어졌을 것이다. 당시 남자배우로 유망한 외모는 선이 굵고 윤곽이 뚜렷한 상남자 스타일이었다고 한다. 앞으로는 대중이 선망하는 외모가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가끔 십 대, 이십 대 때 모습에 비해 몰라보게 멋져진 사람들을 보게 된다. "저 사람이 저렇게 멋진 사람이 되었네?"하고 놀란다. 예전에 눈에 보였던 그의 약점은 더 이상 아무도 거론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약점도 사실은 사회에서 만들어낸 편견이었을 수 있다. 꿈을 이룬 사람 대부분이 힘든 조건에서 어려움을 극복했다. 물론 거기에는 부모와 같은 훌륭한 조력자가 있었다.

아직 사회에 첫걸음을 떼지도 않은 자녀들을 지레 평가하고 한계를 만들어 고민하고 있지 않는가. 더구나 그 고민을 부모가 나서서 미리 하고 있지나 않은지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 자녀가 지닌 약점이라고 고민 될 때 어떻게 대처할까.

■ 동기의 순수성 - '괜찮아, 잘 하면 잘 될 거야'

자녀가 지금의 상황에서 조금 더 나아지기를 바라는 부모의 지속적인 희망이 있을 때 좋은 결과가 있다.


■ 현실 직시 - '지금 너의 모습으로도 감사해. 넌 내 자식이니까!'
어느 사회나 어느 시대나 사람들의 시선은 비합리적이고 공정치 못한 면이 있다. 내 아이가 지닌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거기서 출발한다.


■ 게임처럼 즐기는 태도 – '이렇게 해 봤더니 되네, 좀 다르게도 해 볼까?'
고민 자체는 아무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고민하면서 치고 나가는 움직임을 떠올려본다.


▲ 박형란 청소년상담전문가

 

박형란 청소년상담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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