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카페 '발암포비아'…발암 상습기업 '아가방 에뜨와·서양 블루독' 불매 확산

김지원 / 기사승인 : 2019-12-24 10: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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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방, 블루독 등 유해물질 검출 '반복'에 불신 증가
중국기업 매각 '아가방앤컴퍼니' , 매각 앞둔 '서양네트웍스' 비난
저출산 시대, 정부 엄격한 관리감독·강력 페널티 요구
"에뜨와, 블루독은 물론이고 해당 브랜드가 판매하는 회사 제품은 다 입히지 않겠다."

백화점에서 만난 3세 남아 엄마인 A 씨는 기준을 초과하는 유해물질이 검출된 아동용 점퍼 브랜드에 대해 "다른 제품이라고 어떻게 믿고 사냐"며 이렇게 말했다. 맘 카페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대다수가 "그 브랜드 다른 제품도 못 믿겠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아동용 겨울 점퍼에 이어 유아용 제품에서 안전기준을 초과하는 유해물질이 나오자 정부의 안전관리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이 증가하고 있다. 아동용 제품의 유해물질 검출문제가 반복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저출산 시대 아이를 안심하고 키울 수 있도록 더욱 엄격한 정부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동 점퍼 발암 물질 기준치 초과 검출 소식에 대해 맘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이 지난 12일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유·아동용 섬유제품인 겨울 점퍼류 및 모자 7개 제품의 모피 부위에서 폼알데하이드가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발암물질인 폼알데하이드가 초과 검출됐다고 발표된 제품은 △ 블랙야크의 '블랙야크 키즈' △ 이랜드리테일 '로엠걸즈' △ 파스텔세상 '헤지스' △ 신아인터네셔날 'MLB 키즈' △ 경북 '블루독' △ 퍼스트어패럴 '프렌치캣' △ 아가방앤컴퍼니의 브랜드 '에뜨와' 등이다.

특히 아가방앤컴퍼니의 브랜드 '에뜨와' 제품 '에리카다운JP'는 폼알데하이드가 기준치 대비 최대 33배 초과 검출됐다. 유해물질 기준 초과 검출 문제가 '반복'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게다가 아가방은 이전에도 맨투맨티셔츠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된 바 있다. '쥬디 맨투맨티셔츠'의 뒷면 단추 부분에서 납 함유량 기준치의 약 10배를 초과하는 성분이 검출됐다.

지난 5일 한국소비자원의 '아동 겨울점퍼 6종 폼알데하이드 기준치 초과' 발표가 난 지 '일주일'만에 다시 전해진 유해물질 검출 소식이다.

폼알데하이드가 초과 검출된 6종은 △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키즈숏마운틴쿡다운', △ 블루독 '마이웜업다운', △ 베네통키즈 '밀라노롱다운점퍼', △ 네파키즈 '크로노스다운자켓', △ 탑텐키즈 '롱다운점퍼', △ 페리미츠 '그레이덕다운 점퍼' 등이다.

▲지난 5일 한국소비자원이 시중에 판매 중인 아동용 겨울 점퍼 13개 제품을 대상으로 안전성을 조사한 결과, 일부 제품의 천연모에서 안전기준을 초과하는 유해물질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 제공]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는 폼알데하이드를 발암물질(Group1)로 분류하고 있다. 폼알데하이드는 호흡기나 피부를 통해 체내로 흡수돼 접촉성 피부염 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주로 동물 가죽을 가공하는 과정에서 유연성을 늘리고 부패를 막기 위해 사용된다.

▲폼알데하이드 함유량이 33.2배 초과해 수거 명령이 내려진 아가방앤컴퍼니 '에리카다운JP'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아가방앤컴퍼니는 자사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리고 안전기준 부적합 제품에 대한 리콜 안내문을 공지했지만 소비자들의 불신은 점점 더 높아가고 있다. 불매운동 조짐도 확산되는 모양새다.

반복되는 안전 관리 미흡에 아가방앤컴퍼니의 '기업 문화' 이야기까지 튀어나왔다. 후진적 기업 문화와 혼돈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안전관리가 뒷전으로 밀려난 것. 아가방은 중국기업(랑시그룹 랑시코리아)에 2014년 매각된 후 기업 문화가 부정적으로 변했다는 평이 많았다.

기업정보를 기록하는 사이트 크레딧잡이 국민연금 데이터를 통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17년 아가방의 퇴사율은 절반에 달했다. 전체 직원 177명 중 89명이 퇴사했다. 동종산업군의 퇴사자가 4명인 것과 매우 큰 수치로, 최근까지 혼돈스러웠던 아가방의 분위기를 알 수 있다.

현재 아가방앤컴퍼니가 생산, 판매하는 브랜드는 아가방, 에뜨와, 디어베이비, 이야이야오,  퓨토, 데스티네이션 마터니티, 디자인스킨이 있다. 또 브랜드·편집샵인 아가방갤러리, 넥스트맘, 쁘띠마르숑, 타이니플렉스도 아가방앤컴퍼니 소속이다. 

