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1번가 십일절, 할인 뻥튀기 '꼼수'…고객우롱·책임전가

남경식 / 기사승인 : 2019-11-12 19: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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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때 정가 올려서 할인율 부풀려...고객우롱 '비난'
반값딜 라인업 부실…이마저도 뻥튀기
11번가 "가격강제 불가...판매자도 고객"...책임전가 '빈축'
역대 최대 성과를 기록했다며 자축한 11번가의 '십일절' 행사에 할인 뻥튀기 꼼수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사기성 가격할인으로 고객을 우롱했다는 비난글이 올라오며 소비자들의  반감도 높아지고 있다.

11번가는 지난 11일 십일절 행사가 일 거래액 1470억 원을 돌파하며 전년 대비 44% 증가한 실적을 냈다고 12일 밝혔다. 판매 상품 수량은 429만 개로 전년 같은 날보다 53% 많았다.

▲ 11번가 모델들이 '십일절 페스티벌'을 알리고 있다. [11번가 제공]

그런데 이날 11번가에는 정가를 평소보다 높게 책정한 상품이 다수 발견됐다. 한정 시간 판매를 하면서 할인율을 부풀려 소비자들을 현혹시킨 것이다.

에브리봇 엣지 물걸레 청소기는 십일절 행사 때 27만9000원이었던 정가가 행사 이후 25만9000원으로 바뀌었다. 행사가로 19만9000원에 판매해 할인율을 28%로 내걸었지만, 할인율은 실상 23%였던 셈이다.

써브웨이 '스파이시 이탈리안 콤보'는 7100원에서 28% 할인된 5100원에 판매됐다. 해당 제품 '스파이시 이탈리안'은 써브웨이 자체 행사로 11~12월 두 달간 39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콤보 구성품인 16oz 탄산음료 가격이 1500원인 점을 고려하면 실제 할인율은 6%에 불과하다.

배송비로 할인율을 부풀린 사례도 있었다. 오뚜기 '진라면' 20봉은 판매 가격이 1만 원에서 50% 할인된 5400원으로 적시됐다. 배송비 2500원을 적용한 실제 가격은 7900원이었다. 다른 상품들과 함께 구매해 총금액이 아무리 많더라도 배송비 2500원은 유지됐다. 사실상 할인율은 21%인 셈이다.

▲ 에브리봇 엣지 물걸레 청소기의 십일절 행사 당시 가격(왼쪽)과 이후 가격(오른쪽). 정가가 27만9000원에서 25만9000원으로 변경됐다. [11번가 캡처]

한정수량 할인율 50%를 내건 미끼 상품 구색도 예년만 못했다. 한 시간마다 총 24번 진행된 십일절 릴레이 반값딜 중 '파리바게뜨 단팥빵 2개 1100원' 쿠폰이 3번이나 판매됐다.

이마저도 실제 단팥빵 2개 구입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아 소비자들의 원성이 이어졌다. 파리바게뜨 단팥방의 권장소비자가격은 1400원이다. 쿠폰 구매자들은 600원을 추가 지불해야 단팥빵 2개를 구입할 수 있었다.

11번가에서 대규모 행사 때 판매자들이 가격을 올려놓고 할인 생색을 내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몇 년간 계속된 문제다. 그럼에도 개선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십일절 행사에 반강제적으로 참여하는 11번가 입점 판매자들이 손해를 줄이려고 가격 부풀리기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십일절처럼 대규모 이벤트는 수수료도 더 높아 행사가 그대로 팔 경우 팔수록 손해라는 것이다. 중소영세 판매업자들의 불만이 높을 수 밖에 없다.

11번가는 오픈마켓 특성상 본사 차원에서 판매자들의 할인율 뻥튀기를 근절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십일절 행사는 입점 업체와 윈윈(win-win)할 수 있는 기회라고 반박했다.

11번가 관계자는 "11번가가 판매자들에게 가격을 강제할 수는 없다"며 "소비자들이 워낙 영민하게 가격을 비교하기 때문에 가격 올리는 것이 다 파악되서 해당 제품들은 오히려 더 안 팔리기도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행사에 참가하는 판매자들은 세부 프로모션 중 본인이 원하는 것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며 "11번가에게는 오픈마켓을 이용하는 소비자들뿐 아니라 판매자도 고객이다"고 말했다.

U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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