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 편지' 남기고 최후의 투쟁 나서는 홍콩 시민들

임혜련 / 기사승인 : 2019-11-19 10:2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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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저항 극단 치달으며 중국 강경진압 나올까 '촉각'
"이 편지를 읽을 때쯤이면, 나는 죽었거나 체포됐을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시위대와 홍콩 경찰 사이의 충돌이 고조되며 돌아오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마지막 편지'를 남기는 홍콩 시민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24일 홍콩 민주화 시위에 참여하는 이들이 돌아오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가족들에게 남길 유서를 작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 유튜브 영상 캡처]

NYT는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나는 내가 죽을까봐 두렵다(I'm Worried That I Will Die)'라는 제목의 영상에 홍콩 민주화 시위에 참여하고 있는 시민들의 유서를 담았다.

3분 남짓한 길이의 영상은 옥죄어오는 중국의 통제로부터 자유를 지키고 민주주의를 개혁하려는 홍콩 시위대를 조명한다.

영상에서 'Nobody'라는 가명을 사용한 22살 홍콩 시민은 가족들에게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편지를 남겼다.

그는 "나는 22살. 이건 나의 마지막 편지다. 나는 죽을지도 모른다"며 "하지만 거리로 나서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님이 보시기에 소위 쓸모있는 사람이 되려고 학교에서도 일터에서도 늘 애썼다"면서 "이기적인 겁쟁이보다 양심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시위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겁이 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라며 "하지만 우리는 포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Nobody는 지난달 코즈웨이베이 시위에서 잠복하고 있던 경찰이 대중에게 불을 지르는 것을 목격한 후 유서를 작성하게 됐다고 NYT에 말했다.

그는 "내 바로 앞에서 탄알이 움직였다"며 "그 순간에 내 인생이 위태로워졌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또 다른 24살 학생은 "경찰과 맞서거나 파괴를 하기 위해 거리로 나선 것이 아니다"라며 "정부의 잘못에 항거하기 위해 여기에 있다"고 했다.

그는 아버지를 향해 "자식의 의무를 다 못하고 너무 일찍 떠나는 저는 불효자식"이라며 "제가 가더라도 몸조리 잘하시고 식사 잘 챙겨 드시라"고 말했다.

NYT에 따르면 최근 시위가 격화하며 유서로 '마지막 편지'를 작성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손으로 적은 편지를 가방이나 지갑에 넣어 몸에 지니고 다니거나 집 서랍과 매트리스 아래에 편지를 숨겨두고 시위에 나선다는 설명이다.

홍콩 시위가 6개월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8일 첫 사망자가 나오고 11일에는 경찰이 쏜 실탄에 맞은 시민이 중태에 빠지며 시위는 더욱 격화하고 있다.

UPI뉴스 / 임혜련 기자 ihr@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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