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살장에서 구출된 강아지의 외침…"내 친구와 가족을 살려주세요"

권라영 / 기사승인 : 2020-07-22 18: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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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단체, '개 도살 금지 공개서한' 청와대에 전달
클린트 이스트우드, 서민 교수 등 국내외 37명 동참
"식탁 위의 고기로 삶 끝나지 않게 도와달라" 호소도
중복을 앞두고 동물보호단체가 개 도살장에서 구출돼 새로운 가족을 만난 반려견과 함께 청와대에 개 도살을 금지하라고 요구했다.

▲ 천안 개 도살장에서 구출된 '설악'이 22일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개 도살 금지 공개서한' 발표 기자회견에 참가, 시위 대열에 서 있다. [동물해방물결 제공]

동물해방물결과 동물을 위한 마지막 희망(LCA), 위액트(weACT) 등은 22일 '개 도살 금지 공개서한'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서한에는 천안 개 도살장에서 구출된 설악과 양산 개 농장에서 구조된 사지의 발도장과 함께 미국 영화배우이자 감독인 클린트 이스트우드, 한정애 의원, 표창원 전 의원, 서민 단국대학교 의대 교수, 최재천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배우 김효진과 진서연 등 국내외 인사 37명이 연명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오로지 먹기 위해 개를 대량으로 번식, 사육하는 약 3천 개의 개 농장에서는 해마다 100만 마리가 끔찍한 환경에서 태어나 사육된다"면서 "개탄스럽고 고통스러운 환경에서 자란 개들은 전국의 시장과 도살장으로 운송돼 잔인하게 도살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국 개 농장과 도살장이 더 우려스러운 이유는 그들이 또 다른 인수공통 감염병으로 인한 팬데믹을 불러올 수 있는 시한폭탄이기 때문"이라면서 "신종 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H3N2형)는 2007년 한국 개 농장에서 최초로 발견됐고, 지금도 발생 중"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2018년 개 식용에 반대하는 2개의 청와대 국민 청원이 각각 20만 목표 서명을 돌파하자 정부는 개를 가축에서 삭제하도록 검토하겠다 발표한 바 있지만 이후로 정부는 그 어떠한 행동도 취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는 매우 안타깝고, 선진적이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그동안 많은 것이 진보하고, 진화하며, 변화하는 것을 봐왔다"면서 "지금이야말로 한국이 식용 목적 개 도살과 거래를 끝내고 한 걸음 더 나아갈 때"라는 뜻을 보내왔다.

▲ 2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개 도살 금지 공개서한' 발표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동물해방물결 제공]

서한을 전달하기 전 단체들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설악과 반려인 이예민 씨도 참석했다.

이 씨는 "뼈가 드러날 만큼 심각했던 다리의 상처 때문에 무려 5번의 대수술을 하고 돌아와 혼자 격리되어 있었던 장면이 설악이에 대한 저의 첫 기억"이라면서 "성치 않은 몸으로 보호소에 가게 될 설악이가 눈에 밟혀 아무런 준비도 못한 채 저는 갑작스럽게 설악이를 집으로 데려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식탁 위의 고기로 삶이 끝날 뻔했던 설악이는 사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반려견의 모습과 다를 것이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설악이 역시 산책이라는 단어에 귀를 쫑긋 세우고 간식 앞에서는 침을 질질 흘린다"면서 "때로는 말썽도 피우지만 미워할 수 없는, 가족을 너무나 사랑하는 평범한 반려견"이라고 소개했다.

이 씨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설악이의 친구들을 살려달라"면서 "더 이상의 죽음, 그리고 죽음보다 더 두려운 고통을 개들이 받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지연 동물해방물결 공동대표는 "기존에 개 식용 및 도살을 금지했던 홍콩, 대만 등에 이어 인도, 캄보디아, 중국까지 변화하기 시작한다면 개 식용 문제에 있어서 국제 사회는 점차 한국을 바라볼 것"이라면서 "정부는 더 지체하지 말고 개 식용 산업을 철폐할 길을 빠르게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2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개 도살 금지 공개서한' 발표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동물해방물결 제공]

김도희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장은 "그동안 국회에서도 여러 차례 관련 법령과 개정안이 발의됐고, 관련 정책 연구도 수없이 이뤄졌다"면서 20대 국회에서 완수하지 못했던 법령들이 21대에는 반드시 관철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핑퐁을 하면서 20년째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사이에 개들은 죽어가고 있다"면서 "그렇게 핑계 대고 있던 사회적 합의, 지금 당장 시작하라"고 요구했다.

가수이자 작가인 전범선 씨는 "오늘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사람들에 서명을 받은 편지가 설악이와 함께 청와대로 간다"면서 "앞으로도 연명인사가 백만, 천만이 될 때까지 계속 서명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만 먹지 말자는 게 아니라 개부터라도 먹지 말자는 것"이라면서 "대한민국에서 개 농장, 개 식용 산업을 철폐하면 그것이야말로 전 세계 동물해방운동에 새로운 장을 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UPI뉴스 / 권라영 기자 ryk@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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