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호봉제 타파 및 직무·능력 중심 개편 작업 착수

이민재 / 기사승인 : 2020-01-13 17: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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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공급 임금체계, 과거 고도성장 시기 장기근속 유도 방편
저성장 고령화 시대엔 인건비 부담 및 청년 채용 감소 영향

정부가 호봉제 중심의 임금체계를 직무와 능력 중심으로 개편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은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직무·능력 중심의 임금체계 확산 지원 방향'을 발표했다.

임 차관은 "정부는 노사가 자율적으로 임금의 과도한 연공성을 줄이고 직무와 능력 중심의 공정한 임금체계로 개편해나갈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이 1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임금체계 개편 관련 매뉴얼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그는 "올해는 '직무 중심 인사관리체계 도입 지원사업'을 신설해 인사관리 전반에 대해 보다 내실 있는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직무 중심 인사관리체계 도입 지원사업은 직무급 도입을 위한 직무평가 수단이 개발된 공공, 철강, 보건의료, 정보기술(IT) 8개 업종의 기업이 직무급 도입을 희망할 경우 전문 컨설팅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올해 4억 원의 예산이 책정됐다.

임 차관은 "노사 자율의 영역이자 국민의 삶과 직결된 임금 문제는 정책을 통해 강제할 수 없는 부분인 만큼,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산하 의제·업종별 위원회 등을 통해 노사정간 사회적 공감대를 넓히기 위한 노력 또한 함께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호봉제 비율은 해마다 감소하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지난해 사업체 노동력 조사에서 100인 이상 사업체의 호봉제 비율은 58.7%로 나타났다.

한국노동연구원의 2015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근속 1년 미만 노동자 임금 대비 30년 이상 노동자 임금은 3.3배다. 이는 연공급이 강한 일본(2.5)과도 격차가 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런 연공급 중심의 임금체계를 더는 유지하기 힘들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국내 기업의 연공급 임금체계는 과거 고도성장 시기 노동자의 장기근속을 유도하기 위한 방편이었으나, 저성장 고령화 시대에는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연공급 임금체계에서 노동자 고령화는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증가시켰다이는 청년 채용 여력의 감소와 고령자 조기 퇴직으로 이어졌다.

근속 기간이 긴 정규직과 그렇지 못한 비정규직, 호봉제 중심의 대기업과 그렇지 못한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도 벌어졌다.

무엇보다 근속 기간이 길다는 이유로 고액 연봉을 받는 것은 '동일 노동 동일 임금'의 원칙에 어긋나 불공정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동부는 임금체계를 직무와 능력 중심으로 개편하는 작업을 지원하기 위한 매뉴얼인 '직무 중심 인사관리 따라잡기'를 발간했다.

이 매뉴얼은 기업이 임금체계 개편 과정에서 참고하도록 하기 위한 자료다. 직무급을 중심으로 임금체계 개편 절차와 방식, 고려 사항 등을 포함하고 있다.

직무급은 난이도 등 직무의 가치에 따라 임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이는 동일 노동 동일 임금의 원칙에 가장 부합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부가 임금체계 개편에 본격적으로 나섰지만, 노사 이견 등으로 산업 현장에서 얼마나 확산할지는 미지수다. 노동부도 노사 자율성을 강조했지만 명확한 지침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임 차관은 "기업의 임금체계는 정부나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당사자 간 충분한 협의와 소통을 통해 노동자들이 수용 가능한 대안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UPI뉴스 / 이민재 기자 lmj@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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