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직제개편 논란 가중…검찰개혁 vs 총장견제

주영민 / 기사승인 : 2020-08-13 15:4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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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수사와 기소 분리를 위한 검찰개혁 작업
검찰, 윤석열 총장 힘 빼기 연속 선상 불만 증폭
법무부 검찰국장 진화 나섰지만 논란은 진행 중
법무부가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와 공공수사부 등 차장검사급 4자리를 폐지하고 형사·공판부를 대폭 강화하는 등의 대규모 직제개편안을 마련했다.

검경 수사권조정에 따라 검찰의 직접 수사 관련 부서를 축소하고 특수·공안 대신 형사·공판 강화라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구상이 반영된 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검찰 내부에서는 이번 개편이 검찰개혁 과제 중 하나인 검경 수사권조정의 후속 작업이라는 평가보다는 윤석열 검찰총장 힘 빼기의 연속 선상에 있다는 불만도 나온다. 

▲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UPI뉴스 자료사진]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 11일 '2020년 하반기 검찰청 직제개편안'을 대검찰청에 보내 14일까지 의견조회를 요청했다.

해당 직제개편안은 의견조회 절차가 마무리되면 행정안전부 등 유관부처와 협의를 거쳐 이르면 18일 또는 25일 국무회의 안건에 올려 통과될 것으로 관측된다.

개편안에서는 차장검사급인 수사정보정책관과 반부패·강력부 선임연구관, 공공수사정책관, 과학수사기획관 등 4개 자리를 없애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먼저 검찰총장 직속 인권정책관과 형사부장 산하 형사정책관을 신설한다. 또 현재 수사지휘·수사지원·범죄수익환수·조직범죄·마약 5개 과로 운영하던 반부패·강력부를 구조조정해 3개 과로 줄인다.

형사1·2과 2개였던 형사부는 5개 과로 늘리고 공판송무부도 공판송무과를 공판1과와 공판2과로 확대 개편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수사정보정책관 자리가 사라지면서 2개 과로 운영되던 수사정보담당관실도 1개로 통합된다.

인권부도 없애기로 했다. 인권부 산하의 3개 과 중 조사기능이 있는 인권감독과는 감찰부 산하로 보낸다. 인권기획과는 신설되는 인권정책관 밑으로, 피해자인권과는 형사5과로 옮긴다.

앞서 추 장관은 1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글을 올려 "지금의 검경 수사권조정은 과도기에 불과하다. 검찰은 여전히 많은 분야에 직접 수사권한을 가지고 있다"며 "앞으로 경찰의 수사역량이 높아진다면 검사의 직접 수사를 내려놓을 때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이번 직제개편안이 검경 수사권조정을 위한 것으로 앞으로 완전한 수사와 기소 분리를 위한 검찰개혁 작업이 계속 진행될 것이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검찰 내부 반발기류 증폭…"윤 총장 견제 연장선"

문제는 이번 직제개편을 두고 검찰 내부 반발기류가 심상치 않다는 점이다.

특히 논란이 된 부분은 '검찰 업무시스템 변화'다. 형사부를 공판준비형 검사실로 개편하는 업무시스템 재정립, 1재판부 1검사 1수사관제 정착, 이의제기 송치 사건 전담부 신설, 인권 수사협력팀 운영 등이 포함됐다.

이중 형사부를 공판준비형 검사실 개편하겠다는 제안은 조서 위주의 수사 방식에서 벗어나는 대신 공판 단계의 '조사자 증언제도'를 위한 준비에 형사부가 전념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추진됐다.

이를 두고 차호동(41·사법연수원 38기) 대구지검 검사는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조사자 증언 제도'에 대한 글을 올려 "경찰·검찰·법원의 깊은 이해가 있어야만 함은 물론 직제개편으로 바로 도입할 수 없는 제도"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일선 검사들도 앞으로 피의자신문 조서를 법원에 제출하지 않더라도 기소 전 피의자 면담 기록 업무는 계속해야 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형사부 업무가 달라지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직제개편안을 주도한 부서나 담당자가 적시되지 않아 "작성 주체를 밝히라"는 요구도 거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번 개편안이 검경 수사권조정이 목적이 아닌 윤 총장에 대한 견제의 연장선이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한 고위급 검사는 "개혁을 중심에 두기보단 특정인 견제를 중심에 둔 개편안이라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며 "이번 직제개편에 '윤 총장 견제'라는 의도가 깔려있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라고 털어놨다.

법무부 검찰국장 공식 사과…진화 나섰지만

이처럼 법무부가 내놓은 직제개편안에 대한 검찰 내부 반발이 커지자 개편안 실무를 담당하는 김태훈 법무부 검찰국장이 공식적으로 사과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김 과장은 이날 검찰내부망에 글을 올려 "이번 직제개편안의 실무를 책임지고 있는 주무과장으로서 여러 검사님들을 비롯한 검찰 구성원들께 우려를 드린 점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따끔한 질책은 겸허히 수용하고, 일선 검사님들을 비롯한 검찰 구성원들께서 주신 의견들은 고마운 마음으로 무겁게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대검에 보내드린 설명자료 중 논란의 중심이 된 '검찰 업무시스템 변화'와 관련된 내용은 이번 직제개편안에는 반영되지 않은 부분임을 말씀드린다"며 "이를 담은 이유는 향후 풀어야할 숙제의 엄중함과 규모에 비추어 대검의 기능과 중앙지검의 체제가 형사와 공판으로 확고하게 중심을 이동할 필요가 있다는 고민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년 1월 수사권개혁 하위법령 시행과 함께 검찰 업무시스템은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며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길이었기에 그동안 저에게 익숙했던 수사, 공판 환경을 뛰어넘는 영역이므로 제안드린 방향이 물론 잘못된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그렇기에 '검찰 업무시스템 변화' 부분은 앞으로 시작된 논의의 출발점으로 향후 대검과 일선의 폭넓은 의견을 수렴할 필요가 있는 부분"이라며 "다양한 의견을 주시면 마땅히 더 고민하고 반영하겠다. 일선의 형사, 공판의 실무에 정통한 많은 분들로부터 조언과 도움 또한 찾아 나서겠다"고 전했다.

끝으로 "민감한 때에 법무부가 검찰 업무시스템 변화를 일방적으로 추진해 바로 직제안으로 시행하는 것으로 우려하시게끔 한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사과드리며 너그럽게 이해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U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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