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관 탄핵·지방자치경찰 등 사법·경찰개혁 급물살 탄다

주영민 / 기사승인 : 2020-04-23 16:5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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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여당, 제왕적 대법원장 해체 공약…사법개혁 초석
경찰개혁, 국가수사본부·자치경찰제·정보경찰 개편 골자
사법개혁 이탄희·최기상·이수진 경찰개혁 황운하·임호선
21대 총선에서 180석을 확보해 '슈퍼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이 오는 7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를 기점으로 고강도 검찰개혁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개혁이 일단락되면 그간 지지부진하던 사법개혁 논의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검경수사권 조정과 맞물린 경찰개혁에도 속도가 붙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해 10월 열린 검찰개혁 촛불문화제 모습. [정병혁 기자]

23일 경찰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정부와 여당은 △국가수사본부 출범 △자치경찰제 도입 △정보경찰 개편 등을 골자로 하는 경찰개혁 관련법에 대한 속도를 내고 있다.

이와 함께 총선에서 제왕적 대법원장 체제의 해체를 공약으로 내세운 여당은 21대 국회 개원을 시작으로 사법개혁 논의를 본격화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왕적 대법원장 체제의 해체는 사법개혁의 중심 과제로 현행 법원행정처를 폐지하고 사법행정을 관할하는 회의체를 신설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특히 여당이 공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는 이탄희, 최기상, 이수진 전 판사 등 사법개혁을 내걸고 국회 입성에 성공한 여당 당선자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법개혁과 함께 사법농단에 연루된 법관에 대한 '탄핵'이 이뤄질지도 관심사다. 180석의 의석을 차지한 여당 의석만으로도 법관 탄핵이 가능해서다.

최근 법원이 형사재판에 넘겨진 사법농단 의혹 판사들에게 연이어 무죄를 선고, 이들이 재판에 복귀하면서 국회가 탄핵으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법관 탄핵 절차는 우선 국회의 탄핵소추안 의결이 필요한데 국회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이 발의하고 재적의원 과반수가 찬성하면 탄핵소추안이 헌법재판소로 넘어간다.

총선에서 금배지를 거머쥔 이탄희 당선자는 법원 내 판사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폭로해 사법농단 의혹을 처음에 세상에 알린 사람이다. 그의 당선 1호 공약이 '법관 탄핵' 추진일 정도다.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 출신 최기상 당선자도 2018년 전국법관대표회의 의장 시절 사법농단 수사를 촉구하고 징계뿐 아니라 탄핵소추 절차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이처럼 사법농단을 폭로한 판사들이 국회에 입성하면서 법관 탄핵 논의가 재점화할 가능성이 크다.

사법개혁과 함께 검경수사권 조정에 따른 경찰개혁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경찰은 규모면에서 전·의경을 제외하고도 11만 명인 거대 조직이다. 일각에서는 검경수사권 조정이 이뤄지면 경찰의 권력 남용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수차례 제기된 바 있다.

이 같은 강력한 경찰조직의 권한을 분산하고 축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경찰권 지방분권화 △행정경찰과 수사경찰의 분리 △정보경찰 폐지 △보안경찰을 수사부서로 재편 및 업무 축소 등이 제시된다.

경찰개혁의 시발점이 될 자치경찰제는 연내 시범운영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으나 법안 통과가 되지 않아 막혀 있는 상황이다.

자치경찰제 시행의 핵심 내용을 담고 있는 '경찰법 전부개정법률안'은 상임위원회인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논의가 멈춘 상태여서다. 

시범운영은 법안 통과 후 6개월 경과 시점에서 시작된다. 이에 연내 운영을 위해서는 21대 국회 시작 시점인 올해 상반기 중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행인 점은 경찰 출신 국회의원이 역대 최다인 9명이 당선된 데다, 경찰 고위직을 지낸 황운하·임호선 당선인 등을 고려하면 경찰개혁 법안 통과는 물론, 자치경찰제 시행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다.

민갑룡 경찰청장도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치경찰제 정보경찰 개혁, 일반경찰의 문제, 부당한 수사관행 통제하는 것 등이 국회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며 "빨리 심사가 이뤄져서 제도적 개혁으로서 완결이 됐으면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경찰개혁과 관련해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호영 민주주의법학연구회 총무위원장은 "경찰의 임무가 어디까지인지, 이를 위해 어떤 권한을 주어야 하는지, 시민들의 인권보장을 위해 어떤 장치가 마련돼야 하는지 등에 대해 충분히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간과하고 경찰의 요구대로 조항을 개정하고 수권조항을 신설하면 기존의 불법적 관행에 법적 근거만을 부여하는 '역설적 법제화'의 결과만 초래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박병욱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경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는 사법부나 검찰, 국회에 비해 훨씬 낮은 문턱에서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경찰개혁이 민주주의, 국민주권주의라는 현대 국가의 목적 달성에 부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U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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