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 물폭탄에 '허우적'…정치인은 '인증샷 전쟁'

남궁소정 / 기사승인 : 2020-08-11 15: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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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 심상정 vs '흙탕물' 태영호 비교
'수해 인증샷'·'특별교부세 홍보' 빈축
2017년 홍준표 '장화 의전' 논란 조명
"인증샷이 목적이냐…보여주기식 정치 그만해라."

11일 오전 정의당 심상정 대표를 향해 쏟아진 비판의 목소리다. 심 대표가 지난 7일 경기도 안성의 수해 복구 현장을 방문해 찍은 '인증샷'이 발단이 됐다. 사진 속 심 대표는 노란색 옷에 장화를 신었는데, 수해 현장과 어울리지 않게 지나치게 깨끗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류호정 의원이 7일 오전 경기 안성 죽삼면의 한 수해현장을 찾아 복구활동을 하고 있다. [뉴시스]

아울러 봉사 활동 때문에 흙탕물을 뒤집어쓴 미래통합당 태영호 의원의 사진과 비교되며 논란은 증폭됐다. 이로 인해 수해 현장을 위로하러 갔다가 '본전'도 못 뽑고 돌아온 의원들의 '헛발질'이 조명받고 있다. 논란을 의식한 듯, 여야 정치권은 이날 모두 수해 현장 봉사 활동에 나섰지만 사진 촬영 등을 금지하거나 최소화하기로 했다.

심 대표는 지난 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오늘 정의당 의원들과 당직자들이 안성시 죽산면 산사태 피해 농가에서 수해복구 지원작업을 했다"며 사진을 올렸다. 심 대표가 "재해 현장 방문은 조심스럽다"며 올린 사진에 대한 반응은 신랄했다. '쇼 하는 거 아닌가' '말 따로, 몸 따로인가' '옷과 장화가 번쩍번쩍하다'는 비아냥이 잇따랐다.

소설가 공지영 씨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당신들 뭐 하는 거죠"라며 날 선 비판을 내놨다. 그는 "어제 잠시 이웃 구례 수해현장으로 차를 몰고 갔다"면서 "도저히 카메라에 담을 수도 없이 처참했다. 사진 찍는 게 도리가 아닌 것 같았다"라며 "내 차에 튀었던 그 오물 하나 없이 깨끗한 저 옷들은?"이라면서 심 대표를 정조준했다.

▲ 미래통합당 조수진 의원이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태영호 의원. 옷 여기저기 진흙이 뭍어있다. [페이스북 캡처]

심 대표는 해당 사진을 삭제했지만, 통합당 태영호 의원의 사진과 비교되며 논란은 확산했다.

통합당 조수진 의원이 올린 사진 속 태 의원은 충북 충주의 수해 복구 현장에서 흙탕물을 뒤집어쓴 채 변기 뚜껑을 들어 나르고 있었다. 조 의원은 "태 의원은 하루종일 쉴 새 없이 삽으로 흙을 치웠다고 한다"며 "사진은 의원들이 서로를 격려하려고 찍어준 것"이라고 했다. 이 게시물에는 "응원한다", "감사하다" 등 메시지가 이어졌다.

기록적인 폭우로 인한 '재해 정국'에서 논란이 된 정치인은 이번뿐이 아니다. '현장 방문 인증샷'부터 민심과 동떨어진 '홍보전'은 거듭 대중의 입방아에 올랐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이 대표적이다. 그는 2017년 청주 수해지역을 방문했다가 장화 신는 방법 때문에 점수를 깎아 먹었다. 홍 의원은 직접 장화를 신지 않았다. 누군가에게 발을 쑥 내밀어 신겨주길 기다렸다. 홍 의원 측은 허리가 불편해 도움을 받았다고 해명했지만 소셜미디어에선 '황제 장화' 패러디가 속출했다. 그를 '홍데렐라'라고 일컫기도 했다.

▲ 무소속 홍준표 의원이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의 전신) 대표를 맡았던 2017년 7월 19일 충북 청주시의 한 수해현장을 찾아 장화를 신는 모습. [뉴시스]

박근혜 전 대통령도 2012년 경남 사천 수해복구 봉사에 나섰지만, 단 5분 만에 활동을 마쳐 논란이 일었다. 피해 현장을 제대로 살피고, 실의에 빠진 수재민을 진정으로 위로하기보단 '보여주기식 정치' '생색내기용 복구 활동'을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여야 의원들의 최근 행보가 민심과 동떨어졌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여야의원들이 집중호우 대책과는 무관한 특별교부세(특교세)를 확보했다며 홍보전에 나선 것이다. 등산로 연결 목적 특교세 8억 원(민주당 이탄희 의원), 행안부 특교세 28억 원 확보(민주당 김종민 의원), 지역구 특교세 18억 원(통합당 이명수 의원) 등 예산이 홍보됐다.

민주당은 당 차원에서 의원들의 행동 지침을 마련했다. 논란을 사전에 차단해 민심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심산이다. 이 지침에는 △ 소속 의원 전원 휴가 반납 △ 지역위원회별 현장 대기 △ 불필요한 회식 및 주민 모임 금지 △ 수해복구 현장 의전 및 언론 대동 금지 등이 담겼다.

UPI뉴스 / 남궁소정 기자 ngsj@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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