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댓글조작' 김경수 항소심…법원 "킹크랩 시연 봤다"

주영민 / 기사승인 : 2020-01-21 14: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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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유죄 판단의 근거 '킹크랩 시연회' 있었다고 잠정 결론
드루킹 일당과 포털사이트 댓글조작을 공모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김경수(52) 경남도지사의 항소심 재판부가 1심 유죄 판단의 근거가 된 '킹크랩 시연회'가 있었다고 잠정 결론 내렸다.

재판부는 킹크랩 시연회가 있었는지에 대해 더 볼 필요는 없지만 김 지사에 대해 '공동정범'으로서 죄가 성립하는지 여부를 추가 심리하기 위해 선고를 재차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지난해 7월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드루킹 댓글조작' 항소심 7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정병혁 기자]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차문호)는 21일 김 지사의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 등 혐의 항소심 속행 공판을 진행했다.

당초 이날 항소심 선고 공판이 예정됐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전날 직권으로 변론을 재개했다.

재판부는 "결론적으로 말하면 우리 재판부는 현 상태에서는 최종적인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며 "사건을 1년 가량 심리해 온 재판부로서 변론을 종결하고 선고기일을 지정하고서도 그 기일에 선고하지 못하고 사건을 재개해 불필요한 추측과 우려를 드려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부는 1심에서 실형 판단의 주된 근거가 된 2016년 11월 9일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사무실인 산채에서 열린 '킹크랩 시연회'가 있었다고 잠정 결론 내렸다.

재판부는 "잠정적이기는 하지만 각종 증거를 종합한 결과 김 지사 주장과 달리 특검이 상당 부분 증명을 했다고 판단했다"며 "이는 김 지사가 믿기 어렵다고 주장하는 '드루킹' 김동원씨, '둘리' 우모씨 등 진술증거를 제외하더라도 마찬가지"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한 근거로 2016년 11월9일 김씨로부터 온라인 정보보고를 받고 킹크랩 프로토타입 시연을 봤다는 비진술적 증거들, 당일 온라인 정보보고, 킹크랩 프로토타입의 시연 로그기록, 이후 작성된 피드백 문서 등을 제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물론 추후 새로운 결정적 증거에 의해 결론이 달라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김 지사 측에 이같은 잠정 결론을 바꿀 만한 결정적인 자료가 있다면 제출하는 것을 막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결국, 김 지사를 공동정범으로 보고 유죄 판단을 내리는 게 적절한 지 여부를 추가로 심리하겠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으로 보인다.

공동정범은 △상호 공동범행을 하고자 하는 의사 합치 아래 직접 구성 요건적 행위를 분담한 경우 △직접 실행행위는 분담하지 않지만 범행 공모 후 기능적 행위 지배하는 경우가 있다.

대법원 판례는 '공동정범은 모든 공범자의 범죄 구성요건 실현을 전제로 하지 않고, 실현행위를 하는 공범자에게 협력하는 것으로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공동 가공 의사는 타인의 범행을 인식하면서 이를 제지하지 않고 단순히 용인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봤다는 점이다.

재판부는 추가 심리를 위해 △드루킹과 둘리의 진술 신빙성이 있는지 근거 자료 △김 지사와 드루킹의 관계에 대한 객관적 자료 △김 지사의 19대 대선에서의 역할 △드루킹이 시연 후 보낸 답신에 문제 삼지 않은 이유 등 8가지의 관련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재판부의 잠정 결론에 김 지사 측은 당혹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재판이 시작되기 전 김 지사는 "대부분 사실관계가 밝혀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지만, 이후 재판부의 잠정 결론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 측 변호인은 재판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다소 의외의 재판부 설명이라 약간 당혹스럽다"며 "지금 재판부는 킹크랩 시연을 김 지사가 봤다고 잠정 판단하는 것 같은데 변호인들 생각과 굉장히 다르다"고 말했다.

또 "잠정적인 심증 개시여서 얼마든지 변경 가능하다고 생각된다"면서 "어쨌든 더 진전된 자료나 논리를 가지고 재판부에 오해가 없도록 설명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 항소심 다음 공판은 3월 10일 오후 2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김 지사는 '드루킹' 김동원(50) 씨 일당과 공모해 2016년 11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댓글조작 프로그램인 '킹크랩'으로 불법 여론조작을 벌인 혐의로 기소됐다.

드루킹과 지난해 6·13 지방선거까지 댓글 조작을 이어가기로 하고, 그 대가로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도 받았다.

김 지사는 재판 과정에서 줄곧 혐의를 부인했다. 댓글 조작 등을 공모한 적이 없다는 취지다.

1심 재판부는 김 지사의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법정구속했다.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2년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 지사는 지난 4월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보석을 허가받아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다.

U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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