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돋보기] '개그콘서트'의 종식과 '코미디빅리그'의 미래

김현민 / 기사승인 : 2020-05-25 15:4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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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만에 막 내리는 '개그콘서트'의 쓸쓸한 퇴장
환경적 요인에 새 인물·새 콘텐츠 부재까지 누적
10년 이상 된 스타에 의존하는 '코빅' 각성해야
1999년 처음 전파를 탄 '개그콘서트'는 한때 많은 스타를 배출했다. 출연자가 뱉는 대사는 유행어가 되던 때가 있었다. 1980년대 '유머 1번지'가 선도했던 한국 공개 코미디의 전성기를 다시 누리게 한 성지같은 곳이다.

20년 이상 일요일 저녁을 지키던 '개그콘서트'는 지난해 말 황금 시간대에서 밀려나기 시작했고 이제는 프로야구 중계 때문에 결방하는 신세가 됐다. 6월 3일 마지막 녹화를 한다.

'개그콘서트'가 이렇게 쓸쓸하게 퇴장하게 된 이유는 재미가 없다는 데 있다. 물론 그 외 복합적인 요인이 최근 수년간 쌓여서 곯기도 했다.

제작진은 새로운 볼거리를 이끌어내지 못했고 공영방송에 대한 불필요한 규제는 표현의 제약을 가져왔다. 타 채널은 코미디언들에게 비교적 자유로운 환경을 만들어줬고 유튜브는 그야말로 기상천외 콘텐츠 왕국이다.

▲ KBS2 '개그콘서트'는 최근 포맷을 대폭 바꿔 변화를 꾀했지만 시청자의 반응은 냉담했다. [KBS2 '개그콘서트' 캡처]

여러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개그콘서트'는 재미가 없다. 새로운 인물이 새로운 콘텐츠를 보여줄 때 시청자는 반응한다. 심현섭이 '사바나의 아침'에서 말도 안 되는 주문을 욀 때 보는 이는 환호했다.

강성범이 수다맨 차림으로 나타나 지하철 노선도를 모조리 읊어버릴 때도 모두가 희열을 느꼈다. 정종철, 박준형 등이 마빡이 분장을 하고 이마를 무한정 때리고만 있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시청자는 전혀 예측하지 못한 광경을 보자 어이가 없으면서도 감탄했고 열광했다.

'개그콘서트'는 21년이 흐르는 동안 완전히 무너졌다. 신인에게는 소위 말하는 '똘끼'가 없다. 창의력도 없다. 그들이 보여준 것은 흉내내기, 패러디, 몸개그다. 그 이상의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 시청자의 눈이 높아진 것이 아니라 신인의 능력이 뒤처졌다.

선배 코미디언들이 프로그램을 살리겠다며 나름 고군분투했지만 한계가 있다. 이미 소비된 익숙한 인물에게서 찾는 재미는 신선하지 않다.

'개그콘서트'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코미디언 윤형빈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현 상황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공개 코미디와 공연장의 단절이 뼈아픈 지점이라고 털어놨다.

공연장과 방송 무대를 유기적으로 연결해서 코너를 만드는 순환 구조를 갖췄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방송이 아닌 공연장에서의 검증을 거치면 밀도 있는 코너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 tvN '코미디빅리그'를 이끌고 있는 황제성, 양세찬, 문세윤, 이용진, 이진호 등은 모두 데뷔한 지 10년 이상 된 스타다. [tvN '코미디빅리그' 캡처]

유일하게 남게 된 '코미디빅리그'의 미래도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코미디빅리그'를 이끄는 이는 황제성, 양세찬, 문세윤, 김용명, 이용진, 이진호, 이상준, 장도연, 이국주, 박나래 등이다. 모두 데뷔한 지 10년 이상 된 스타다.

코너는 다양해 보이지만 대부분 진부한 상황극이다. 스타들의 애드리브 등 개인 기량에 의존해 웃음을 짜내고 있다. '똘끼' 가진 신인도 없다. 새로운 인물도, 새로운 콘텐츠도 없는 '코미디빅리그'는 '개그콘서트'를 거울삼아 각성해야 한다.

UPI뉴스 / 김현민 기자 khm@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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