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농단 임종헌, 보석 허가…구속 503일 만 보석

주영민 / 기사승인 : 2020-03-13 17: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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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허가할 수 있는 상당한 이유 있어"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로 구속상태로 재판을 받는 임종헌(61)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보석으로 풀려난다.

지난 2018년 10월 27일 구속된 지 503일 만이다.

▲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지난해 5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사법농단' 관련 24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뉴시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윤종섭 부장판사)는 이날 임 전 차장이 청구한 보석을 인용했다. 이에 따라 임 전 차장은 이날 중으로 석방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임 전 차장에 대해 보석을 허가할 수 있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앞서 임 전 차장은 지난 3일 불구속 재판을 요청하며 보석을 청구했다.

지난 10일 열린 보석 심문에서 임 전 차장을 임 전 차장 변호인 측은 "형사소송법은 6가지 외 해당하지 않으면 보석을 허가해야 하는데 증거인멸 염려 외에 해당 사항이 없다는데 이견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형소법상 △사형, 무기 또는 장기 10년 넘는 징역·금고 죄를 범한 때 △누범·상습범일 때 △증거인멸 염려 충분한 때 △도망 염려 충분한 때 △주거가 분명치 않을 때 △피고인이 피해자 등에 해를 가할 염려가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보석 청구를 허가해야 한다.

변호인 측은 "2차 기소건 모두 무죄를 주장하지만, 법리상 이유로 무죄를 주장할 뿐 보고서 존재 자체는 다투지 않아 증거인멸 염려가 없다"며 "임 전 차장은 진술거부권과 반대신문권을 행사한 것일 뿐이고, 공소사실을 다툰다는 이유만으로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1년 4개월째 구속 중이고,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는 점 등을 살펴보면 보석이 필요하다"며 "검찰 주장과 달리 임 전 차장은 공범이나 관련자 접촉 금지에 이의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임 전 차장이 고혈압 등을 앓고 있다"며 임의적 보석에 대한 필요성도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임 전 차장이 범행을 전면 부인하면서 상급자와의 공모를 함구하는 이상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임 전 차장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어 "재판이 장기화하면서 주요 증거가 오염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는 점을 고려해 달라"며 "만일 임 전 차장이 불구속 상태가 돼 증인에게 자유롭게 연락하면, 적극적으로 말을 맞춰 증거 인멸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이 전현직 법관 진술을 조작하거나 부당한 영향을 줄 위험이 있다"며 "임 전 차장은 단순 실무자가 아니라 사법농단의 전 과정을 계획한 핵심인물로 이 사태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임 전 차장의 구속 상태가 오래 유지돼온 것은 기피 신청 사건의 심리가 늦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임 전 차장 측은 1심 재판부가 지난해 5월 13일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하자 같은 해 6월 5일 A4용지 106쪽 분량의 재판부 기피 사유서를 제출했다.

재판부가 편파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는 이유였다. 해당 신청은 1심과 2심에서 모두 기각됐고 이에 따라 이 사건 재판은 중단된 상태였다 지난 9일 재개됐다.

이날 사법행정권 남용 1호 구속 피고인이었던 임 전 차장이 석방되며 이 사건 관련 모든 피고인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됐다.

앞서 양승태(72) 전 대법원장도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던 중 지난해 7월22일 구속기간 만료를 앞두고 법원이 직권 보석을 허가하며 불구속 재판을 받고 있다.

U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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