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 '주차비'만 하루 1000만 원"…LCC 현금성 지원 언제

이민재 / 기사승인 : 2020-03-12 15: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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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 사장단 "조건 없는 금융 지원 필요하다" 공동 건의문
정부 '3000억 대출 지원안' 발표 한 달째…대출 심사는 '오리무중'
대출 심사 주체는 산은…국토부는 "신속 진행해달라" 요청만

LCC업계가 "현금성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하는 가운데 정부가 발표한 3000억 대 대출 지원은 아직 그 윤곽이 잡히지 않고 있다.

현재 일본·중국·동남아 노선 감축으로 LCC 국제노선은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다. 소수의 국내 노선이 남아있긴 하지만 이전 수준의 매출을 견인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자동차 주차비에 해당하는 주기료 등 고정비가 꾸준히 나가는 상황속에 LCC업계가 보유한 현금이 지속해서 소진돼 지원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절규에 가깝다.

"비행기 세워만 놔도 돈 나간다현금 소진 심각"

항공업은 정기적으로 지출하게 되는 고정비가 많다. 현금성 지원 없이는 하루 하루 버티기 힘들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비행기가 뜨지 않아 전처럼 유류비가 나가지 않는 현재, 고정비 중 큰 부분을 차지하는 건 공항사용료다. 공항사용료는 주기료, 이착륙비, 조명료 등이다.

이 중 항공사에 가장 큰 부담이 되는 것은 주기료다. 주기료는 항공기를 공항에 세워두는 데에 따른 비용으로 일종의 '주차비'에 해당한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주기료는 기종의 무게마다 다르나, A321(89) 기준 441000, B737(65) 기준 322000 등이다.

▲ 에어부산 항공기. [뉴시스]


한 에어부산 관계자는 "에어부산의 경우 26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에어버스 A321-200(89)기종 위주이다. 1대당 하루 주기료는 44만 원 정도 지출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항공기 중 80%가량이 주기돼 있는 상태"다 라고 전했다.

이를 계산해보면 지출되는 주기료는 하루 약 1000만 원에 육박한다. 일주일이면 6000만 원이 넘는 주기료가 나가는 셈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항공업의 경우 다른 업계에 비해 부채가 많이 드는 편이다"라며 "리스비나 공항 사용료 등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고정비가 적지 않다. 지금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유동성 확보는 꼭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이어 "기존에 가지고 있던 현금이 많이 소진된 상태다. 이러한 상황이 장기화해 더는 버티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크다"라고 말했다.

정부가 발표한 3000억 금융 지원업계 반응은?

LCC업계는 우선 정부가 내놓은 3000억 대 대출 지원책이 현실성이 있는 지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단 대출 절차가 복잡한 데다 산은의 태도가 미온적이다"고 전했다.

그는 "산은의 입장에서는 항공사가 빌린 돈을 못 갚을 수 있다고 판단해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특별자금으로 지원하는 것이 아니고 기존 상품에서 지원하는 것이다 보니, 부채 비율이 높고 적자 폭이 큰 항공사의 경우 대출 문턱이 높게 느껴지는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위기를 극복할 만큼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LCC 업계 종사자는 "3000억 원 중 얼마를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다"라며 "어떤 곳은 긴급 수혈을 받을 수 있겠지만, 다른 곳은 실질적인 도움이 안 되는 수준으로 분배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토로했다.

▲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와 한태근 에어부산 대표이사가 지난달 10일 오후 서울 강서구 한국공항공사에서 열린 항공사 CEO간담회에서 대화하고 있다.[정병혁 기자]


앞서 정부가 내놓았던 비현금성 지원은 사실상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지난딜 17일 공항시설 사용료 납부 유예 등 지원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업계 한 관계자는 "유예된 공항사용료는 어차피 언젠간 내야 할 돈인 데다가 1.6%의 금리도 붙는다" "지금 당장 현금 유동성 등이 문제가 되는 상황에서 실효성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저비용항공사(LCC) 사장단은 지난달 28일 공동 건의문을 통해 정부에 긴급금융지원을 요청했다. 앞서 정부가 지난달 17일 항공 분야 긴급 지원 대책을 발표하며 일시적 유동성 부족을 겪는 LCC에 대해 산은의 대출심사절차를 통해 최대 3000억 원 내에서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한지 11일만이다.

LCC 사장단은 "부채비율이 높은 항공사의 구조상 누적된 적자가 반영된 현시점에서 시중은행 상품을 통한 자금 조달은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즉각적인 유동성 개선을 위한 자금조달이 가능하도록 지원 조건을 대폭 완화하고 규모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긴급 경영안정자금을 무담보장기 저리 조건으로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사장단의 요청이 있은 지 4일만인 지난 3일 국토부는 다시 사장단과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정부의 지원대책 진행 상황을 설명하고 항공업계의 어려움을 청취했다.

'오리무중' 대출 심사국토부는 "신속 진행해달라" 요청만

정부가 최대 3000억 대 긴급융자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지 한 달이 다 되어 가지만 대출 심사 진행 상황 등 구체적인 윤곽은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

산은 측은 최근 부채 비율에 대한 심사 완화 등에 대한 논의가 있었는지에 관한 물음에 "아직은 논의 중인 상황이다"라고 답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대출 심사에 몇 달이 걸린다. 다만 LCC 금융지원 건은 예측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산은 측은 "지원 요청을 한 개별 업체들별로 대출 심사가 진행 중이다"라며 "대출 심사 마지막 단계에 와있는 회사도 있다"라고 전했다.

이후 3000억 원의 긴급 자금지원이 제주항공·진에어·에어부산 등 3 LCC로 한정됐다는 말이 나왔다. 그러나 해당 항공사들은 "해당 내용에 대해 전달받은 사실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금융위는 최근 "현재 산업은행에서 일시적 유동성 부족을 겪는 LCC에 대하여 대출심사 절차 등을 신속 진행하고 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절차 등을 신속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볼만한 근거가 무엇인지 묻자 금융위 관계자는 "산은과 매일 일일점검을 하고 있다. 회사별로 대출심사가 어느 정도까지 진행 됐는지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대출심사와 관련해 "지난주 산은이 LCC 사장단을 만난 뒤 신속하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면서도 "국토부는 개별적인 진행 상황을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구조적으로, 대출심사 주체가 산은인 상황에서 국토부는 "신속하게 진행해달라"고 요청하는 도리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토부는 LCC 사장단 미팅 당시 논의된 시설사용료 감면 요청 등에 대해서도 "검토 중이다. 진척 상황은 말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UPI뉴스 / 이민재 기자 lmj@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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