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란의 토닥토닥] "중요한 건 아는 데, 익숙지 않아요"…내 아이 독서 습관 들이기

UPI뉴스 / 기사승인 : 2019-10-08 14:4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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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건 아는 데, 익숙지 않아요"…내 아이 독서 습관 들이기
▲ 책읽기를 좋아하면 학습능력이 향상된다. 자녀가 즐겁게 책 읽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픽사베이]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는 말은 흔하디흔한 수식어여서 상투적이기까지 하다. 그러나 해가 이르게 지고 낙엽이 바스락거리는 가을이 되면 누구나 한번쯤 사색에 잠기게 된다. 책을 가까이 해 보고픈 마음이 다른 계절보다 더 짙어진다. 해마다 이맘때면 학교에선 이삭줍기 하듯이 일 년 동안 일궈온 학생들의 활동을 정리하고 발표회를 가진다. 학교축제와 시화전, 도서축제, 각종 지역축제 등 재능과 끼를 발휘할 장이 마련된다.


한때 인터넷이 발달하고 거의 전 국민이 스마트폰을 손에 쥐게 되었을 때 책읽기가 더 이상 취미로 자리하지 못할 거라고 예상하던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전철이나 비행기에서 스마트폰으로 e-북을 보거나 서점에서 책을 읽는 이들이 적지 않다.

부모들은 자녀가 성장할수록 자녀교육을 위해 책읽기에 더 관심을 갖게 된다. 자녀가 책읽기를 좋아한다면 생각을 키우고 지혜를 구하는데 도움을 주는 가장 좋은 가정교사를 얻는 것과 마찬가지다. 요즘은 학교도서관이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지역공공도서관과 겸해 문화센터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국어교사로서 지역 도서관축제를 운영할 때 6년 동안 그 지역에서 사서로 일한 분의 말을 인상 깊게 들었다. 책읽기를 좋아하면 학습능력이 향상된다는 이야기였다.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학생시절까지 도서관에서 책을 많이 읽고 빌려간 친구들은 어느새 저와 친해져요. 고교 진학 후에도 간간이 책을 빌리러 오죠. 그 목록을 보면 점차 독서분야가 확장되어가더군요. 중학교 때 성적이 상위권이 아니었더라도 그 친구들은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주변에서는 예상보다 좋은 대학에 합격했다고들 할 정도로요. 하지만 제 생각에는 평소 책을 읽어 사고력과 표현력이 늘어 그런 결과를 얻은 것 같아요."


또 세계적인 의학 교과서의 저자로 이름난 의과대학 교수님 한 분은 사석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

"우리나라 의과대학 학생들의 수준은 매우 높아요. 연구 실력에서는 세계 어디에 내 놔도 손색이 없습니다. 그런데 학회에 가 보거나 연구 논문의 등재 결과를 보면 실적은 그에 못 미쳐요. 이과 계열에서도 보고서와 논문 작성 등 쓰기 능력과 표현 능력이 중요한 데 그 부분이 조금 약한 듯해요. 만약 연구하고 추론한 내용을 잘 표현하는 능력이 있다면 금상첨화겠죠."


그러면서 그는 자유롭고 광범위한 독서를 통해 얻어지는 사고력과 표현력을 강조했다.

언어학자 스티븐 크라센은 그의 저서 '읽기혁명'에서 쓰기 양을 늘린다고 글쓰기능력이 향상하는 게 아니라 읽기를 잘 해야 쓰기도 잘 한다고 했다. 즉 '더 많이 읽으면 더 잘 쓴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독서의 효용에 대해서는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을 정도로 연구가 많다. 중요한 점은 자녀가 즐겁게 책을 읽게 되기까지 습관을 들이는 문제다. 초등학교 때까지는 독서광으로 자라다가도 입시준비에 부딪혀서는 독서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속독법이나 독서과외, 논술과외 등이 성행한다. 계획적으로 강요된 독서에 지친 학생일수록 대입시가 끝나면 진저리를 치며 책과 인연을 끊으려 한다. 이 같은 교육환경에서 어떻게 지도해야 자녀가 책읽기를 좋아하고 표현도 잘 하게 키울 수 있을까.

1.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말처럼 집 분위기가 책과 친근한 환경이면 자녀는 자연스레 일상 속에서 책을 가까이 한다. 굳이 책이 아니라도 좋다. 활자문화와 친숙하게 해 보는 게 자연스럽다. 식품을 사서 설명서를 꼼꼼하게 읽는다거나 요리 레시피나 노래 가사를 메모해서 냉장고에 붙여 놓고 자주 보는 집안에서는 굳이 따로 독서교육을 할 필요가 없어진다. 약 복용안내문이나 신문의 광고문도 활자와 친숙하게 하는 좋은 자료다. 책과 같은 활자문화에 자주 노출시키는 환경을 만든다. 화장실에 잡지코너를 만드는 것도 좋다. 최근 짓는 아파트의 화장실에 책꽂이가 구비되어 있는 것을 보고 미소가 나온 적이 있다.

2. 책을 읽게 만드는 정서적 환경이 중요하다. 자연스럽게 편안히 읽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 "책상에 똑바로 앉아서 읽으라."고 하면 독서의 즐거움이 줄어든다. 집안에서 아늑하고 조용한 공간을 마련하기 어려운 경우 도서관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최근 도서관에 가보면 아늑한 카페와 같은 공간을 많이 갖춰 놓았다. 누워서 읽거나 방석을 끌어안고 읽을 수 있게 해 놓았다. 자유로움과 편안함, 이 두 가지 정서가 즐거운 책읽기에 필수적이다.


3. 만화책이나 그림책, 환타지 소설, 로맨스 소설 등 책의 주제에 관여하지 않고 읽기 자체를 독려한다. 자녀가 책읽기를 고루하게 여기고 재미없어할 거라고 여기는데 실은 그렇지 않다. 크라센의 '읽기 혁명'에서는 목표를 정해 놓지 않는 자유로운 읽기가 학생들의 독해력과 독서능력을 향상시킨다고 밝히고 있다. 책읽기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 흥미로운 주제를 만나지 못해 책 맛을 모르게 되는 경우가 더 많다. 만화책을 읽게 허용하고, 게임 설명서를 함께 해석하거나, 로맨스 소설을 읽고 이야기의 천편일률적인 결말에 관해 이야기하는 가정은 이미 책읽기의 바탕이 깔려 있는 집이다. 풍성한 상상력과 표현력이 거기에서 싹틀 것이다.

▲박형란 청소년상담전문가

4. 부모가 학교 도서관 활동 도우미활동이나 독서프로그램 등에 참여해 적극적인 애독가가 되면 더 좋은 영향은 준다. 학교마다 학부모 독서모임 등이 있다. 틈날 때마다 활용해 본다.

5. 읽은 책의 목록을 기록해 두도록 한다. 그리고 하루에 한 줄이라도 쓰기를 즐겨 하게끔 강조한다. 학생들은 "책을 읽다보면 내가 어떤 분야를 좋아하는지 어떤 성격의 사람인지 알게 되어서 좋아요."라는 말을 자주 한다. 특히 자녀의 또래친구들이 무슨 책을 읽는지 부모들이 교류하며 대화를 해 보면 좋다. 어린 자녀일수록 또래가 읽는 책을 따라 읽는 경우가 많다. 관심을 갖고 아이의 책꽂이에 놓인 책 제목을 살펴본다.

<박형란 청소년상담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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