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성 접대 동영상 김학의 맞다" 판단하고도 '무죄' 왜?

주영민 / 기사승인 : 2019-11-25 17:4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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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시효 늘리려 뇌물+성향응 기소한 검찰의 증거부족 판단
건설업자 윤중천(58) 씨로부터 수억 원대 뇌물과 성 접대 등 향응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학의(63) 전 법무부 차관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 재판부가 성 접대 동영상 속 인물이 김 전 차관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판단에도 재판부가 성접대 등 향응 수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린 이유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건설업자 윤중천 씨 등에게서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은 정황과 성범죄 의혹을 받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지난 5월 16일 오전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7부(정계선 부장판사)는 검찰이 제출한 사진과 동영상 증거에 등장한 남성이 김 전 차관이라고 판단한 경위를 판결문에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역삼동 오피스텔 사진을 놓고 김 전 차관 측이 "가르마 방향이 다르다"며 사진 속 인물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사진 속 인물이 김 전 차관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사진 상 남성은 김 전 차관이라고 보는 것이 상당하고 우연히 다른 사람이 찍혔을 가능성, 윤 씨가 김 전 차관과 닮은 대역을 세워 촬영했을 가능성 등의 다른 가능성은 지극히 합리성이 떨어진다"며 "윤 씨가 사용하던 휴대전화에는 사진을 회전, 상하·좌우 대칭으로 저장하는 기능이 있고 압수되기까지 여러번 다른 매체에 저장되는 과정에서 좌우반전이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또 재판부는 사진이 이른바 '원주별장 동영상'과 같은 CD에서 김 전 차관의 이름으로 같은 폴더로 저장된 채 함께 발견된 점을 들어 "원주별장 동영상과 사진의 인물은 같은 인물"로 봤다.

이처럼 재판부가 김 전 차관이 윤 씨로부터 성 접대 등 향응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무죄 판단을 내린 이유는 공소시효를 늘리고자 제3자 뇌물수수 혐의와 성접대 향응을 묶어 기소한 검찰 판단의 증거가 부족하다고 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윤 씨의 1심 재판을 담당했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손동환 부장판사)도 윤 씨의 A 씨에 대한 성범죄 여부를 판단하는 데 있어 검찰이 제기한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를 받아 들이지 않아 공소시효 완성에 따른 면소 판단을 내린바 있다.

A 씨는 윤 씨에게 성폭행을 당한 것은 물론, 김 전 차관에게 수차례 성 접대를 한 인물이다.

하지만, A 씨가 PTSD를 앓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법원은 강간치상 혐의는 공소 기각 판결을, 특수강간 혐의 공소시효 10년을 적용해 면소 판결을 각각 내렸다.

PTSD가 적용됐다면 강간치상 혐의가 적용, 공소시효도 15년으로 늘게 돼 사건이 발생한 2007년 12월 21일 기점으로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 

김 전 차관 담당 재판부 역시 검찰의 공소사실 중 '1억 변제 채무 건'과 '성접대 향응 건'을 묶어 공소시효를 10년에서 15년으로 늘리려 한 부분에 제동을 걸었다.

먼저 재판부는 2008년 10월 형사사건 발생 시 직무상 편의를 제공해 달라는 청탁을 받고 윤 씨가 김 전 차관과 성관계를 한 A 씨의 가게 보증금 1억 원 반환 채무를 면제하게 한 혐의에 대해서 증거 없음 처분을 내렸다.

또 2006년 여름부터 2008년까지 A 씨를 통한 3100만 원 상당의 금품과 성 접대의 경우 재판부는 이 부분을 따로 보고 "공소시효가 완성됐다"고 판단했다.

두 사건을 하나의 뇌물로 보고 공소시효를 15년으로 늘리려 한 검찰의 공소사실을 재판부가 인정하지 않으면서 별장 성 접대 동영상 속 인물이 김 전 차관이 맞아도 공소시효 완성으로 이를 처벌할 수 없게 된 것이다.

U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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