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묘범'에게 징역 4개월은 너무 짧다"

김진주 / 기사승인 : 2020-01-18 15:42:04
  • -
  • +
  • 인쇄
화성 '시껌스' 살해범, 4개월 실형 선고 받아
피해자 "'약한 고양이'에 집착한 살해범…항소 원해"
동물권 운동가 "개체수별 처벌 방식 도입해야"
지난해 12월 12일 징역 6개월을 구형받은 화성 고양이 연쇄살해사건의 피고 김모(50대) 씨가 징역 4개월 실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1단독 최혜승 판사는 지난 17일 동물보호법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회부된 김 씨에게 징역 4개월을 선고했다. 선고일시는 애초 16일 오후 2시였으나, 피고 김 씨의 불출석으로 인해 선고기일이 2주 후로 연기됐다. 그러나 김 씨는 당일 늦게 법정에 나와 4개월 실형을 받고 구속됐다.

▲ 지난 16일 화성 고양이 연쇄살해사건 피해자 K 씨 부부와 동물권단체 회원들이 수원지방법원 앞에서 "동물학대범 처벌 강화"를 외치고 있다. [김진주 기자]

김 씨는 지난해 6월 25일, 이웃에 사는 K(60대, 화성시 거주) 씨 부부의 반려묘 '시껌스'를 살해한 후 풀숲에 사체를 유기하고, 다음 날 길고양이를 살해해 하천에 사체를 유기했다. 이렇게 고양이 2마리를 이틀에 걸쳐 연속 살해한 바로 다음 날 새끼고양이를 입양했다. 이 고양이는 사단법인 동물자유연대(이하 '동자연')에 의해 구조됐으나, 이후에도 김 씨는 온라인 사이트 등을 통해 계속 고양이 입양을 시도한 것으로 제보를 통해 알려졌다.

제보자 B 씨는 "김 씨는 '캣XX닷컴'등의 사이트나 반려묘 까페 등을 통해 '온순한 어린 고양이'를 찾아다녔다. 2마리 고양이를 살해한 후에도 고양이 이동장을 들고 펫샵 등을 기웃거리는 모습이 여러 사람에 의해 포착됐다"라고 밝혔다.

▲ 김 씨가 고양이 2마리를 살해한 이후에도 고양이 이동장을 들고 다니며 입양을 시도하는 모습이 화성 주민들에 의해 포착됐다. [제보자 B 씨]

이에 대해 피해자 K 씨는 "김 씨는 유난히 작고 어린 고양이를 선호했다"라면서 "보통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입양할 때 크고 나이든 동물보다는 작고 어린 동물을 선호하는 편이다. 그런데 김 씨의 경우 특이한 점이 있다. 건강한 고양이보다 몸이 약한, 심지어는 아픈 곳이 있는 고양이를 찾아다녔다는 것이다. 자신에게 저항할 힘이 없는 약한 존재를 원했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최혜승 판사는 "피고인은 연달아 두 마리의 고양이를 살해했으며, 그 범행수법이 잔혹해 생명존중의 태도를 찾아볼 수가 없다"라면서 "피고인은 첫 번째 범행 당시 순간적인 두려움으로 범행에 이른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범행 다음 날 또 다른 고양이를 살해했으며, 그 직후 고양이를 입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한 것을 볼 때 순간적 실수로 보기 어렵다"라고 판시했다.

최 판사는 "피해자가 이 사건으로 인해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엄벌을 원하고 있다"라고 언급하는 한편 "다만, 피고인이 이 법정에서 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피해자 K 씨는 "김 씨는 고양이가 할퀴어서 겁이 나 죽였다고 거짓말을 했다. 하지만 CCTV에 촬영된 영상을 보면 자고 있던 시껌스의 목을 졸라 바닥에 패대기쳐 살해한 것이다. 이 내용은 탄원서에도 나와 있다"라며 분노를 표했다. 그리고 "김 씨의 거짓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진실이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처음부터 다시 재판하고 싶다"라며 항소 의사를 밝혔다.

동자연 김수진 활동가는 "이 사건은 형사사건이므로 검사와 피고인만 항소할 수 있다"라고 설명하며 "검사 측에 피해자의 항소 의사는 전달했으나, 6개월 구형에 4개월 실형이 선고된 건이므로 항소는 불가한 상황"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동물보호단체행강(이하 '행강') 상임이사 방미영 씨는 "지은 죄에 비해 4개월은 너무 짧다. 동물보호법 위반 시 최대형량을 2년에서 3년으로 늘린다고 하지만, 사법부의 처벌이 제대로 내려지지 않고 있다"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행강의 최혜은 활동가도 "개체수별 처벌방식을 도입해야 한다. 최대형량이 3년이라면, 2마리를 살해했을 경우 6년까지 받아야 하는 것"이라며 지적했다.

한편, 직장동료에게 반려묘 '꼬미'가 살해당한 '꼬미 사건'의 피해자 정(20대, 수원시 거주) 씨도 이날 함께했다. 정 씨는 경의선고양이 자두 사건 재판도 방청하는 등 같은 아픔을 겪고 있는 피해자들에게 연대해왔다. 

UPI뉴스 / 김진주 기자 perle@upinews.kr

[저작권자ⓒ U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글자크기
  • +
  • -
  • 인쇄

핫이슈

만평

2020.9.20 0시 기준
22975
383
20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