학부모 사이에서는 서양네트웍스의 블루독에 대한 배신감도 표출되고 있다. 서양네트웍스의 블루독은 학부모에게 '고가의 질 높은 제품'이라고 통한다. 하지만 블루독 역시 지난 2012년 1건, 2015년 5건, 2016년 4건 등 유해물질 검출이 이어졌다. 이에 맘 카페에서는 "블루족 가지가지", "비싼곳에서 왜저래", "블루독 저기 많이 입는 곳인데", "버려야겠다"등의 반응이 나왔다.

2세 남아를 둔 B 씨는 "특히 블루독꺼를 제일 많이 입히고 엄마들 사이에서 유명한데 (유해물질이)나와서 다들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B씨의 어머니도 "손자 옷을 블루독에서만 사줬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 외에도 서양네트웍스는 국정농단 사태 당시 학부모 사이에서 불매운동에 휩싸이기도 했다. 최순실의 여동생 최순천의 남편 서동범 대표(현재 2대주주)가 운영하는 회사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맘 카페에는 "최순실 때문에 안 산다"는 반응도 여전히 존재한다.

서양네트웍스가 보유한 브랜드로는 블루독, 블루독 베이비, 알로봇(R:ROBOT), 밍크뮤, 데님인더박스, 룰라비(lulabee), 테일스쿱(TALESCOOP), 리틀그라운드, 래핑찰드(Laughing Child), 비플레이(B.PLAY), 봉테비앙(bonte bien) 등이 있다.

▲블루독과 관련해 한 맘 카페에서 '최순실' 이야기를 하고 있는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아가방이 중국기업에 매각된 것처럼 서양네트웍스도 현재 인수합병(M&A) 시장 매물로 나와있다. 매각이 진행 중에 있어 회사 분위기가 어수선할 수 밖에 없어 안전관리는 뒷전이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블루독 관계자는 "매각여부와 관련해서는 잘 모르겠다"고만 답했다.

국가기술표준원은 해당 제품 사업자에 대해 수거 등의 명령을 내렸다. 수거 등의 명령을 따르지 않는 사업자는 형사고발 대상이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정부의 안전 기준에 의문을 제기했다. 9세 남아를 기르는 C 씨는 "제품 생산에 대한 기본적인 기준도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도대체 아이에게 안전한 게 뭔지 믿고 살 수가 없는 세상이다"고 토로했다.

의류외에도 다양한 아이들 용품에서 유해물질이 초과 검출되고 있다. 국가기술표준원이 지난 2월 신학기를 맞이해 가방, 신방, 필기류 등 어린이제품을 검사한 결과, 간·신장 등의 손상을 유발할 수 있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검출되는 등 총 18개 제품에서 안전기준 부적합이 발생했다.

△ 블랙야크의 하리세트책가방(HARI_SET_SCHOOL_BAG)에서 카드뮴이, △ 아트박스의 올리버 동물 아동 배낭에서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검출됐다. 액체괴물 슬라임 148개 중 100개 제품에서 붕소, 방부제(CMIT,MIT), 프탈레이트 가소제 등의 유해물질이 안전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되기도 했다.

이케아코리아가 수입·판매한 트롤릭트비스(TROLIGTVIS) 머그컵 제품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디부틸프탈레이트가 나온 사례도 있다. 디부틸프탈레이트는 간, 신장, 심장, 폐, 혈액 등에 유해할 뿐 아니라, 정자의 DNA를 파괴하고, 임신 중 합병증과 유산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호르몬의 주범인 프탈레이트의 일종이다.

▲ 디부틸프탈레이트가 초과 검출돼 회수 조치된 트롤릭트비스(TROLIGTVIS ) 머그컵 제품. [이케아코리아 홈페이지]

유아동제품을 안심하고 쓸 수 없는 상황은 저출산 기조에 '한 몫(?)'한다. 아이를 기르기에 안전한 환경이 아니라는 인식이 퍼져 있는 것.

3세 딸을 기르는 D 씨는 "아이를 키우기에 안전한 환경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믿고 입히고 먹일 수 있는 제품이 없다"며 "매번 아이들과 관련해 이런 문제가 나오는데 (정부든 기업이든)어떠한 조치를 취해줄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7살 자녀의 엄마인 E 씨는 "이렇게 상습적으로 유아, 어린이용 의류제품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된 아가방, 블루독 같은 기업은 삼진아웃제를 적용해서라도 퇴출시키는 강한 법안이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그동안 브랜드를 믿고 구입했는데, 기업의 돈벌이수단에 뒷통수맞은 느낌이라 억울한 심정이다"고 말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9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3분기(7~9월) 합계출생율은 0.88을 기록했다. 합계출산율은 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의 수를 말한다. 1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합계출산율은 그 어느 때보다 아이를 믿고 기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하는 상황임을 보여준다.

학부모들은 정부의 엄격한 관리감독과 감시체계, 기업에 대한 강력한 페널티를 요구했다.

5세 아들을 둔 F 씨는 "정부가 강력한 페널티를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기업의 사후 조치에 대한 안내도 요구했다. E씨는 "기업에서 사후 처리 어떻게 해가고 있는지 상세히 알려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국가기술표준원 관계자는 "각 브랜드가 사후조치를 잘 하고 있는지 감시하고 있다"며 "제품의 안전성 기준을 높여야할 필요성이 있으면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서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U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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