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美국방부 〈O&M FY2020〉에도 '내년 운영유지비 22억 달러'

김당 / 기사승인 : 2019-11-19 14: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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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감사관실, 3월 의회 보고한 〈주한미군 운영유지비 개요〉 22억1810만달러
미 국방부 공식 보고서 통해도 트럼프의 50억 달러는 '터무니없는 금액' 확인
송영길 의원 "펜타곤도 동의 못할 부당한 요구…용병으로 격하시키는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팀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한국측 분담금 50억 달러(약 6조 원)가 얼마나 '터무니없는 금액'인지가 미국 국방부 공식 보고서를 통해 확인됐다.

 

▲ ‹운영유지비 개요 - FY2020 예산 추계›, 미 국방부 감사관실, 2019년 3월


이는 〈UPI뉴스〉가 미 국방부 감사관실(차관)에서 매년 발간하는 'Operation and Maintenance Overview Budget Estimates(연간 예산추계 - 운영유지비 개요)'를 분석해 확인한 것이다.

미국은 해외기지 수백 개와 병력 수십만 명을 유지하는 데 드는 총비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지난 4월 국회 외통위에서 송영길 의원(민주당·인천 계양을)이 '2018년 이후 연도별 주한미군 총 주둔비용'을 묻는 질의에 국방부는 "미측에서 주한미군 총 주둔비용을 우리 정부에 관련 자료를 제공하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법률에 따라 미 국방부는 〈Overseas Cost Summary〉(OCS, 해외 주둔비용 개요)라는 연례보고서를 통해 해외의 기지와 대사관, 기타 시설에서 군이 벌이는 모든 활동에 얼마나 많은 비용을 사용하는지 의회에 보고하게 돼 있다.

이 연례 보고서를 보면 주한미군 주둔비용을 파악할 수 있다.

미 국방부 감사차관실(Under Secretary of Defense, Comptroller)이 지난 3월에 발간해 미 의회에 보고한 〈Operation and Maintenance Overview FYSCAL YEAR 2020 Budget Estimates〉(이하 〈O&M FY2020〉으로 줄임)에 따르면, 내년 주한미군의 운영유지비(추계)는 22억1810만 달러이다.

한·미 방위비분담금은 통상 주한미군 운영유지비(O&M)를 50 대 50으로 균등 분담하는 선에서 합의해 왔다. 내년도 운영유지비(추계) 22억1810만 달러의 절반은 약 11억1000만 달러로 대략 1조3000억 원(2019년 원/달러 평균환율 1166원 적용시) 수준이다.

〈O&M FY2020〉 상의 2020년도 주한미군 운영유지비의 절반인 1조3000억 원은 한·미가 지난 2월 제10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에서 합의한 2019년 분담금 총액(1조389억 원)과 비슷한 규모이다.

한·미는 지난 2월 제10차 SMA에서 처음으로 유효기간 1년 단위 1조 원대 분담금에 합의한 바 있다. 〈O&M FY2020〉는 그로부터 한달 뒤에 미 국방감사관실에서 미 의회에 보고한 내년 예산추계이다.

다시 말해 미 국방부가 의회에 보고한 공식 보고서에 따르더라도, 내년도 주한미군 운영유지비는 전년 대비 큰폭의 변화가 없다는 것이 확인되었고, 운영유지비를 50 대 50 비율로 균등 분담해온 한·미 SMA 합의 기준에 비추어 내년 방위비분담금 규모도 전년 대비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이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50억 달러라는 터무니없는 금액을 제시해 미 국방부가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급급해하고 있다는 미 CNN 보도를 뒷받침하는 근거여서 주목된다.

CNN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미 의회와 행정부 소식통들을 인용해 미 국무부와 국방부 당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뜬금없이 50억 달러를 제시하자 해당 비용을 정당화하기 위해 미군 주둔과 준비태세뿐 아니라 하수 처리 등 광범위한 내역들을 비용 범위에 포함시키고, 순환병력 및 장비에 대한 비용 역시 한국에 부담시키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이는 미국이 요구하는 전년도 분담금의 5배에 달하는 분담금 액수가 구체적 근거를 바탕으로 산출한 것이 아니고, 대통령이 제시한 분담금(50억 달러) 규모에 맞춰 불합리한 근거들을 동원해서 꿰맞추고 있다는 얘기다.

▲ '국가별 해외주둔비 총액' ‹운영유지비 개요 - FY2020 예산 추계›, 미 국방부 감사관실, 2019년 3월


실제로 〈O&M FY2020〉 상의 국가별 해외 주둔비 총액(180~182쪽)을 보면, △군 인건비 21억400만 달러 △운영유지비 22억1810만 달러 △군가족 주택비 1억4080만 달러 등을 합친 한국 해외 주둔비 총액은 44억6420만 달러이다.

이에 비추어도 트럼프가 요구한 50억 달러는 한국 주둔비 총액보다도 많은 터무니없는 액수이다. 트럼프의 요구는 사실상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의 급여와 군인 가족의 주택비(건축 및 유지보수비), 그리고 전략자산(무기) 전개비용까지 한국이 다 부담하라는 상식 밖의 요구이다.

그럴 경우 한국이 주한미군 주둔비 총액을 부담하려면 동맹관계를 훼손하는 용병 논란은 물론,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까지 개정해야 한다.

한미 간의 경비 분담 원칙을 규정한 SOFA 제5조(1항)는 "미국은 제2항에 따라 한국이 부담하는 경비(시설과 구역)를 제외하고는, 한국에 부담을 과하지 아니하고 미군의 유지에 따르는 모든 경비를 부담하기로 합의한다"고 돼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한국이 무상으로 제공해온 시설과 구역(부지)을 제외한 그밖의 모든 미군 운영유지비(주한미군이 고용한 한국인 노동자의 인건비나 막사 등 군사시설 건설비용 포함)를 부담해왔다.

하지만 미국은 80년대 이후 누적된 이른바 '쌍둥이 적자'로 인한 의회의 국방비 삭감 요구에 따라 동맹국의 재정지원 확대를 핵심으로 한 방위비분담 정책을 추진해 1991년에 제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체결했다.

SMA는 한미 SOFA의 경비 분담 원칙에 대한 특별한 조치, 즉 수정을 가한 것으로 "한국은, 한미 SOAFA 제5조 제2항에 규정된 경비에 추가하여 주한미군의 한국인 고용원의 고용을 위한 경비의 일부를 부담하며,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다른 경비의 일부도 부담할 수 있다"(제1조)고 돼 있다.

즉 SOFA에 대한 예외적 '특별 조치'(SMA)를 통해 '추가하여'라는 표현을 추가해 원래 미국이 부담하게 돼 있는 주한미군의 운영유지비의 일부를 한국이 1991년부터 부담해온 것이다.

올해 2월 한국이 1조389억 원을 부담하기로 합의한 제10차 SMA 협정문의 유효기간은 올해까지로, 원칙적으로 연내에 제11차 SMA 협상이 마무리돼야 내년부터 11차 협정문을 적용할 수 있다. 현재 한미 당국은 제11차 SMA 3차 협상을 진행 중인데 미측의 부당한 요구로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와 관련 송영길 의원은 "내년 주한미군 운영유지비 개요를 보면, 50억 달러는 펜타곤(미 국방부)도 동의하지 못할 부당한 요구다"면서 "주한미군 주둔비 총액보다도 많은 금액을 요구하는 것은 주한미군의 존재를 용병으로 격하시키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UPI뉴스 / 김당 기자 dangk@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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