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태의 세계는 지금] 라인과 야후의 합체, 그 속사정과 전망은?

조광태 객원 / 기사승인 : 2019-11-18 22: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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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 플랫폼을 통한 거대 선두기업 편입여부가 생존 관건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인 라인과 일본의 대표적 검색업체인 야후가 본격 통합을 선언했다.일본 시장을 중심으로 1억 명 이상의 고객 기반을 둔 한일 합작 플랫폼 기업이 탄생하는 것이다.

네이버 일본 자회사인 '라인'(LINE)과 일본 포털업체 야후재팬을 운영하는 'Z홀딩스'(ZHD)는 18일 경영통합을 위한 자본제휴 기본합의서를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본계약은 다음달중 체결될 예정이다.

경쟁업체간의 통합은 업계에 흔히 있는 일인 만큼, 일반인들의 시각에서 이들 두 기업의 결합은 일상적인 기업결합 외에 별다른 의미를 지니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 세계적인 인터넷 업계의 추이를 살펴보면, 이 두 기업간의 결합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사실 이 두 기업은 일본 시장에서 선두분야의 경쟁관계에 있다. 그만큼 서비스 분야와 관련, 중복되는 부분이 상당하기 때문에, 기업통합이 플러스 알파를 내기 보다 서로를 잠식하는 형태로 진행될 가능성도 매우 높다. 그럼에도 두 기업이 통합을 선택한 것은 나름 절실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 야후재팬과 라인은 50%씩 출자해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경영 통합을 추진할 예정이다. [UPI뉴스 자료사진] 


현재 인터넷 시장은 흔히 GAFA 혹은 GAMFA라 일컬어지는 몇몇 기업들에 의해 시장 독점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최근 1, 2년 사이 그 현상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머지 않은 시일 내에 후발 기업들의 입지가 급격히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들이 강하다.

GAFA는 구글(google), 애플(Apple), 페이스북(Facebook), 그리고 아마존(Amazon) 네 기업을 일컫는 말이다. 이 말은 프랑스 언론들이 미국 거대 인터넷 기업에 대한 반감의 정서를 담아 흔히 사용하는 용어이다. 프랑스의 르몽드 신문이 처음 사용한 용어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마이크로 소프트(Microsoft)까지 가세하면 GAMFA라 불리게 된다.

프랑스의 언론들은 이미 세계 인터넷 시장의 독점은 이 4개 기업에 의해 거의 마무리된 상태로 판단하고 있다. 프랑스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GAFA TAX 논쟁은 사실상 프랑스가 이들 기업의 독점적 지위를 확고하게 인정하고 있다는 반증이 될 수 도 있다. 여기에 중국의 알리바바까지 가세하면, 세계 인터넷 시장은 이들 몇몇 기업에 의한 장악이 거의 정리 국면에 진입하고 있는 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인터넷 시장인 광고시장에서 구글과 페이스북의 위력은 가히 압권이다. 구글은 스폰서 검색방식과 유튜브 광고, 페이스북은 사용자 프로필에 기반한 타겟 광고를 주 무기로 사용하면서 이 두 기업은 세계 온라인 광고시장 점유율의 절반을 넘어선 51.3%를 차지하고 있다. 금액으로 따지면 구글이 1037억3000만 달러, 페이스북이 673억7000만 달러이다.

특히 캐나다에서 올해 이들 두 기업의 광고시장 점유율은 무려 74%에 달하고 있다. 넷 중 셋은 이들 두 기업이 차지하고 있는 것. 이들 기업의 출생지랄 수 있는 미국의 경우에도 61%로 절반을 훌쩍 뛰어넘고 있다.

아마존의 경우는 클라우드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2004년 시작된 아마존 웹 서비스(Amazon Web Service = AWS)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로 자리잡은 상태이다. 시너지 리서치 그룹(Synergy Research Group)에 따르면, 지난 해 중반 AWS의 클라우딩 서비스 세계시장 점유율은 거의 40%에 육박하고 있다. 2년 전 31%에 비해 9% 포인트나 늘어난 수치이다.

2012년 딥필드 네트워크(DeepField Networks)가 수백만 명의 인터넷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들 조사대상 중 3분의 1 가량이 매일 AWS 관련 사이트를 방문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방문 경로에는 나사(NASA), 아도베(Adobe), 영국의 유력매체인 가디언(Guardian), 심지어 애플 등 우리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이름들이 포함되어 있다. 애플의 경우 AWS의 클라우딩 서비에 월 3000만 달러 이상을 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AWS는 아마존의 매출 뿐만 아니라 이익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지난 해 AWS는 기업매출의 11%를 차지했지만, 순익의 59%를 담당했다. 그러다보니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이 분야의 후발주자격인 구글은 클라우드 플랫폼(Cloud Platform)을, 마이크로 소프트는 어주어 솔루션(Azure Solution)을 각각 내세우면서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2016년 이 분야에서 이들 두 기업의 성장률은 각각 두 배 이상에 달하면서 아마존을 빠르게 뒤쫒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선두 기업에 들지 못한 인터넷 기업들의 초조감은 말할 나위가 없다. 최근 검색시장이 텍스트 위주에서 유튜브로 대표되는 동영상 쪽으로 대거 옮겨가고 있고, 이것이 세계적인 추세가 되어감에 따라 기존 텍스트 기반 검색서비스 제공업체인 네이버와 야후가 느끼는 공통의 불안감은 증폭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본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네이버가 느끼는 불안감은 커질 수 밖에 없다. 네이버의 동영상 서비스로 알려진 네이버 TV는 구글의 유투브에 비해 확실히 인지도가 떨어지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텍스트 기반 검색 서비스 또한 구글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고, 한국과 일본 사용자들의 구글을 통한 블로그 개설 등도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라인과 야후의 결합은 각자의 서비스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측면도 있지만, 일단 자체의 덩치를 키울 필요성을 피차 절감했을 것이라는 판단을 가능케 한다. 서둘러 선두그룹에 끼지 못할 경우 자칫 내일이 없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얼마간 중복되는 서비스 부분을 감안하더라도, 결합의 효용성은 높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

물론 두 업체는 경쟁업체이면서 서로 다른 강점을 강점을 갖고 있다. 일본 야후는 이미 오랫 동안 계속해왔던 웹 서비스 검색을 기반으로 상당한 컨텐츠를 구축해왔다. 이 때문에 뉴스와 금융서비스, 컨텐츠 DB 쪽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반면 라인은 야후의 약점이랄 수 있는 모바일 서비스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다. 야후가 모바일 앱에서 부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반면, 라인은 '슈퍼 앱'을 기반으로 일본의 메시징 분야에서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당연히 이번 결합은 이런 보완적 요소를 염두에 두었음에 틀림없다. 하지만 역시 이번 통합의 주된 컨셉은 메가 플랫폼의 창출이다. 일단 외형부터 선두그룹에 들어가야 한다는 절박함의 발로라 할 수 있다.

이미 상당부분 세계 인터넷 시장은 거대 기업에 의한 시장점유가 점차 굳어지고 있는 마당이다. 이 점에서 라인과 야휴의 통합은 어쩌면 하나의 거대한 도박일 수 있다.

선두그룹에 끼어 생존한다면 대박이 될 수도 있지만, 자칫 외형만 키운 상태에서 시장 공략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두 기업이 치루어야 할 대가는 그 차제로 천문학적인 것이 될 수도 있다. 통합은 했지만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오리무중의 상태에 발을 내딛은 셈이다.

UPI뉴스 / 조광태 객원기자 jkt@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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