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이 확보한 '5자유' 코로나 이후 '날개' 될까?

이민재 / 기사승인 : 2020-05-30 12:2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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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자유' 해외 도착 후, 제3국으로 다시 날아갈 수 있는 권리
제주항공, 국토부 5월 운수권 배분서 '5자유' 노선 6개 배분받아
국내 해외 여행인구 감소 추세…'5자유'는 해외 여객 대상 영업 노려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항공업계가 침체된 가운데 제주항공이 올해 확보한 '5자유' 노선이 향후 제주항공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제주항공은 지난 15일 국토교통부의 운수권 배분에서 6개의 '5자유' 노선을 배분받았다. 구체적으로는 마카오,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아시아 노선에 대해 '5자유'를 확보했다.

▲ 국토교통부가 지난 15일 밝힌 9개 국적 항공사에 25개 노선을 배분 결과. [국토교통부 제공]


항공 운수권에서 '자유'는 비행기가 날아갈 수 있는 범위를 숫자로 표현한 것으로, 숫자가 높을수록 더 많은 영역으로 날아갈 수 있다.

'5자유'는 우리나라 여객을 상대국에 내려놓고, 거기서 새로운 여객을 실은 뒤 우리나라가 아닌 제3국으로 가는 것이다. 3~4자유까지는 상대국에 여객을 내리고 다시 실은 뒤, 우리나라로 돌아오는 것만 가능하다.

이를테면 '인천-마카오 노선 5자유'의 경우, 인천에서 실은 여객을 마카오에 내린 뒤, 마카오에서 다시 여객을 싣고 제3국으로 날아갈 수 있다.

그래서 5자유 노선을 취항한다는 것은 사실상 '해외 시장 진출'을 의미하기도 한다. 국내에서 출발하는 비행기 여객의 대부분은 자국민이라는 점에서 국내 시장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것이지만, 해외에서 출발해 제3국으로 가는 비행기의 경우 해외 여객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해외 여행객은 감소 중인데 제주항공이 '5자유' 확보한 이유

제주항공이 5자유 노선을 통해 해외 영업에 나선 건 국내 해외여행 수요 감소에 대한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여행을 할 수 있는 인구인 '여행가용인구'는 20~60세 사이로 알려져 있다. 특히 해외여행을 특히 많이 가는 구간은 30~40대 사이 연령대다.

LCC의 핵심 매출은 국내선보다는 국제선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욱 많은 고객이 해외여행을 가야 매출에도 도움이 되는 셈이다.

문제는 30~40대 사이 인구수가 지속해서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행정안전부가 1월 12일 발표한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40대 이하는 전년 대비 모두 인구가 감소했다.

우리나라 인구 구조는 역피라미드 형태로,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 주민등록 인구는 60대 이상(22.8%)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어 50대(16.7%), 40대(16.2%), 30대(13.6%), 20대(13.1%) 등 연령이 낮을수록 비중이 줄어든다. 시간이 흐를수록 국내 여객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셈이다.

5자유 노선 운항하려면 항공사 '체급' 받쳐줘야

'5자유'는 비행기 운항 가능 범위를 대폭 늘린다는 점에서 항공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데 유리하다. 그러나 5자유 노선을 무작정 늘린다고 좋은 건 아니다.

사실상 해외 시장 진출이라는 점에서, 해외 비즈니스 역량을 갖춰야 하며, 현지 마케팅을 펼치는 등 투자도 필요하다. 이 때문에 5자유 노선은, 공격적인 경영과 그러한 도전을 가능하게 하는 '체급'이 선행 선행돼야 한다.

이러한 조건을 충족시키는 저비용항공사(LCC)는 제주항공을 제외하면 거의 없는 상황이다.

▲ 제주항공 비행기. [제주항공 제공]


한 항공업계 전문가는 "제주항공은 모회사 애경을 두고 있어, 다른 저비용항공사(LCC)에 비해 자금력이 비교적 괜찮다"면서 "제주항공은 다른 신생 LCC들과는 달리 15년간의 업력을 바탕으로 경험과 자신감을 축적해 왔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진에어나 에어부산의 경우 5자유 노선 운항은 모기업인 대한항공, 아시아나가하면 되기 때문에 굳이 손댈 필요가 없을 것"이라면서 "플라이강원이나 에어서울 등은 워낙 규모가 작아 도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LCC 경영의 정석 '단일기종 단거리' 지키는 제주항공

LCC업계 1위인 제주항공의 5자유 노선 확보는 'LCC 경영의 정석'으로 불리는 '단일기종 단거리 특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단일기종 단거리 특화' 전략은 비행기 기종을 하나로 통일하고, 단거리 노선 운항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다.

제주항공 단일 비행기 기종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데다가, 5자유 노선 확보로 단거리 노선에 해당하는 아시아권 노선을 강화하는 움직임으로 보이고 있다.

통상 LCC는 하나의 기종으로 비행기를 통일한다. 새로운 기종이 도입되면 새로운 기종을 운항할 수 있는 조종사, 해당 기종을 정비할 수 있는 정비사 등 새로운 인력과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가기 때문이다.

'단일기종 단거리 특화' 전략으로 성공한 해외 LCC 사례로는 미국 사우스웨스트가 있다. 유럽 최대 LCC인 라이언에어, 영국의 대표 LCC인 이지젯도 이 전략을 썼다.

이휘영 인하공업전문대학 항공경영과 교수는 "미국이나 유럽 LCC는 철저히 단거리 전략을 사용한다"면서 "제주항공도 그러한 LCC의 전형적 모델을 철저히 준수해나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제주항공은 성공적인 LCC 비즈니스 모델을 충실히 이행함과 동시에, 5자유 노선 등으로 상품도 다양화해 코로나 이후를 적절히 대비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고 평가했다.

UPI뉴스 / 이민재 기자 lmj@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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