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구충제가 암 치료?…유튜브 發 주장에 품절대란

김혜란 / 기사승인 : 2019-09-26 14: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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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투병 개그맨 김철민 "시간이 얼마 없다…한번 해보겠다"
전문가 등 우려의 목소리…"인체 임상시험 없어, 복용 자제"

개 구충제를 먹고 말기암이 완치됐다는 유튜브 영상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폐암 투병 중인 한 개그맨도 구충제 치료를 시도하겠다고 나선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구충제 품귀현상까지 빚어지자 전문가는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 지난 4일 게재된 한 유튜브 영상에 '개 구충제로 암을 치료했다'고 주장하는 60대 미국 남성의 이야기가 담겼다. [유튜브 채널 '월드빌리지 매거진TV' 캡처 ]


신현영 한양대 명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26일 오전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펜벤다졸(fenbendazole) 성분의 개 구충제와 관련, 사람에 대해 검증이 된 임상시험이 없기 때문에 몇몇 사례로 일반화시키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펜벤다졸이라는 성분이 2008년부터 논문 서치를 해보면 여러 가지 세포실험이나 쥐, 이런 동물실험의 대상으로는 항암효과가 보고된 바가 여러 차례 있다"면서도 "아쉬운 것은 아직 사람에 대한 검증된 임상시험이 전혀 없다는 거다"라고 말했다. 


그는 "항암제가 개발이 되기에는 수많은 시간이 걸린다"며 "임상시험도 1상 2상 3상 이런 것들을 하면서 정말 정상인 사람한테도 해가 없는가, 이런 암 환자들 대상으로도 효과가 얼마나 있느냐, 기존의 약과 (비교해) 얼마나 우월한 효과를 갖고 있느냐. 이런 데이터들이 필요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표준요법으로 '얼마 기간으로 몇 mg의 용량을 먹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이런 것들이 검증돼야 하는데 아직 '이런 표준치료용법으로 우리가 확인할만한 근거가 전혀 없다'라고 생각하면 되는 것"이라며 안정성 문제를 지적했다. 

 

'개 구충제를 먹고 폐암을 완치했다'는 말이 SNS를 통해서 퍼지게 된 건 지난 4일 유튜브 채널 '월드빌리지 매거진 TV'에 올라온 한 영상 때문이다. 해당 영상은 26일 현재 19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말기암 환자 구충제로 극적 완치, 암세포 완전 관해, 암환자는 꼭 보세요'라는 제목의 이 영상에는 미국 오클라호마에 사는 60대 남성 조 티펜스 이야기가 담겼다. 

 

2016년 폐암 말기 진단을 받은 티펜스는 한 수의사에게서 개 구충제 펜벤다졸을 복용해 보라는 제안을 받았다. 티펜스가 수의사 말대로 펜벤다졸을 복용했더니 3개월 뒤 암세포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이 영상에 나오는 티펜스에 대해 "이 사람은 여러 신약 참여부터 해서 다양한 성분을 먹었기 때문에 어떤 게 어떤 효과를 줬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은 것"이라며 "아직 '펜벤다졸이 완치를 했다'라는 것은 너무 과장된 이야기 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폐암 투병 중인 개그맨 김철민 역시 해당 영상을 언급하며 개 구충제인 펜벤다졸로 암 치료를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 개그민 김철민 페이스북 캡처


김철민은 지난 24일 자신의 SNS에 "존경하고 사랑하는 페친 여러분, 저한테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며 "여러분이 저한테 보내주신 수십 건의 영상자료, 내가 한번 해볼까 합니다"라고 말했다. 


이런 와중에 약국에 해당 약품이 동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암 환자들은 동물의약품지정약국뿐 아니라 동물병원까지 방문하며 약을 구하고 있다.

보건당국 역시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고 이를 절대 복용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3일 설명자료를 통해 "강아지 구충제의 주성분인 펜벤다졸은 사람을 대상으로 효능과 효과를 평가하는 임상시험을 하지 않은 물질"이라며 "사람에게는 안전성과 유효성이 전혀 입증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식약처는 "특히 말기 암 환자는 항암치료로 체력이 저하된 상태이므로 복용으로 인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UPI뉴스 / 김혜란 기자 khr@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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